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나도 숨을 쉴 수 없다"...인종차별 시위 전 세계 확산

[뉴있저] "나도 숨을 쉴 수 없다"...인종차별 시위 전 세계 확산

2020.06.03. 오후 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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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변상욱 앵커, 안귀령 앵커
■ 출연 : 우정엽 / 세종연구소 미국 연구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미국 인종차별 시위에 대한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세종연구소의 우정엽 미국 연구센터장이 나와 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점점 심해집니다마는 낮에는 대규모의 시민이 모이는데 어느 정도 평화적으로 시위를 벌이고 밤에는 오히려 통금 같은 것도 있을 텐데 과격하게 시위 양상이 바뀌고. 이거 어떻게 된 걸까요?

[우정엽]
미국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보면 낮에 시위하는 그룹과 밤에 시위하는 그룹이 동일한 그룹이 아니다라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두 그룹의 성격이 완전히 다른 것인데요. 그렇다면 밤에 시위하는 사람들의 이러한 폭력적인 행동을 정치적인 행위로 볼 수 있을 것이냐 하는 문제인데. 왜냐하면 공권력에 저항하는 시위의 경우 공공건물이나 그다음에 정부 기물들을 부수는 행위를 함으로써 어떤 정치적 상징성으로 삼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지금과 같은 경우에는 상점을 약탈하고 물건을 빼가고 하는 행위는 그러한 정치적인 행위라기보다는 이러한 군중의 시위로 인해서 치안이 약해지고 그로 인해서 본인의 범죄 행위를 경찰에게 직접 검거당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어떻게 보면 조금 기회주의적인 행태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미국에 보통 이런 시위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약탈을 좀처럼 볼 수 없지만 지금처럼 거리에 많은 시민들이 나오고, 그것도 야간에 이뤄지는 경우에는 본인이 검거당할 확률이 낮다는 점에서 이러한 약탈 행위가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군까지 동원한다는 얘기를 꺼내기도 하고 이렇게 되면 폭동진압법을 발동시킨다는 얘기인데 이게 가능성 있겠습니까?

[우정엽]
법적으로는 가능합니다. 왜냐하면 폭동진압법이라는 것이 주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연방 대통령이 군을 동원하여 민간인을 상대로 법집행을 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인데 이 법이 사용된 역사를 보게 되면 주정부의 요청이 없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대통령에 그러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다만 2006년도에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들이닥쳤을 때 부시 대통령이 이 법을 사용해서 루이지애나주에 군을 동원할 것이냐 문제를 고민했었는데 당시 루이지애나 주지사가 거부한 적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주정부의 권한을 이양하기가 부담스러웠던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도 많은 피해가 있는 주들이 현재 민주당 소속의 주지사들이 있는 주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정치적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이 법을 사용해서 군을 동원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법적인 측면의 문제라기보다는 정치적으로 유리할 것인가, 불리할 것인가 하는 판단에서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겠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테러리스트 규정하는 건 본래 미국 외부 세력에 대해서 규정하는 것 아닙니까?

[우정엽]
지금 법적으로는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테러리스트라는 단어를 계속해서 쓰는 이유는 이 테러리스트에 대항하기 위해서 폭동진압법을 쉽게 이용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범죄 집단이 아니라 테러리스트로 규정을 하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폭동진압법을 사용해서 군대를 동원하기가 훨씬 법적으로 수월한 측면이 있는 것이죠.

[앵커]
지금 교민들 피해를 잠깐 화면으로 봤습니다마는 특히 LA 같은 경우는 92년도 폭동 사태에서 많은 피해를 입었었기 때문에 트라우마가 아직 남아 있는데 걱정들이 많습니다. 주방위군이 LA에 투입된다고 하면 사태가 훨씬 더 나아지고 진정되겠습니까?

[우정엽]
아직까지는 92년 만큼 심각한 상태로까지 간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92년에 상황이 심각해진 것은 한인 상가들이 밀집해 있었다라는 것도 있지만 이게 백인과 흑인사회의 갈등이 엉뚱하게도 흑인사회와 한인사회의 갈등으로 비화됐기 때문인데요.

현재 시위는 밀집되어 있는 한인 상가들에 대한 악탈이 무차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꼭 한인 상가이기 때문에 약탈이 이루어진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92년 상황과 같이 한인사회에 대해서 흑인사회가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만약에 주방위군이 동원이 되고 그 상황에서 상황이 조금 진전이 된다고 한다면 지금까지의 피해는 물론 마음이 아프지만 앞으로 더 이상의 피해는 그래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앵커]
그러면 판단하시기에 92년도 LA 폭동이라고 흔히 얘기했던 그 상황처럼 이번에는 가지 않을 거라고 보시는 건가요?

[우정엽]
이번 상황은 아무래도 당시처럼 흑인사회가 한인사회를 공격 대상으로 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92년과 같은 비극적인 상황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앵커]
대통령이 만약에 국가적으로 이런 상황을 맞이했으면 어떻게든 끌어안고 통합하려는 모습을 보일 것 같은데 트럼프 대통령은 역시 전통적인 지지층을 빨리 결집해서 자기의 기반을 계속 다져나가는 것으로 뭔가 방향을 잡은 듯한 느낌이 드는데 맞습니까, 이 표현이?

[우정엽]
트럼프 대통령도 이 사안 초기에는 경찰의 행위를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 사안이 좀 더 격화되다 보니까 인종차별 문제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이 부담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가치관과 더불어 본인의 지지 기반이 인종차별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그렇게 민감한 계층이 아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입장에서는 이 문제가 인종차별 문제라기보다는 무질서 대 질서 유지, 이 구도로 보여지는 것을 원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에 계속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이것이 인종차별의 조지 플로이드 씨를 추모하는 시위가 아니라 반정부 단체에 의한 테러 그리고 무질서 행위다, 그렇기 때문에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이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대통령의 임무다라는 차원에서 계속해서 시민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질서 대 무질서의 프레임으로. 그래서 조 바이든을 향해서 계속 급진 좌파다. 거기에다 테러리스트, 좌파, 배후, 이런 얘기를 계속 꺼내는 것은 역시 대선전략인가요, 그러면?

[우정엽]
왜냐하면 법적인 기반도 중요하다고 보여지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것을 테러리스트 그리고 조직범죄라고 규정하고 있는 이유는 연방수사본부 그리고 연방군을 동원하기에 훨씬 알맞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무질서한 세력이 좌파 세력이라고 규정을 함으로써 이 시위를 어떻게 보면 심정적으로 두둔하고 있는 민주당 주지사들과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될 예정인 바이든 전 부통령을 정치적으로 공격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세력들을 좌파로 어떻게 말하면 도매금으로 처리함으로써 본인은 질서유지의 대통령이다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래서 그런지 조 바이든 후보도 연설할 때 보면 인종차별, 불평등 이런 단어들을 막 꺼내 쓰기 시작하는 거 보니까 아마 대선을 향해서 다들 머리를 계속 쓰고 있는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런데 프랑스 파리에서도 경찰은 어디에나 있지만 정의는 어디에도 없다, 이런 구호가 나왔고 호주 시드니에서도 미국 시위를 지지하는 움직임이 있었고. 심지어는 우리나라에서도 화면을 검게 해서 SNS 상에 올리면서 미국 시위를 지지하는 해시태그를 달거나 전세계적으로 뭔가 퍼지는 느낌입니다.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우정엽]
미국은 사실 경찰들에게 상당히 많은 권한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시민들이 총기를 소지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상황이 화면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경찰의 행위가 도를 많이 넘어섰다는 것은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행위입니다.

특히 유럽의 경우에는 여러 이민자들이 있기 때문에 이 인종 문화, 그다음에 인종차별에 대해서 굉장히 민감한 것이죠. 그래서 유럽 축구리그를 보면 이 인종차별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굉장히 엄하게 다스리고 있습니다.

그런 문화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렇게 인종차별적인 상황에서 촉발된 미국의 상황이 유럽에서도 많은 공감을 얻는 것이고 또 그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인종차별에 대한 약간 무신경한 행위에 대한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도 유럽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반인종차별에 대한 여러 가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앵커]
아무튼 미국을 바라보고 있으니 역시 공권력의 잘못된 관행이나 문화를 빨리 빨리 고칠 때 고쳐야지 저렇게 수십 년 동안 곪아 있다 보니까 이런 일도 벌어지는구나 싶습니다. 우정엽 센터장님,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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