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만 원'에 구입한 자코메티 샹들리에 경매 출품..."예상 낙찰가 107억 원"

'38만 원'에 구입한 자코메티 샹들리에 경매 출품..."예상 낙찰가 107억 원"

2023.01.30. 오전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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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만 원'에 구입한 자코메티 샹들리에 경매 출품..."예상 낙찰가 107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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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에 영국의 한 골동품 가게에서 불과 수십만 원에 구매했던 자코메티의 희귀 샹들리에가 경매에 부쳐집니다.

28일 영국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수주 안에 열릴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 스위스의 유명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샹들리에가 출품돼 거액에 낙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상 낙찰가는 700만 파운드, 약 107억 원에 이릅니다.

자코메티의 작품은 경매에서 매우 비싼 가격에 거래되며, 예술품 최고 경매가를 주기적으로 경신하곤 합니다.

크리스티 경매 관계자 미셸 맥밀런은 "알베르토의 작품과 역시 조각가 겸 가구 디자이너였던 그의 남동생 디에고의 작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높은 낙찰가를 예상했습니다.

그는 "청동으로 만들어진 자코메티의 또 다른 샹들리에는 2018년 경매에서 역대 최고가인 760만2천400파운드, 약 116억4천만 원에 낙찰된 적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에 경매에 나올 자코메티의 샹들리에는 2009년 작고한 영국 화가 존 크랙스턴이 1960년대에 런던 말리본의 골동품 가게에서 250파운드, 약 38만 원에 구입해 50년간 런던 북부 햄스테드의 자택에 걸어뒀던 것입니다.

눈썰미가 좋았던 크랙스턴은 이 샹들리에가 작고한 친구이자 예술품 수집가인 피터 왓슨이 자코메티에 의뢰해 제작된 작품으로 확신해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피터 왓슨은 1939년 문화 평론가이자 작가인 시릴 코널리와 문학 잡지사 호라이즌을 세웠고 이 잡지사의 블룸즈버리 사무실 로비에 이 샹들리에가 걸려있었습니다.

호라이즌은 조지 오웰, WH 오든, 에드워드 모건, 딜런 토마스, EM 포스터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을 실은 유력한 문학잡지였습니다.

호라이즌이 1950년 문을 닫은 후에 이 샹들리에가 어떻게 해당 골동품 가게로 흘러 들어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살면서 현대적이고 초현실주의적인 예술 작품을 수집한 피터 왓슨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런던으로 돌아와 후일 골동품 가게에서 샹들리에를 구입한 크랙스턴을 비롯해 조각가 헨리 무어, 화가 루치안 프로이트 등 영국의 재능있는 예술가들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왓슨은 1946년 혹은 1947년에 자코메티에게 이 샹들리에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5년에는 이 샹들리에가 과연 자코메티가 제작한 것이 맞는지에 대한 진위 논란도 있었습니다.

크랙스턴 기념 사업회는 이 작품의 진위를 증명하기 위해 긴 싸움에 들어갔고, 샹들리에는 2021년 12월에 감정을 받기 위해 파리에 있는 자코메티 미술관으로 보내졌습니다.

샹들리에 운송을 담당한 런던 보험 중개업체 애스턴 라크사의 한 관계자는 "샹들리에를 프랑스 파리로 보내고 다시 가지고 오는 데 중대한 보안 작전이 필요했지만, 노력을 들일 가치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피터 왓슨이 의뢰한 이 샹들리에는 자코메티의 작품 중 유명한 초현실주의 조각 '매달린 공'과 함께 가장 중요한 '걸이형 조각품'(hanging sculptures) 중 하나"라고 평가했습니다.

샹들리에 감정 과정을 함께 한 골동품 감정사 제임스 글레니는 "자코메티는 샹들리에를 대여섯 점 정도밖에 제작하지 않았고, 다른 샹들리에는 이런 '사연'을 지니고 있지 않다"며 "피터 왓슨을 위한 이 샹들리에는 조명기구가 아니라 작품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YTN 임수근 (sgl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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