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탈출 위해 이륙 중인 수송기에 올라타
카불 공항 한때 마비…"군용기 운항 재개"
아프간군 도주 속출…영공 넘다 격추되기도
카불 공항 한때 마비…"군용기 운항 재개"
아프간군 도주 속출…영공 넘다 격추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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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탈레반으로 정권이 넘어간 아프가니스탄이 혼돈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군을 철수시켜 아프간 전쟁을 끝내기로 한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여진 기자!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인파가 이륙하는 비행기가 있는 활주로까지 몰려드는 아찔하고 안타까운 상황이 펼쳐졌는데 현지 상황 정리해 주시죠.
[기자]
탈레반을 피해 어디로든 떠나려는 아프간인 수천 명이 현지 시간 16일 카불 국제공항 활주로로 돌진했습니다.
일부는 필사적으로 미군 항공기에 매달렸지만 이륙 과정에서 추락해 적어도 7명이 숨졌다고 미군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탈출 인파가 몰린 카불 국제공항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돼버렸습니다.
군중을 향해 총을 쏜 것으로 보이는 총기 소지자 2명을 미군이 사살하기도 했습니다.
민항기뿐 아니라 군용기까지 몇 시간 동안 운항이 중단됐다가 밤이 돼서야 운항이 재개됐습니다.
[존 커비 / 미 국방부 대변인 : 우리는 공항을 안전하게 유지하고 이러한 운영이 지속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제 다시 정상 궤도에 올라섰습니다.]
오늘도 오전 일찍 외교관과 민간인을 대피시키는 군용기 운항이 시작됐습니다.
카불의 다른 거리가 고요한 반면, 공항 방향에서는 이따금 총소리가 여전히 들리고 있다고 목격자를 인용해 로이터 통신이 전했습니다.
[앵커]
아프간인 수백 명이 미 공군기로 밀려든 사진도 공개됐던데요, 어떻게 된 건가요?
[기자]
미 공군 대형 수송기에 발 디딜 틈 없이 아프간인들이 앉아 있는 모습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하기도 했습니다.
현지 시간 일요일 밤 미 공군 C-17 수송기 내부를 촬영한 사진을 보면 아프간인 640명이 빼곡히 앉아 있습니다.
제조사인 보잉사가 제시한 공식 최대 탑승 인원은 134명입니다.
미군 관계자는 "아프간인들이 반쯤 열린 수송기 문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면서 "강제로 내리게 하는 대신 데리고 가기로 승무원들이 결정했고 안전하게 카타르로 수송했다"고 말했습니다.
아프간 정부 소속 군인이 인접 국가로 도주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는데 15일 밤 아프간 군용기 한 대가 우즈베키스탄 영공을 넘어가다 우즈벡 방공부대가 격추해 추락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앵커]
우리 교민들은 어떻습니까? 무사히 철수했나요?
[기자]
아프간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교민 1명과 이 교민을 지원하기 위해 잔류해 있던 최태호 대사를 비롯한 대사관 직원 3명이 탄 항공기가 오늘 오전 9시쯤 이륙했다고 외교부가 밝혔습니다.
이 항공기는 어제저녁 카불공항에서 떠나려 했지만, 공항 운영이 임시 중단되면서 이륙하지 못한 채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었는데요.
다행히 오늘 아침 이 수송기가 카불 공항을 무사히 떠났다는 소식입니다.
이로써 아프간 현지에 있던 교민과 공관원 전원 철수가 무사히 마무리됐습니다.
[앵커]
많은 사람을 공포에 떨게 한 탈레반의 동향은 지금 어떻습니까?
[기자]
탈레반은 조금 전 모든 공무원을 사면하겠다며 업무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점령 이틀 만에 탈레반은 "자신감 있게 일상으로 돌아가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습니다.
앞서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보안군 병력에 사면을 보장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아프간인 대부분은 여전히 두려움에 떨며 숨죽인 채 살고 있습니다.
수도 카불에서는 탈레반 조직원이 경찰차를 탈취해 순찰하고 있고 거리에서는 여성이 사라졌다고 영국 가디언은 보도했습니다.
한 여성 정치인은 자신의 집에 탈레반 조직원들이 들이닥쳐 집 밖에 나가지 못하게 지키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탈레반은 여성 교육과 사회생활을 반대합니다.
미 국무부는 탈레반이 여성 권리를 존중하고 테러리스트를 숨기지 않으며 알카에다와 같은 극단주의적 행동을 피할 경우에만 탈레반 정부를 인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의 아프간 특사가 탈레반과 계속 협상하고 있는데 논의 일부는 건설적이었다며 탈레반의 말보다는 행동을 주시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해외로 도피한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을 아프간의 합법적인 지도자로 미국이 여전히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공식적인 정권 이양이 없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습니다.
[앵커]
아프간에서 미군 철수가 섣부른 게 아니었느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정부 붕괴 사태와 관련해 미군을 철수시킨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을 철수시킬 적기는 절대 오지 않는다는 걸 20년 전쟁 끝에 깨달았다며 아프간에서의 임무가 국가 건설이 아닌 테러 대응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대선에 출마할 때 국민에게 아프가니스탄 미군 개입을 종식할 것을 약속했다고 상기하기도 했습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 지금 아프간에서 직면한 상황에 매우 슬픕니다. 하지만 아프간에서 미국의 전쟁을 종식하고 아프간과 세계 각지에서 테러 대응 임무에 초점을 맞추기로 한 데 대해 후회하지 않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아프간군이 스스로 싸우려 하지 않는 전쟁에서 미군은 목숨 걸고 싸울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 미군 병사 2천448명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사망했고 아프간 군경은 6만6천 명, 탈레반과 다른 반군은 5만천191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아프간 민간인은 4만7천245명이 숨졌습니다.
국제구호원 444명과 언론인 72명도 희생됐습니다.
미국은 아프간 전쟁에 8천157억 달러를, 재건 비용에 1,305억 달러를 쓰며 20년간 우리 돈 천113조9천억 원을 아프간에 쏟아부었습니다.
지금까지 YTN 이여진입니다.
YTN 이여진 (listen2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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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으로 정권이 넘어간 아프가니스탄이 혼돈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군을 철수시켜 아프간 전쟁을 끝내기로 한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여진 기자!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인파가 이륙하는 비행기가 있는 활주로까지 몰려드는 아찔하고 안타까운 상황이 펼쳐졌는데 현지 상황 정리해 주시죠.
[기자]
탈레반을 피해 어디로든 떠나려는 아프간인 수천 명이 현지 시간 16일 카불 국제공항 활주로로 돌진했습니다.
일부는 필사적으로 미군 항공기에 매달렸지만 이륙 과정에서 추락해 적어도 7명이 숨졌다고 미군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탈출 인파가 몰린 카불 국제공항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돼버렸습니다.
군중을 향해 총을 쏜 것으로 보이는 총기 소지자 2명을 미군이 사살하기도 했습니다.
민항기뿐 아니라 군용기까지 몇 시간 동안 운항이 중단됐다가 밤이 돼서야 운항이 재개됐습니다.
[존 커비 / 미 국방부 대변인 : 우리는 공항을 안전하게 유지하고 이러한 운영이 지속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제 다시 정상 궤도에 올라섰습니다.]
오늘도 오전 일찍 외교관과 민간인을 대피시키는 군용기 운항이 시작됐습니다.
카불의 다른 거리가 고요한 반면, 공항 방향에서는 이따금 총소리가 여전히 들리고 있다고 목격자를 인용해 로이터 통신이 전했습니다.
[앵커]
아프간인 수백 명이 미 공군기로 밀려든 사진도 공개됐던데요, 어떻게 된 건가요?
[기자]
미 공군 대형 수송기에 발 디딜 틈 없이 아프간인들이 앉아 있는 모습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하기도 했습니다.
현지 시간 일요일 밤 미 공군 C-17 수송기 내부를 촬영한 사진을 보면 아프간인 640명이 빼곡히 앉아 있습니다.
제조사인 보잉사가 제시한 공식 최대 탑승 인원은 134명입니다.
미군 관계자는 "아프간인들이 반쯤 열린 수송기 문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면서 "강제로 내리게 하는 대신 데리고 가기로 승무원들이 결정했고 안전하게 카타르로 수송했다"고 말했습니다.
아프간 정부 소속 군인이 인접 국가로 도주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는데 15일 밤 아프간 군용기 한 대가 우즈베키스탄 영공을 넘어가다 우즈벡 방공부대가 격추해 추락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앵커]
우리 교민들은 어떻습니까? 무사히 철수했나요?
[기자]
아프간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교민 1명과 이 교민을 지원하기 위해 잔류해 있던 최태호 대사를 비롯한 대사관 직원 3명이 탄 항공기가 오늘 오전 9시쯤 이륙했다고 외교부가 밝혔습니다.
이 항공기는 어제저녁 카불공항에서 떠나려 했지만, 공항 운영이 임시 중단되면서 이륙하지 못한 채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었는데요.
다행히 오늘 아침 이 수송기가 카불 공항을 무사히 떠났다는 소식입니다.
이로써 아프간 현지에 있던 교민과 공관원 전원 철수가 무사히 마무리됐습니다.
[앵커]
많은 사람을 공포에 떨게 한 탈레반의 동향은 지금 어떻습니까?
[기자]
탈레반은 조금 전 모든 공무원을 사면하겠다며 업무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점령 이틀 만에 탈레반은 "자신감 있게 일상으로 돌아가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습니다.
앞서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보안군 병력에 사면을 보장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아프간인 대부분은 여전히 두려움에 떨며 숨죽인 채 살고 있습니다.
수도 카불에서는 탈레반 조직원이 경찰차를 탈취해 순찰하고 있고 거리에서는 여성이 사라졌다고 영국 가디언은 보도했습니다.
한 여성 정치인은 자신의 집에 탈레반 조직원들이 들이닥쳐 집 밖에 나가지 못하게 지키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탈레반은 여성 교육과 사회생활을 반대합니다.
미 국무부는 탈레반이 여성 권리를 존중하고 테러리스트를 숨기지 않으며 알카에다와 같은 극단주의적 행동을 피할 경우에만 탈레반 정부를 인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의 아프간 특사가 탈레반과 계속 협상하고 있는데 논의 일부는 건설적이었다며 탈레반의 말보다는 행동을 주시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해외로 도피한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을 아프간의 합법적인 지도자로 미국이 여전히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공식적인 정권 이양이 없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습니다.
[앵커]
아프간에서 미군 철수가 섣부른 게 아니었느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정부 붕괴 사태와 관련해 미군을 철수시킨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을 철수시킬 적기는 절대 오지 않는다는 걸 20년 전쟁 끝에 깨달았다며 아프간에서의 임무가 국가 건설이 아닌 테러 대응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대선에 출마할 때 국민에게 아프가니스탄 미군 개입을 종식할 것을 약속했다고 상기하기도 했습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 지금 아프간에서 직면한 상황에 매우 슬픕니다. 하지만 아프간에서 미국의 전쟁을 종식하고 아프간과 세계 각지에서 테러 대응 임무에 초점을 맞추기로 한 데 대해 후회하지 않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아프간군이 스스로 싸우려 하지 않는 전쟁에서 미군은 목숨 걸고 싸울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 미군 병사 2천448명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사망했고 아프간 군경은 6만6천 명, 탈레반과 다른 반군은 5만천191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아프간 민간인은 4만7천245명이 숨졌습니다.
국제구호원 444명과 언론인 72명도 희생됐습니다.
미국은 아프간 전쟁에 8천157억 달러를, 재건 비용에 1,305억 달러를 쓰며 20년간 우리 돈 천113조9천억 원을 아프간에 쏟아부었습니다.
지금까지 YTN 이여진입니다.
YTN 이여진 (listen2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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