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 英 커플, 중환자실 결혼식 "마지막일지도 몰라"

'코로나 감염' 英 커플, 중환자실 결혼식 "마지막일지도 몰라"

2021.01.23. 오전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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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국에서 몇 달 뒤 결혼을 앞두고 있던 한 커플이 코로나19로 '생과 사의 기로'에서 병원 결혼식을 올린 가슴 찡한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이들은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의료진 말에 결혼식을 서둘렀다고 합니다.

박상남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영국 잉글랜드 한 대학병원의 입원실.

두 손을 꼭 붙잡고 있는 이 커플은 얼마 전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린 신혼 부부입니다.

이들은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온 뒤 며칠 만에 함께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결국 입원까지 하게 된 이들은 오는 6월 결혼식을 앞둔 사이였습니다.

병원내 결혼식을 결심하게 된 건 이들의 결혼 계획을 알게 된 의료진의 제안이 계기가 됐습니다.

[리지 커 / 코로나19 입원환자 : 의료진이 병원 내 결혼식에 대한 의향을 물었습니다.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면서요. 정말 다시 듣고 싶지는 않은 말이었습니다.]

이들의 결심이 서자, 병원 측은 촌각을 다투며 예식 준비를 서둘렀습니다.

하지만 그사이 예비신랑 오브라이언씨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며 중환자실로 옮겨졌습니다.

결국 결혼식은 중환자실에서 각자 산소 마스크를 쓴 채로 치러졌습니다.

결혼식을 결심한 뒤 불과 4시간 만의 일이었습니다.

가까스로 예식을 마친 신랑 오바라이언씨는 산소호흡기에 의지한 채 첫 밤을 보냈습니다.

[사이먼 오브라이언 / 코로나19 환자 : 리지가 너무나 보고 싶어 중환자실을 꼭 나오고 싶었고, 그래서 최선을 다해 싸웠습니다. 저는 마침내 해냈습니다.]

다행히 오브라이언씨의 상태는 호전됐고, 며칠 뒤 이 커플은 남편과 아내로서 첫 입맞춤을 할 수 있었습니다.

중환자실 입원 환자의 사망률이 80%에 달해 어쩌면 생과 사가 갈릴 수도 있었지만 이들의 뜻을 가로막지는 못했습니다.

YTN 박상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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