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여객기 피격설 공식화...갈등 재점화?

美 여객기 피격설 공식화...갈등 재점화?

2020.01.11. 오후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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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여객기 피격설 공식화...갈등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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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승민 앵커
■ 출연 :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 미사일에 격추됐다는 의혹을 공식화했습니다. 또 이란의 미군기지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추가 경제 제재도 단행했는데요.

소강상태를 보이던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다시 점화될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 그리고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과 함께 중동 정세 분석해 보겠습니다. 두 분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추격된 이후에 피격설이 계속해서 나왔었는데 미국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처음 인정을 했죠?

[우정엽]
캐나다 총리와 폼페이오 국무장관 모두 우크라이나 비행기가 이란에 의해서 격추됐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직까지는 단정적으로 이야기한 것은 아니고요. 그러한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는 말로써 이야기를 했습니다.
다만 아직 캐나다 정부와 미국 정부 모두 어떤 근거에 의해서 그러한 결론에 다다랐는지는 이야기하지 않고 추후 조사 결과를 보겠다라고 해서 좀 신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근거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렇게 피격 가능성이 있다, 크다라고 믿고 있다라는 표현을 한 부분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우정엽]
지금 대다수의 사람들은 미국이 가지고 있는 SBIRS라고 하는 우주기반적외선 시스템을 가진 위성에서 지상에서 발견되는 여러 가지 열 신호들을 감지를 하고 있는데 특히 그것은 미국이 다른 지역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의 열을 미리 감지함으로써 미국 본토에, 혹은 미군 기지에 대한 위협을 줄이고자 하는 것인데요.

아마도 그러한 열감지 신호가 미국에게 포착이 되었고 미국이 결론에 다다른 것은 아마도 그러한 분석에 따른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미국 나름대로는 뭔가 믿을 만한 근거가 있는데 아직까지 공개를 하지 않았다, 이렇게 보면 될까요?

[우정엽]
네, 왜냐하면 아직까지는 이란 정부가 지속적으로 조사를 하게 되는 상황이고 그렇기 때문에 만약에 이란 정부가 진실을 은폐한다거나 미국이 생각하고 있는 결론과 다르다고 한다면 아무래도 그러한 미국 측 증거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어보입니다.

[앵커]
이란은 이런 피격설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일단 이란은 자신들을 괴롭히려는 서방의 여론전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그 얘기 한번 들어보시죠.

[알리 아베드자데 / 이란 민간항공청장 : 이 여객기가 1분 30초 이상 불길에 휩싸인 채 비행했고, (추락) 지점은 조종사가 공항으로 회항을 시도하려 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프랑스, 캐나다, 미국의 연방교통안전위원회도추락 사고 조사에 함께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모든 조사는 국제 규정에 따라 이뤄지고 있습니다.]

[앵커]
장 박사님, 지금 이란 쪽에서는 미국이나 캐나다의 주장을 상당히 강하게 반발을 하면서 이게 기체 결함 때문이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면서 의혹을 없애기 위해서 서방 국가들도 조사에 참여를 시키겠다, 이런 입장을 밝혔어요.

[장지향]
네, 제가 봤을 때는 그렇게 이란이 큰 목소리로 배짱 두둑하게 우리 잘못 아니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굉장히 지금으로서는 합리적인 선택이고요.

왜냐하면 조사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좀 걸릴 것이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우선 시간 벌기를 해야 됩니다. 왜냐하면 이란이 미국을 향해서 미사일을 쏘고 나서 그다음에 대대적인 선전전을 합니다.

우리의 사령관을 제거한 것에 대한 우리의 복수가, 보복전이 굉장히 성공리에 끝났다. 우리 미군에 대해서 이란군의 군사력도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그들에게 뺨을 한 대 때렸던 것과 마찬가지의 큰 타격을 입혔다라고 지금 굉장히 크게 홍보 선전전을 해놓은 상황이고 그리고 안전하게 출구로 나온 상황인데, 그러니까 봉합이 된 상황에서.

[앵커]
전면전으로 확산되지는 않고 일단 출구로 나온 상황인데 그런데?

[장지향]
지금 굉장히 뜻하지 않은 사고가 난 거거든요. 제가 봤을 때는 이란군의 잘못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우선은 이란 측에서는 아니다라고 큰 소리로 발뺌을 해야 되고 시간을 벌어놓는 것이 지금 봉합작전에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폼페이오 장관 같은 경우에는 조사 결과에 따라서 미국 정부가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다라고 밝힌 상황인데. 그러면 미국 측에서 할 수 있는 대응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장지향]
우 박사님 얘기한 것처럼 제가 봤을 때 미국은 정말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을 거거든요. 그런데 지금 봉합이 됐다라고 하지만 미국과 이란 간의 양극 갈등이 아직 수면 아래로 내려간 것까지는 아니기 때문에 우선 단계별로 사령관 제거작전에 맞서는 보복전이 잠잠해지면 그다음 단계로써 이란군의 민간기 폭격에 대한 실수를 들춰내면서 비난은 하되, 그렇다고 해서 또 다른 전면전의 걱정을 가져올 만한 수위는 아닐 것으로 생각됩니다.

[앵커]
지금 미국과 이란이 서로 사령관도 사망을 하게 됐고 그리고 보복까지 하면서 전면전으로 확산되는 게 아니냐라는 우려가 커졌었는데 일단 양측의 입장을 봐서는 그렇게까지는 확산되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였어요.

그런데 우크라이나 여객기의 격추, 피격이 만약 사실이라면 이게 또 다른 갈등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우려도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우정엽]
그런데 상식적으로 봤을 때 이란이 우크라이나 비행기를 고의로 격추시켰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관찰자들의 평입니다.

[앵커]
미국 측에서도 우발적이다라고 했었죠.

[우정엽]
미국도 그렇고 캐나다도 그렇고 그렇게 평가하고 있고요. 과거에 사실 미국의 군함이 이란의 민항기를 격추시켜서 290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것 때문에 미국이 특별한 처벌을 받은 것은 없습니다. 다만 사망자들에 대해서 약 700억 원이 넘는 돈을 민사적으로 보상해 준 것은 있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아마 이번의 경우도, 이란은 지금 부인하고 있습니다마는 시간이 지나고 여러 가지 증거들이 이란의 실수에 의한 피격이라고 할 경우에는 아마도 이란 정부가 사망자들에 대한 민사적인 보상을 해야 될 것은 있지만 이 항공기 격추 문제만을 가지고 미국이 다른 군사적인 공격을 한다거나 이 문제 때문에 경제적인 제재를 한다거나 하는 일은 있기가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옛날에 리비아가 다른 국가 비행기를 격추시킨 것은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을 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가 따랐습니다마는 이번에는 미국과 많은 희생자가 있었던 캐나다 역시 고의성은 배제하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가 양국 간의 갈등을 더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미국과 캐나다가 이란에 의해서 여객기가 피격됐다라고 주장은 하고 있지만 우발적이다, 실수다라는 표현을 쓰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뭔가 갈등이 재점화되는 그런 역할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보시는 거군요?

미국 정부는 그런데 이번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미군기지 공격에 대해서는 제재를 발표를 했습니다. 거기에 대한 얘기를 한 번 들어보시죠.

[스티븐 므누신 / 미국 재무장관 : 대통령이 이란 경제 가운데 어떤 부문을 소유하거나, 운영하거나, 거래하는 개인이나 이를 돕는 부문에 대한 추가 제재를 승인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 미국 국무장관 :캠페인의 목표는 파괴적인 외교 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자원을 이란 정권에 주지 않겠다는 겁니다. 이란이 그저 정상 국가처럼 행동하기를 원합니다. 오늘 가한 제재, 더 나아가 그 전략적 목표를 확신합니다.]

[앵커]
지금 미국 입장에서는 여객기 피격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일단 이란이 공격을 했기 때문에, 보복 공격을 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응징을 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경제 제재를 밝혔어요.

[우정엽]
사실 이란의 미군기지에 대한 공격이 미국 인명에 대한 살상으로 이어졌다면 사실 미국으로서도 경제 제재가 아니라 군사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다만 미국 인명에 대한 피해가 없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방식의 대응을 택한 것이고요. 그런데 다만 미국과 국제사회가 현재 이란에 대해서 가하고 있는 제재, 그리고 미국이 JCPOA를 파기한 이후 2018년부터 복원시킨 여러 가지 제재들이 이미 굉장히 강한 수준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미국이 새로 추가한 제재를 보면 기존의 석유, 은행, 그다음에 해운에 관한 제재에 이어서 철강 부분에 대한 회사를 제재를 추가를 했고요.

그다음에 개인들에 대한 제재를 추가했는데 이 추가적인 제재가 더 큰 효과를 가져온다기보다는 이미 기존의 제재가 워낙에 강력했기 때문에 아마도 이런 추가적인 제재는 물론 추가적인 효과는 있습니다마는 보다 정치적이고 상징적인 효과가 큰 것 같습니다.

[앵커]
장 박사님이 보실 때는 어떠세요? 지금 이란이 사실 내부적으로 봤을 때도 민심도 좋지 않고 경제 상황도 어려운 그런 위치이기 때문에 이런 미국의 추가 경제 제재가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장지향]
저도 별로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고요. 지금 흔히 이란 경제의 90% 이상이 미국의 고강도 제재 부과의 압박 속에 처해 있거든요.

더 이상 어떻게 짜낼 섹터도 없는 상황이라 굉장히 정말 상징적인 레토릭에 얘기인 것 같고요. 다만 좀 아쉬운 점은 미국의 이번 제재 조치 발표나 아니면 그전에 사령관 제거작전으로 인해서 그나마 이란 내에 있었던 온건한 발언을 했던 개혁파들, 이런 사람들의 목소리가 굉장히 줄어들었습니다.

이제 곧 있으면 2월에 이란 총선이 예정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아무도 개혁파가 다시 한 번, 지금 대통령이 개혁파 출신이거든요. 개혁파가 다시 한 번 대도시를 중심으로 선거에 승리한다거나 그럴 것을 전혀 예측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여론이 반미에 대한 강경한 목소리로 점점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 사실 온건한 목소리를 내고 싶어도 여론 눈치 내지는 내지는 이란 수뇌부 눈치 때문에 그러지 못하는 상황이라 어쨌든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제거작전과 이란의 보복전으로 갈등은 마무리가 됐지만 이제 국내 정치로 들어갔을 때 이란의 강경한 목소리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앵커]
그러면 반미 여론이 이란 내에서 점점 강해지면 어떤 여파가 있을 수 있는 건가요?

[장지향]
최악의 시나리오 같은 경우는 우리가 우려하는 게 호르무즈 해협을 이란 군부가 봉쇄하겠다라고 꽤 오래 전부터 협박을 해 왔었는데 그런 목소리들을 온건파, 개혁파들이 우리는 협상을 할 수도 있고 외교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하지 말라고 같이 카운터 밸런스를 해 왔는데 그런 목소리가 지금 많이 동력을 잃고 있는 상태입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 말씀하신 호르무즈 해협을 막을 가능성은 실제로 어느 정도 있다고 보세요?

[장지향]
기존보다는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데 호르무즈 해협이 많이들 알고 계시겠지만 세계 전체 경제 물동량의 20~30%고 우리 같은 경우는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거든요.

즉 이란과 친한 우방국들, 러시아나 중국, 터키들도 자기네들의 경제적 이익이 호르무즈 해협에 걸려 있단 얘기예요.

그리고 굉장히 비밀리에 이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이란이 우방국들한테 자신의 석유나 다른 수출품을 계속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서 사고 팔고 있기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을 이란이 봉쇄할 경우 굉장히 단기적으로 또 선전전 효과 측면에서 봉쇄하고 다시 해제하거나 그런 전략을 생각해 볼 수는 있지만 장시간 그러기에는 이란 자신들에게도 큰 피해가 돌아올 수 있습니다.

[앵커]
실질적으로 따져봤을 때는 호르무즈를 봉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 상황으로 분석을 해야 될 것 같은데.

일단 지금 이란에서는 반미 감정이 커지고 있고 그리고 이란도 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마는 사실 미국도 선거를 앞두고 있는 그런 상황 아니겠습니까? 미국 내에서는 이번 이란과의 이런 주고받은 공격에 대해서 어떤 분석들이 나오고 있나요?

[우정엽]
사실 미국도 어떤 외교적인 사안이 발생했을 때, 지금 대선으로 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어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분석보다는 당파적인 색깔이 많이 섞여 있습니다.

일례로 이번에 이란이 우크라이나 비행기를 격추시킨 것에 대해서 지금 민주당 대선 후보들 중의 한 명이 애매하게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 이것이 꼭 이란과 미국의 두 국가가 모두 책임이 있는 것처럼.

그러니까 미국 입장에서는 이것은 철저히 이란의 잘못이어야 되는데 부티지지 시장이 이것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이란과 미국의 갈등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다라고 하면서 공화당계 사람들은 그 부티지지 시장을 강력히 비난한 것이고.

[앵커]
솔레이마니를 사살했기 때문에 이란이 이렇게 공격을 한 것이다.

[우정엽]
네, 그렇기 때문에 여러 가지 여론들이 사실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더 이상의 확전을 방지하겠다, 확전을 하지 않겠다라는 연설을 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는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동의합니다.

다만 어떠한 태도로 동의하느냐 하는 건데 민주당에 가까운 사람들은 자기가 지른 불 자기가 껐다, 이런 식으로 표현하면서 폄하하는 태도가 있는 것이죠.

[앵커]
지금 중동에서는 이렇게 반미 감정이 커지고 있다고 하다 보니 그러면 미국의 영향력이라든지 입지가 줄어드는 반면에 반대로 러시아가 조금 더 목소리를 키울 수 있지 않느냐, 이런 분석들도 나오고 있거든요. 실제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죠?

[장지향]
네, 맞습니다. 사실 작년 하반기부터 중동에서 미국은 추락하고 러시아는 급부상한다라는 얘기가 나왔거든요.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작년 말에 미군이 시리아 철군을 결정하면서 동맹국인 터키가 또 다른 미국의 동맹 세력인 쿠르드를 공격을 하고 민간인을 학살까지 했는데 미국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걸 보고 그야말로 배신과 일탈의 동맹정치를 트럼프는 전혀 컨트롤할 수가 없다라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때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나와서 평화협정을 주도를 하고 또 시리아 내전의 전후평화협상까지 지금 완전 전폭적으로 주도를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네, 맞습니다. 사실 좀 강하게 얘기를 하자면 중동 내 신지정학에서 미국은 패배했고 러시아는 승리했다라는 평가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 면에서 보면 앞으로 이런 판도라든지 미국의 입지를 좀 더 넓히기 위해서 미국이 뭔가 행동을 취할 수 있는 그런 여지가 있을까요? 어떤 부분들이 있을까요?

[장지향]
사실 트럼프 행정부는 별 행동을 취하고 싶어 안 하는 것 같거든요. 그러면서 문제는 중동 내 남아 이것은 미국의 동맹 우방국들인데 그들이 보기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는 자국우선주의와 신고립주의를 내세우면서 중동을 떠나가겠다라고 선언을 했으니 이스라엘, 사우디, UAE 같은 나라들이 그러면 우리는 우리끼리 자생력을 키우면서 대책을 마련해 보겠다라는 상황으로 마무리되어 가는 듯했는데 갑자기 떠난다던 미국이 질서를 어그러뜨리고 엉망으로 해 놓은 채 떠나는 것에 대해서는 다들 불만이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중동 상황이 아직까지 어떻게 보면 어수선하고 뭔가 정리되지 않은 그런 상황인데 이런 여파가 과연 우리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 부분도 우리가 고려를 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일단 우리 같은 경우에는 지금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파병 문제가 걸려 있는데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귀국 메시지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정의용 /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 우리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나 이에 대한 (미국 측의)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고요. 현재 중동 상황에 대한 미국 측의 상세한 브리핑이 있었습니다. (호르무즈 파병 문제)는 우리 국민과 기업의 안전을 보호하고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자유 항해와 안전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우리가 기여 하는 방침)을 세우고 어떠한 방식으로 할 것이냐를 놓고 신중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앵커]
중동 지역 정세가 불안할수록 우리에게는 이 호르무즈 해협의 파병에 대한 문제가 압박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데 정의용 실장이 이번 방미 기간 중에는 파병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라고 얘기를 하기는 했습니다마는 지금 해리스 대사가 직접적으로 언론 인터뷰에서 파병을 공식적으로 요청한 그런 상황 아니겠습니까?

[우정엽]
사실 2019년 5월, 6월에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가던 사우디 유조선, 그다음에 노르웨이, 일본 유조선들이 공격을 받았고 또 영국 유조선은 나포되는 상황까지 있으면서 미국이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에게 참여를 요청을 했습니다.

그런데 독일하고 스페인은 그러한 요청을 명시적으로 거부를 했고 영국, 바레인, 호주 같은 국가들은 참여를 했습니다.

다만 호주는 이것이 미국의 요청에 의해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호주에 들어오는 석유의 약 17% 그리고 정제유의 약 26%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서 들어오기 때문에 자국의 에너지 수급 안정을 위해서 파견하는 것이다라는 명분을 내세운 것이고요.

아마도 우리 정부도 파병을 하게 된다면 같은 논리를 세우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왜냐하면 아까 장 박사가 잘 설명했듯이 우리 에너지의 7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서 오기 때문에 만에 하나라도 우리 선박들의 안전이 위협을 받는다면 우리같이 에너지를 전량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국가에서는 큰 타격이 되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우리가 중견국가로서 국가 세계 공공재에 대해서 어떻게 대체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있는데 공공재라는 것은 모든 사람이 혜택을 받지만 사실 아무도 비용을 지불하고 싶지 않아 하는 그런 문제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안전이라는 것이 사실 대표적인 그런 공공재인데 누군가가 지켜서 그 곳을 선박들이 안전하게 지나간다고 한다면 모든 사람들이 혜택을 받지만 아무도 나서서 그 비용을 내고 싶어 하지는 않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는 우리 에너지 수급에 따른 현실적인 이유 그리고 중견국가로서 세계적인 공공재에 우리가 직접 기여한다는 의미, 이런 것들을 감안하되 다만 과거에 우리가 이라크 파병하고 났을 때 우리 국민들에 대한 신변 위협이 있었던 점을 감안해서 어느 정도 수위로 어떻게 참여할 것인가 하는 아주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을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정말 말씀하신 것처럼 많은 고민이 될 것 같습니다. 국내 우리나라의 이익도 고려를 해야 되고 그러면서 또 동맹관계도 고려를 해야 되고 상당히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데 이란과의 관계도 고려를 할 수밖에 없는 게 이란에서는 당연히 이 부분에 대해서 강력하게 지금 항의를 하고 있는 입장이잖아요.

[장지향]
물론입니다. 그러니까 주한 이란대사의 발언이 문제가 되기도 했었고.

[앵커]
일부 오해가 있다고는 하지만 단교 얘기까지 나왔었어요.

[장지향]
네, 그분이 요즘 저희 연구원부터 시작해서 굉장히 활발히 공공외교 활동을 하고 다니면서 한국이 호르무즈 파병을 하면 정말 큰 문제가 될 것이다라는 얘기를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그분이 그렇게 얘기는 했지만 저랑 얘기할 때도 한국의 한미공조 문제, 북핵 문제 그다음에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 다 이해는 된다라고 얘기를 했었어요.

그런데 지금 저렇게 강경모드로 변환한 걸 보면 사실 자신의 생각이 바뀌었다라기보다 자기가 이렇게 강경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다라는 것을 이란 수뇌부에서 들어주기를 바라는 것 같거든요.

이란 내 청중도 그렇고. 그래서 앞으로 한국, 이란과의 관계도 풀기에는 굉장히 어려움이 많아진 것 같아요. 온건 개혁파의 자리가 정말 많이 축소됐습니다.

[앵커]
이란 대사와도 직접 많은 접촉을 해 보셨을 텐데.

[장지향]
2주에 한 번씩은 만난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만약에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을 했을때 큰 문제가 생길 것이다라고 했는데 그 큰 문제라는 것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들고 있나요?

[장지향]
앞으로 어쨌든 정치적으로는 한국이랑 이란이 큰 문제 없이 지낼 수 있는데 제재 문제 때문에 둘 사이에 교역은 줄었지만 그 문제까지도 우리가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라는 얘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교역도 단절될 수가 있다.

[장지향]
지금 교역은 우리 측에서 많이 자제를 하고 있는 것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사회나 연구 부문끼리는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활발히 같이 협력을 해야 된다라는 목소리가 있어왔었고 외교적으로도 서로 상대방의 다른 이해관계를 인정을 한다라는 차원이었는데 이란 측 목소리가 좀 많이 바뀌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앞으로 어떻게 보면 민간교류까지도 차단될 수 있다, 이런 협박 아닌 협박성 멘트를 하고 있는 거군요.

[장지향]
네, 맞습니다.

[앵커]
지금 이란의 입장에서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강하게 주장을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인데 그런데 지금 이란 내부적으로 봤을 때 사실 이란에 대해서 우리가 주목하는 이유는 일단 핵문제 아니겠습니까? 핵문제는 앞으로 이란에서 어떻게 더 입장을 정리할까요?

[장지향]
제가 생각할 때는 핵무기 개발로 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실 이란은 아직까지도 IAEA 사찰을 받고 있고 받겠다고 항상 큰 소리를 치고 NPT 체제 하에 있고요.

그리고 최고 지도자인 하메네이가 굉장히 자주 핵무기 개발은 이슬람에서 금지하고 있는 하람이다라고 얘기를 했기 때문에 이들에게 핵은 무기개발보다는 무기개발로 갈 수 있는 기술을 다 축적해놓은 다음 그것을 레버리지로 삼아서 미국으로 하여금 제재 풀어라라고 협상 테이블에 나올 수 있는 그런 도구로 활용될 정도이지 무기개발까지 갔을 경우 이란이 또 얻을 것은 없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현실적으로 봤을 때 실질적으로 무기개발까지는 나가기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 이렇게 중동 사태가 갑자기 급부상하면서 북한과 관련된 이슈들이 조금 묻힌 그런 면이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어요.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보는 북한의 문제, 어떻게, 어느 정도 수위라고 보세요?

[우정엽]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북한이 현재 이 상태로만 있어도 큰 문제는 없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우리 정부를 통해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생일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하는데 그것은 정말로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그냥 가만히 있으면 좋겠다라는 뜻을 전달한 것이지, 그리고 너네들이 언제든지 대화에 나오면 우리는 대화할 준비가 됐다라는 것이지 북한이 지난 연말 요구했던 것처럼 미국이 새로운 셈법을 제시했다 거나 아니면 미국이 선제적인 제재 완화 조치를 하겠다거나 이런 내용은 아마 들어있지 않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북한이 올해 신년사를 건너뛴 것처럼 현재 어떠한 방향으로 나갈까를 고민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생일 메시지를 또 공개적으로 전달한 것은 계속해서 상황을 이렇게 관리하겠다라는 뜻으로 읽을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관계가 더 악화되는 것을 막겠다라는 그런 뜻으로 보면 되겠군요.

[우정엽]
그렇죠. 어떤 도발을 하게 된다면 미국으로서 또 대응을 할 수밖에 없으니까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현재 상태만 유지가 되더라도 아무 손해볼 것이 없는 것이죠.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중동 문제와 관련해서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그리고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과 함께 분석해 봤습니다. 두 분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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