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이 불 지핀 '반중 정서'...중국 분위기는?

베이징 올림픽이 불 지핀 '반중 정서'...중국 분위기는?

2022.02.09. 오후 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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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에서는 지금 2030 세대를 중심으로 반중 감정이 일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도 반한 감정의 분위기가 일고 있다는데요. 베이징 특파원 연결해 이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강성웅 특파원!

한국에서는 반중 정서 확산하고 있는데, 중국 내에서는 한국 선수의 실격으로 금메달 딴 것에 대해 어느 정도 반향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은 일단 판정 시비보다는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딴 것에 더 환호하는 분위기입니다.

대회 초반이지만 중국이 딴 금메달 3개 가운데 2 개가 바로 쇼트트랙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심판들이 판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보니 중국 네티즌들도 '뭐가 문제냐'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중국 쇼트트랙의 국가대표 총감독을 지낸 왕멍은 판정에 완전히 문제가 없다고 말을 했습니다.

동계 올림픽 4관왕인 왕멍의 이런 말이 담긴 동영 상은 무려 14억 명이 봤습니다.

[앵커]
이번 판정 시비가 반한 감정과 연결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느 정도입니까 ?

[기자]
중국으로서는 어렵게 금메달을 땄는데 한국 선수 와 판정 시비가 붙으니까 좋지 않은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관변 매체인 환구시보는 한국 선수들이 새로운 규칙에 적응하지 못해서 실격을 한 거다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습니다.

국제 빙상 연맹에서 지난 평창 올림픽 이후 규칙 을 엄격하게 바꿨는데 한국 선수들은 이전처럼 경기에 임했다는 겁니다.

이번에 황대헌 선수의 실격 원인이었던 선 넘기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환구시보는 중국 선수단의 경우 새로운 규칙을 숙지했고 경기 해설을 할 때도 이런 부분을 자세히 언급했다는 논지를 폈습니다.

관변 매체들이 쇼트트랙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런 주장을 하고 네티즌들도 뒤따라 한국에 책임을 돌리는 분위기입니다.

BTS 멤버 RM이 황대헌 선수의 경기 영상에 박수와 엄지척 표시를 달자 'BTS 중국 모욕'이라는 '해시 태그'에 중국 네티즌들이 몰리기도 했습니다.

[앵커]
중국 선수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

[기자]
런쯔웨이 선수는 금메달을 딴 직후 인터뷰에서'우리는 심판이 아니고 매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선수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본인은 열심히 훈련을 했을 뿐이며 판정은 심판이 했고 경기 결과는 당연하다는 입장인 겁니다.

런쯔웨이는 또 이런 게 바로 쇼트트랙 경기이고, 이번 판정은 그나마 괜찮았다'고 말했습니다.

황대헌 선수와는 과거에는 경쟁자였지만 지금은 서로 격려를 하는 사이라면서 실격 판정에 대해서는 다른 경기여서 의식하지 못 했다고도 했습니다.

런 선수는 평창 동계올림픽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땄는데, 당시 인터뷰에서 한국 선수가 넘어진 게 기억에 남는다는 농담을 한 것이 최근 다시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중국팀으로 간 안현수 기술코치나 김선태 총감독 에 대한 중국 내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

[기자]
대체로 중국 매체나 네티즌들은 안현수 기술 코치 를 이해한다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안현수 코치를 영입한 전 중국 국가대표팀 왕멍 총감독은 한국은 안현수를 비판할 자격이 없다 고 지적했습니다.

왕멍 전 총감독이 한 인터넷 영상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자신은 안현수 코치를 한국에서 데려온 것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안현수 코치가 러시아에서 은퇴를 선언하고 진로 를 모색할 때 중국이 지도자 자리를 제안했으며 당시 아무도 그에게 이런 제안을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김선태 중국 총감독에 대한 반응은 많지 않은데 중국 선수들의 금메달 확정되자 선수들을 안아주며 기뻐했다는 관영 매체의 보도가 눈에 띱니다.

[앵커]
앞서 개막식에서는 한복 논란도 있었는데 이러다 보니 한중간에 감정 대립이 심해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는 게 사실 아닙니까 ?

[기자]
한복 논란과 쇼트트랙 판정 시비가 연달아 터져서 한중간에 감정 대립으로 흐르고 있는 양상입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를 좀 다르게 볼 측면도 있습니 니다.

쇼트트랙의 경우 판정시비가 감정 싸움으로 번진 경우입니다.

이것은 스포츠의 경기 규칙을 근거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어느 나라나 응원 열기나 애국심이 과열되는 경우 가 종종 있기 때문에 이것을 국가 간 갈등으로 이해 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한복 논란은 성격이 다른 문제라는 건가요?

[기자]
한복 논란의 경우 중국의 '문화 침탈'이라는 측면 이 있기 때문에 단순한 감정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중국은 자국에 조선족 170만 명이 살고 있다는 점 을 들어, 한복이나 김치도 조선족의 문화 즉 중국 문화의 일부라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 외교부의 화춘잉 대변인은 지난해 1월 김치의 종주국 논란이 일자 김치를 중국식 절임 채소인 '파오차이'의 일종이고 중국에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치를 중국 음식 '파오차이'의 일부로 보면서 조선족은 이것을 김치라고 부른다는 건데, 이것은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인 겁니다.

단순히 감정의 문제를 넘는 것이기 때문에 올림픽 판정 시비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앞서 지난 2017년 시진핑 주석은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과거에는 한반도 전체가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온 적도 있습니다.

[앵커]
중국이 오미크론의 대유행 속에 올림픽을 치르고 있는데 현재 중국 내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

[기자]
그동안은 좀 차분했는데 중국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고 관영 TV나 매체들이 연일 올림픽 보도를 하면서 분위기가 뜨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경기가 폐쇄 루프 안에서 열리기 때문에 이곳 베이징에 있어도 마치 외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같은 느낌입니다.

실제로 저희 YTN 취재진이 이곳 베이징에 와서 취재를 하고 있지만 만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 입니다.

그런데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앞으로 경기장 내 관중 수를 더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대략 좌석의 절반 정도를 미리 조직된 국유기업 직원이나 대학생 등으로 채우고 있는데 이 숫자를 조금 늘려보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폐쇄 루프 자체는 유지되고 관중 수도 한꺼번에 많이 늘리기는 어렵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을 걸로 보입니다.

[앵커]
중국 하면 미식의 나라로 알려졌는데 식사가 부실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왜 이런 얘기가 나올까요?

[기자]
아마 저도 선수 숙소에 들어갈 수가 없어서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만 주최 측의 준비가 소홀했던 것 같습니다.

SNS에 올라온 글을 보면 일반 선수보다는 격리 중인 선수들이 음식이 부실하다고 호소하는 것 같습니다.

양성이 나오거나 밀접 접촉자의 경우는 일단 격리돼서 24시간 마다 음성이 나와야 풀려나는데 이 과정에서 심리적인 압박도 클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일반 선수들도 음식이 맞지 않은 경우도 많을텐데 음식 논란이 나오자 중국 측도 음식의 질을 개선하겠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앵커]
중국으로서 이번 올림픽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기자]
미국과의 대결 속에서 그리고 세계적인 코로나19 의 대유행 속에서 중국이라는 국가의 자존심을 건 대회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신장 인권 문제를 이유로 외교적 보이콧을 하면서, 이번 올림픽의 이미지는 일부 타격을 받았습니다.

개막식에 서방 지도자들은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 고 푸틴 대통령과 주변 국가 정상 위주로 참석한 것이 이런 상황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오는 10월 쯤으로 예상되는 20차 공산당 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의 연임 결정을 앞두고 이번 동계 올림픽의 성공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YTN 강성웅입니다.


YTN 강성웅 (swka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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