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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도주했지만...카불에 남은 교육부 장관 "수치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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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도주했지만...카불에 남은 교육부 장관 "수치스럽다"

2021년 08월 17일 09시 33분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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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수도 카불이 무장단체 탈레반에 함락되자 해외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미 탈레반이 장악한 카불에 남아 주민들을 돕겠다고 밝힌 정부 고위 관리가 있다.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교육부 장관 랑기나 하미디다.

하미디 장관은 지난 15일(이하 현지 시각) 영국 BBC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아프가니스탄 상황을 전했다. 일부 아프간 정부 고위 인사들이 줄줄이 출국했지만 하미디 장관은 카불에 남아 아프간 여성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미디 장관은 "충격적이고 믿을 수 없다"며 "가장 슬픈 것은 이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내가 완전히 믿었던 가니 대통령이 떠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사실이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그는 떠났다. 이것이 정말 사실이라면 수치스러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하미디 장관은 "나뿐만이 아니라 나라 전체가 배신감을 느꼈다. 만약 가니 대통령이 정말 국민들에게 위기 상황을 알리지 않고 떠난 것이 맞는다면 아프가니스탄을 배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딸이 있다는 하미디 장관은 울먹이며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모든 어머니와 여성들이 공포를 느끼고 있다. 나 역시 다른 여성들처럼 두렵다"고 전했다. 인터뷰 당시에도 하미디 장관은 당시 자녀와 함께 창문이 많지 않은 공간에 모여 있다고 밝혔다.

하미디 장관은 "이제 우리는 상상도 못 한 결과에 직면해야 할지도 모른다. 오늘 아침에도 총성이 들렸고 내일까지 우리가 살아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하미디 장관은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 소련의 아프간 침공으로 파키스탄으로 도피했다가 미국으로 떠났다. 그러다 지난 2003년 하미디 장관은 아프가니스탄 재건을 돕기 위해 자국으로 돌아와 여성들을 돕는 활동을 해왔다. 이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교육부 장관에 임명됐다. 하미디 장관의 아버지인 굴람 하미디 전 칸다하르 시장은 지난 2011년 탈레반의 자살 폭탄 테러로 사망했다.

한편 탈레반이 수도 카불로 접근하자 가니 대통령은 부인, 참모진과 함께 거액의 현금을 챙겨 해외로 도피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지난 16일 카불 주재 러시아 대사관 관계자를 인용해 "가니 대통령은 정부가 붕괴할 때 돈으로 가득한 차 네 대와 함께 탈출했다"고 보도했다.

YTN PLUS 문지영 (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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