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일회용 플라스틱 퇴출' 선언...비용 문제가 숙제

캐나다 '일회용 플라스틱 퇴출' 선언...비용 문제가 숙제

2022.09.25. 오전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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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배달 수요가 늘면서 플라스틱으로 만든 일회용품 사용도 급증해, 환경 오염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캐나다 정부가 일회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제품을 연말부터 제조하지 않겠다고 밝혀 주목됩니다.

장지훈 리포터가 전합니다.

[기자]
매년 300만 톤이 넘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쏟아져 나오는 캐나다.

캐나다 정부는 오는 12월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제조와 수입을 금지하고 내년 말부터는 이미 만들어진 플라스틱 제품의 판매도 금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플라스틱 폐기물 제로'를 목표로 일회용 플라스틱 제조를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금지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연돼 올해 말부터 시행하는 겁니다.

[쥐스탱 트뤼도 / 캐나다 총리(2019년 6월) : 이르면 2021년부터 해로운 일회용 플라스틱을 금지하고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할 책임을 기업에 지움으로써, 야생동물을 보호하고 후대에 더 깨끗하고 건강한 미래를 줄 것입니다.]

정부가 지정한 주요 금지 품목에는 비닐봉지와 포장 용기, 포크·나이프, 캔 음료 포장용 고리, 빨대 등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대형 마트는 비닐봉지 공급을 중단하고 음료 생산 기업은 포장용 고리를 종이로 바꾸는 등 민간에서도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폐기물 생산을 촉진하는 쇼핑 대신, 가지고 온 용기에 생활용품을 채워갈 수 있는 상점도 인기입니다.

캐나다 에드먼턴의 생활용품 리필 가게.

가져온 용기에 샴푸나 세제를 넣어 갈 수 있고, 플라스틱이 아닌 대나무로 만든 칫솔 같은 친환경 제품도 살 수 있습니다.

친환경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이 가게는 온라인과 배달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메간 / 리필 가게 운영 : 2020년 1월에 사업을 시작했는데, 두 달 뒤에 첫 봉쇄가 시작됐습니다. 그래서 한 달 정도 문을 닫고 배달 서비스를 했죠. 사업이 잘돼서 사람들을 더 고용하고 잘 운영하고 있습니다.]

[샘 / 캐나다 에드먼턴 : 불편한 점이 있다면 제 용기를 들고 와야 한다는 점하고 항상 물건이 다 떨어지진 않았나, 확인해야 한다는 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필하는 생활에 익숙해지고 있어요.]

하지만 '플라스틱 탈출'에 드는 비용은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리필 상품의 가격이 플라스틱 용기에 든 기성품보다 비싸고, 영세 상공업자의 경우 포장 용기를 바꾸려면 더 큰 비용이 들기 때문입니다.

[함화숙 / 한식당 운영 : 스푼, 포크 모든 게 다 플라스틱이니까, 봉지 이런 것도 종이 봉지로 해야 하다 보니까(종이로 바꾸면) 비용적인 면에서는 두 배, 세 배 정도 차이 나죠. 그렇게 되면 음식값을 올려야 하나…]

'플라스틱 제조·수입이 금지되면 기업이 지속 가능한 해법을 제공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당국의 설명에도 추가 비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탈 플라스틱'에 드는 부담이 결국 소비자 몫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환경 보호를 위해 뗀 큰 발걸음이 지속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소상공인과 소비자 지원책 등 더 치밀하고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YTN WORLD 장지훈입니다.




YTN 장지훈 (jminlee101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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