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사무총장 선거전 본격화...유명희 본부장 오늘 정견 발표

WTO 사무총장 선거전 본격화...유명희 본부장 오늘 정견 발표

2020.07.16. 오전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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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안보라 앵커
■ 출연 : 조수현 국제부 기자

[앵커]
한국의 역대 3번째 도전인 세계무역기구 WTO 사무총장 선거전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선거에 출마한 유명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오늘 정견을 발표합니다.

국제부 조수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WTO 본부가 위치한 제네바 현지에서는 지금 선거전이 한창인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이번 WTO 사무총장 선거에는 총 8명이 출마했습니다.

어제부터 사흘간, 후보들은 WTO 일반이사회에서 차례로 정견을 발표하고 질의 응답 시간을 갖고 있는데요.

첫날은 멕시코, 나이지리아, 이집트 후보가 각각 비전과 포부를 밝혔습니다.

WTO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 국가 간 무역 분쟁에서 준사법적 권한을 가지고, 판결을 내리는 건데요.

상소기구 위원 공석 등의 이유로 이 기능이 사실상 멈춰선 상태여서, 관련 개혁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후보들은 미중 무역 갈등 속에 흔들리는 WTO의 위상을 다잡으며 개혁을 이뤄야 하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꼽았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응고지 오콘조 이웰라 / 나이지리아 후보 : 평화와 안보, 안정이 목표입니다. 그래서 회원국 간 분쟁 중재를 위해 WTO가 필요합니다.]

[하미드 맘두 / 이집트 후보 : 미중 긴장 국면은 WTO가 해결해야 합니다. WTO는 문제의 일부로 여겨질 게 아니라,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튿날인 오늘은 한국의 유명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을 포함해, 몰도바, 케냐 후보가 정견 발표와 기자회견을 할 예정인데요.

기자회견은 우리 시간으로 오늘 자정에 예고돼 있습니다.

이어, 마지막 날에는 영국과 사우디아라비아 후보의 발표가 예정돼 있습니다.

후보 8명의 정견 발표가 마무리되면, 앞으로 2개월 동안 선거 운동이 펼쳐집니다.

[앵커]
후보들의 출신 국가를 살펴보면, 양대 경제 대국인 미국이나 중국을 비롯해 강국들이 없어요. 왜 그런 건가요?

[기자]
과거 국제기구들의 역대 수장들을 보면, 강대국들이 맡은 적이 거의 없습니다.

정해진 규정은 아니지만, 암묵적 관행인데요.

한 국가가 국제기구의 질서와 방향을 좌지우지하는 것을 막기 위한 차원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WTO도 그렇습니다.

초대 사무총장이 아일랜드 출신이었고요, 이어 이탈리아와 뉴질랜드, 태국, 프랑스, 그리고 현재 브라질입니다.

이번 사무총장 선거에 선진국 대표로는 영국의 리엄 폭스 전 국제통상부 장관이 나왔는데요.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으로 꼽힌다는 점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입니다.

[앵커]
현재로써는 누가 가장 유력 주자로 꼽히고 있나요?

[기자]
이번 사무총장 선거에서는 키워드가 2개 있습니다.

'아프리카 출신' 그리고 '여성'입니다.

그동안 아프리카에서만 유일하게 WTO 사무총장이 배출되지 않았고, 여성 사무총장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양성과 대륙 간 형평성 측면에서 아프리카 출신 후보가 유리합니다.

나이지리아의 오콘조 이웰라 후보가 아프리카 출신 여성이면서 지명도가 높아, 유력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가 후보 단일화에 실패한 점이 악재가 될 수 있습니다.

이집트와 케냐까지, 아프리카에서만 세 나라가 출마한 상황이어서 표가 분산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앵커]
유 본부장이 당선될 가능성은 어떻게 내다볼 수 있을까요?

[기자]
유명희 본부장이 여성이라는 점은 확실히 눈에 띕니다.

하지만 다른 후보들보다 서방 언론들의 주목을 크게 받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과거 아시아 출신 사무총장이 이미 배출된 적이 있어서, 이 측면에서도 특별히 유리한 입지가 아닙니다.

여기에, 수출규제 조치를 둘러싸고 우리와 분쟁 중인 일본의 방해도 예상됩니다.

일본은 한국의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는데, 향후 투표 과정에서 이 부분이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당선 가능성을 낙관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을 타개하는 데는 한국이 적임자라는 관측입니다.

한국은 미국의 오랜 동맹이자, 경제적으로는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미중 간 균형을 잘 맞추는 조율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최종 결과는 언제쯤 나오나요?

[기자]
WTO 사무국은 늦어도 11월 초순까지 선출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입니다.

164개 회원국이 각자 선호하는 후보를 정하고, 점수가 낮은 후보를 한 명씩 떨어뜨려 최종적으로 1명으로 압축하게 됩니다.

이후, 최종 후보를 만장일치로 추대하게 됩니다.

그런데 지금 아제베도 현 사무총장이 임기를 1년 남기고 사임 의사를 전격 발표한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리더십 공백을 줄이기 위해 여러 절차가 간소화되고 최종 선출이 앞당겨질 수도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국제부 조수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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