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에 '하루 13시간 단전'...스리랑카 성난 민심 폭발

경제난에 '하루 13시간 단전'...스리랑카 성난 민심 폭발

2022.04.02. 오전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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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극심한 경제난을 겪는 스리랑카에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고 있습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에 에너지난으로 하루 13시간씩 전기가 끊기자 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습니다.

이동헌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스리랑카 콜롬보 외곽에 있는 대통령 관저 근처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 끝에 격렬히 충돌했습니다.

시위대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주차된 버스에 불을 지르고 돌을 던졌고, 경찰은 최루 가스와 물대포를 쏘며 시위대를 강제 해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여러 명이 다쳤습니다.

스리랑카의 반정부 시위는 극심한 경제난 때문입니다.

[자가스 리야나지 / 퇴직 은행원 : 이 나라의 가장 어두운 시기입니다. 돈이 있어도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지도자들이 우리를 죽이고 있습니다.]

보유 외환이 바닥나 화력 발전소 가동을 위한 에너지 수입에 차질을 빚으면서, 더운 날씨에도 매일 13시간씩 주민들이 전기 없이 버텨야 하는 순환 단전 조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절전을 위해 가로등이 꺼졌고 증시도 운영 시간을 단축했습니다.

생필품 수입도 차질을 빚어 주유소마다 석유를 사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한 노인이 줄을 서다 지쳐 숨지기까지 했습니다.

관광이 주력인 스리랑카는 코로나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정부는 통화량 공급 확대와 감세로 경기 부양에 나섰지만, 물가만 올리고 재정 적자는 악화했습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8.7% 올랐고, 특히 식품 물가는 30% 넘게 올랐습니다.

[프라사드 콜롬바지 / 시위대 : 하루에 두 끼조차 먹을 수 없습니다. 단지 한 끼만 먹습니다. 이 사태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습니다.]

외화 부족으로 스리랑카가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하자 국제통화기금 IMF는 스리랑카 당국과 차관 프로그램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YTN 이동헌입니다.



YTN 이동헌 (dh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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