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챗봇' 소셜미디어로 확대...인스타그램·스냅챗도 탑재

사람처럼 대화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검색 엔진을 넘어 소셜 미디어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는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생성 AI에 초점을 둔 새로운 조직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조직은 메타 내 여러 팀을 합쳐 구성되며, 최고제품책임자인 크리스 콕스가 이끌게 된다고 저커버그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새로 구성되는 팀은 메타의 제품에서 사용될 수 있는 창조적이고 표현적인 툴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인스타그램과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에도 사람처럼 답하는 AI 챗봇을 탑재하겠다는 것입니다.

저커버그는 "장기적으로 우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AI 페르소나(persona·인격적 실체)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며 "지금은 왓츠앱·메신저 채팅과 같은 텍스트와 인스타그램 등의 이미지, 동영상 등으로 여러 경험을 제공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메타의 이날 발표는 또 생성 AI가 큰 관심을 끄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간 AI 경쟁 대열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메타는 지난 24일 자체 새로운 대규모 AI 언어 모델(LLM)인 '라마'(LLaMa·Large Language Model Meta AI)를 개발자들에게 공개한다고 밝혔습니다.

라마는 구글의 AI 언어 프로그램 '람다'처럼 문장을 읽고 요약하고, 번역하고 사람이 말하고 쓰는 것과 유사한 문장을 생성할 수 있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입니다.

이날 미국 소셜미디어 기업 스냅은 오픈AI의 GPT에 기반한 AI 챗봇 '마이 AI'(My AI) 출시를 발표했습니다.

오픈AI는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생성형 AI인 챗GPT 개발사로, '마이 AI'에 탑재된 기술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 검색 엔진 '빙'(Bing)의 것과 유사합니다.

'마이 AI'는 스냅의 유료 구독 서비스인 스냅챗 플러스(+)에서 제공합니다.

스냅챗 플러스는 지난해 6월 출시된 월 3.99달러의 유료 서비스입니다.

친구 설정, 독점 아이콘, 프로필에 배지 달기 등의 기능이 포함됩니다.

'마이 AI'는 스냅챗 플러스 앱 상단에 고정돼 이용자가 인기 있는 사진 공유 및 메시징 앱에서 친구들과 대화할 때처럼 AI를 바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스냅은 '마이 AI'가 선물 아이디어와 주말 계획, 조리법 등을 추천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스냅은 다만, MS의 빙 챗봇이 내놓는 답변 논란을 의식한 듯 '마이 AI'가 어떤 질문에라도 답을 하는 것처럼 속을 수 있다며 "많은 부족한 점이 있다는 점을 알아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스냅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에반 스피겔은 최근 "친구, 가족 외에도 AI와 매일 대화할 것"이라며 AI 기술의 잠재력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MS와 구글 외에 자사 상품에 AI 챗봇을 탑재한 것은 스냅이 처음입니다.

앞서 MS는 AI 챗봇을 탑재한 새 검색 엔진 '빙'을, 구글은 자체 AI를 장착한 '바드' 출시를 예고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챗GPT'의 대인기로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실제 챗봇을 써보니 정확성 문제 등으로 인해 금융권 일자리를 위협하기까지는 아직 멀었다는 월가의 평가가 나왔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26일 한때 자동화가 어려웠던 채권·원자재 거래를 챗GPT 같은 AI 모델들이 장악함에 따라 은행들이 트레이더들을 무더기로 해고하는 식의 '어두운 미래'가 아직은 아니며 "절대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전망했습니다.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등 주요 월가 은행들이 AI 사용을 제한·금지한 가운데 실제 사용해보니 현 수준에서는 일상적 업무 처리 속도를 높여주기는 하지만 처리 절차가 그렇게 매끄럽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한 원유 트레이더는 챗GPT를 이용해 원유 가격 전망에 대한 리서치 노트를 작성했더니 글은 잘 써지기는 했지만 정보가 과거 것이라 수정해야 했습니다.

한 신용 애널리스트는 동료가 챗GPT를 써서 기업 실적 보고서 초안을 작성해봤지만, 내용이 엉망진창으로 틀려서 작성을 중단해야 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어느 은행 영업직 직원은 챗GPT를 이용해 고객 정보를 검토하려 했는데, 기존 인터넷 검색보다 시간은 덜 걸렸지만, 보고서에 그대로 쓸 수는 없었고 정확성을 위해 다시 한 번 확인 작업을 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미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의 오데드 넷처 교수는 "(챗GPT가) 시간은 줄여주겠지만 작업 결과가 참인지 모른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사무실에 있는 똑똑한 동료처럼 당신의 업무를 검토하고 개선하는 정도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 대형 은행의 고위 인사는 AI 덕분에 채권거래 자동화 등 은행의 장기적 목표가 실현될 가능성이 있겠지만, 아직 실제 계획 중인 프로젝트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챗GPT 모델이 확률론에 기반해 답변을 내놓는 만큼 데이터가 쌓일수록 점점 똑똑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의 래리 탭 애널리스트는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언젠가 기계가 사람의 사고를 앞지르는 때가 올 것"이라고 봤습니다.

그는 그러면서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를 비롯한 당국의 규제 여부가 최종 결정권을 가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SEC가 왜 이러한 거래를 했는지 은행들에 물었을 때 '기계가 그렇게 하라고 했다'는 것보다 나은 대답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금융기관 직원은 투자·거래 결정 과정에서 주고받은 메시지를 보관해야 한다는 미 증권거래법 때문에 과거 일부 은행이 직원들의 미인가 메신저 사용 건으로 벌금 처분을 받은 것처럼 AI 사용에 따른 데이터보안이 문제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최근 JP모건체이스 등 금융기관들이 직원들의 챗GPT 사용을 막은 것도 이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임수근 (sglim@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