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서 '퇴짜' 크루즈선 웨스테르담호, 마침내 캄보디아로

각국서 '퇴짜' 크루즈선 웨스테르담호, 마침내 캄보디아로

2020.02.13. 오전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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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일 전 싱가포르 출발…잇따라 입항 거부당하며 해상 고립
필리핀·타이완·일본·괌·태국 등 5개국, 입항 거부
크루즈 선사 측 "코로나19 감염 징후 승객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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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로 여러 나라로부터 잇따라 입항을 거절당해 기약 없이 바다 위를 떠돌던 크루즈선 웨스테르담호가 캄보디아 입항을 승인받았습니다.

예정대로 오늘 오전 입항하게 되면 2주간 이어진 떠돌이 생활을 마감하게 될 전망입니다.

박상남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2천2백여 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태운 크루즈선 웨스테르담호.

약 2주전 싱가포르를 출발해 가슴 설레게 하는 해상 여행에 올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여행은 악몽으로 바뀌었습니다.

정박 예정 국가들이 잇따라 입항을 거부해 정처없이 바다 위를 떠도는 신세가 됐기 때문입니다.

필리핀,대만,일본,괌에 이어 태국까지 배 안에 코로나19 환자가 있을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입항을 거부했습니다.

크루즈 운영 선사 측(홀랜드 아메리칸 라인)은 배 안에 코로나19 환자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한 미국인 여성 승객은 배 안에 머물며 촬영한 영상에서 뜻밖의 고립 생활이 기약없이 이어지는데 대한 초조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안젤라 존스 / 미 조지아주 출신 승객 : 많은 나라들이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으로 우리 입국을 거부했습니다. 우리는 이제 거의 2주일간 고립된 상탭니다.]

이 여성은 승객들이 정기적으로 체온 검사를 받고 있고 아무도 이상 증세를 보이지 않았다며, 어느 나라든 제발 자신들을 받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안젤라 존스 / 미 조지아주 출신 승객 : 어떤 나라든 우리를 세계 여러나라에서 온 똑같은 인간으로 받아들여,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주길 기대합니다.]

각 나라로부터 잇따라 퇴짜를 맞았던 이 크루즈선은 마침내 캄보디아 정부의 배려로 현지 시간 오늘 오전 시아누크빌 항으로 입항하게 될 전망입니다.

고대했던 입항 허가 소식이 전해지자 배 안의 승객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릅니다.

크루즈 선사측은 승객들이 며칠간에 걸처 하선할 예정이며, 프놈펜으로 가는 전세기를 통해 귀가 길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YTN 박상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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