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탈출하려 미 수송기 매달렸다 추락한 두 명, 10대 형제였다

카불 공항에 있는 미 공군 수송기 모습 / 사진 출처 = YTN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점령한 수도 카불을 탈출하기 위해 미 공군 수송기 바퀴를 붙잡고 있다가 추락한 아프간인 중 두 명은 10대 형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18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지난 15일 카불 공항에서 아프간 주민들을 태운 미 공군 수송기 C-17 바퀴에 매달렸다가 추락한 이들이 17세, 16세 어린 형제였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언론은 최소 세 명이 공군 수송기에 매달렸다가 추락사했다고 전한 바 있다. 온라인에서는 수송기에서 공중으로 떨어지는 이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두 형제의 친척들은 미국 온라인 미디어 바이스 뉴스에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날 이들 형제는 이곳을 탈출하기 위해 공항으로 도피했다고 말했다. 당시 두 사람은 가족들에게 공항에 가는 것을 알리지는 않았다고 전해진다. 실제 이날 카불 공항은 탈출을 위해 몰려든 인파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유가족은 형제 중 형의 시신은 수습됐지만 동생의 시신은 아직 찾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친척들은 "행방불명된 동생의 시신을 찾거나 그가 살아있는 것을 확인하고 싶다. 우리는 동생을 찾기 위해 여러 병원을 찾아가 봤지만 아무런 정보도 얻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형제의 어머니가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 몇 번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고 전했다.

유족은 "모두가 이곳을 탈출하려고 하고 있다. 탈레반에 대한 공포 때문이다. 탈레반이 주민들을 죽이고 있기 때문에 다들 외국으로 가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공군은 현지 시각으로 17일 카불에서 이륙한 C-17 수송기의 랜딩기어 부분에서도 시신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미 공군은 바퀴가 접히는 부분에서 시신을 발견해 조사 중이다.

YTN 문지영 (moon@ytn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