伊 마조레 호수에서 전복된 '007' 보트, 비밀 요원 3명 사망

伊 마조레 호수에서 전복된 '007' 보트, 비밀 요원 3명 사망

2023.05.31. 오전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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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마조레 호수에서 전복된 '007' 보트, 비밀 요원 3명 사망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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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이탈리아에서 발생한 보트 전복 사고로 숨진 이들이 이탈리아와 이스라엘의 전현직 비밀 요원으로 확인됐다고 안사(ANSA) 통신과 영국 BBC 등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8일(현지 시간) 오후 7시 20분께 이탈리아 북서부 마조레 호수에서 승객 21명과 승무원 2명을 태운 관광용 보트가 악천후로 전복되면서 4명이 사망했다. 사고 당시 호수에는 초속 36m의 강풍이 불고 있었다.

신원 확인 결과 사망자 넷 중 둘은 이탈리아 현직 정보요원, 한 명은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전직 요원으로 드러났다. 다른 한 명은 선장의 아내였다.

BBC에 따르면 이탈리아 요원은 끌로드 알론찌(62), 티치아나 바르노비(53)이며, 이스라엘 퇴역 요원은 시모니 에레즈(50)다. 러시아 국적의 선장 아내 이름은 안야 보즈코바(50)다.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 ‘라스탐파’는 이번 마조레 호수 관광은 당초 일정에 없었으며, 사고 보트의 승선자 대다수가 이탈리아와 이스라엘 정보기관에 속한 비밀요원들이었다고 전했다. 두 나라 비밀 요원들은 전날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에서 만나 정보와 문서를 교환한 뒤 헤어질 계획이었다.

이후 이스라엘 요원들이 귀국 비행기를 놓치면서 체류 기간이 연장됐고, 예정에 없던 마조레 호수 관광이 추진됐다. 마침 일행 중 생일을 맞은 요원이 있어 선상 파티가 진행됐다.

보트의 최대 승선 인원이 15명인 데다 폭풍우 경보까지 있었지만 23명이 보트에 올라탔고, 결국 보트는 출항하자마자 사고를 당했다. 승선자 전원이 물에 빠졌으며 대다수는 해변까지 헤엄쳐 나오거나 다른 배들에 구조됐다. 다섯 명은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로마 주재 이스라엘 영사관은 이탈리아 당국과 협력해 전직 비밀 요원의 시신을 운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프스 자락에 있는 마조레 호수는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로 알프스 풍광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절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탈리아와 스위스가 공동 관리하는 곳이기도 하다.

YTN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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