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원유대금 위안화 결제 추진"...석유·안보 맞교환

시진핑 "원유대금 위안화 결제 추진"...석유·안보 맞교환

2022.12.10. 오후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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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주석-걸프 지역 아랍국 정상들 회동
시진핑 "석유·가스 거래에서 위안화 사용 추진"
"중국, 걸프 국가로부터 석유 지속 수입할 것"
"1974년 석유파동 이후 원유 달러화 결제가 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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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7일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늘 중동 일정을 마무리합니다.

중국은 이번 시진핑 주석 방문을 통해 미국의 입지가 약화한 중동에서 경제적 실리뿐 아니라 외교적으로도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임수근 기자!

시진핑 국가주석의 중동 방문이 오늘 마무리되는데 어제는 걸프 정상들과 만났죠?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걸프 지역 아랍 국가 정상들이 9일인 어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회동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기조연설에서 "중국은 6개 걸프협력회의 국가들로부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수입을 계속 확대하고 석유와 가스 거래에서 위안화 사용을 추진할 것"이라고 구상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상하이 석유 가스 거래소'를 위안화 결제의 플랫폼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시 주석은 위안화 결제 당부와 함께 반대 급부로 "중국은 걸프 국가들로부터 많은 양의 석유를 지속해서 수입하고 액화천연가스 수입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국제 원유시장에선 지난 1974년 석유 파동 이후 미국 달러화 결제가 관행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른바 '페트로 달러'로 불리는 달러화 원유 결제는 미국이 세계 경제와 금융 시장을 지배해온 달러 패권의 한 축을 담당해왔습니다.

제2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최근 국제 교역에서 달러 대신 위안화 결제를 적극 추진하면서, 미국의 달러 패권을 흔들기 위해 공을 들여왔습니다.

이번 석유대금 위안화 결제 제안도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와 달러 패권 약화라는 연장선상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석유 위안화 결제는 미국이 안보를 보장해 주는 대가로 사우디는 달러로만 원유를 판매하기로 한 미국과의 오랜 합의를 깨는 것이어서 그 실현 가능성이 주목됩니다.

시진핑은 이와 함께 "중국은 걸프협력회의 GCC 국가들이 자체 안보를 유지하는 데 계속해서 굳게 지지할 것"이라며 "걸프 지역을 위한 집단 안보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사우디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걸프협력회의 정상회의 발언에서 "중국과의 관계에서 역사적인 새 시기"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또 중국과 걸프 국가들이 공통의 자유무역협정 지대를 창설하는 것을 놓고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시진핑 주석은 전날 사우디와 정상회담을 열었는데, 여기서도 중요한 합의들이 있었죠?

[기자]
예, 지난 8일 중국과 사우디 양국은 수도 리야드의 왕궁에서 회담하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협정에 서명했습니다.

두 나라는 앞서 7일 그린수소와 태양광, 정보기술 분야 등 34건, 38조 6천억 원 규모의 투자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이는 지난달 빈 살만 왕세자 방한 때 사우디가 한국 기업들과 체결한 투자 양해각서 규모인 40조 원과 비슷합니다.

투자 협정의 핵심은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는 미래도시 '네옴시티' 건설입니다.

중국 기업들이 네옴시티 건설에 있어 토목과 건축, 교통 통신망 구축에 나서는 것입니다.

특히 화웨이가 스마트도시 모바일·통신 분야 인프라 구축을 관장하기로 했습니다.

화웨이는 2019년부터 미국 정부가 정보 유출을 이유로 블랙리스트 기업으로 제재해왔습니다.

사우디가 그런 화웨이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함으로써 대미 외교 전선에서 중국과 뜻을 같이한다고 보란 듯이 선언한 것입니다.

양국은 또 격년제로 정상회담을 열기로 약속하고, 양국 고위급 공동위원회를 총리급으로 격상시켰습니다.

사우디 입장에서는 이란 견제 등 안보를 보장했던 미국이 중동에서 발을 뺀 채 대중국 견제에 관심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역외 균형자'로 중국을 받아들인 모습입니다.

반면 중국은 중동의 맹주인 사우디와 미국의 관계가 악화한 틈을 타 중동에서 전략적 교두보를 마련한 것입니다.

특히 중국은 타이완 해협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사우디라는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선을 확보할 수 있게 돼 전략 안보 측면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임수근 (sgl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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