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기름값 인상 항의 시위 '폭동' 규정..."은행·상점 등 160곳 불에 타"

이란, 기름값 인상 항의 시위 '폭동' 규정..."은행·상점 등 160곳 불에 타"

2019.11.18. 오전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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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역에서 기름값 인상 항의 시위
이란 정부 "은행 100곳·상점 57곳 방화로 소실"
"조성된 재원은 국민 생활보조금으로 지급"
이란 정부 "폭력시위 적극 가담자 1,000명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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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란 정부는 기름값 50% 인상에 항의해 지난 주말 전국적으로 확산한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하고 가담자를 검거하는 등 조기 진압에 나섰습니다.

단체행동을 엄격히 통제하는 이란에서 시민들의 항의 시위가 벌어진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박상남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현지 시간으로 지난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간 이란 전국 주요 도시에서는 폭력 시위가 격렬하게 벌어졌습니다.

기름값 기습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입니다.

정부 청사 건물이 방화로 불에 타는가 하면, 도로 위 차량들도 안전하지 않았습니다.

주유소 시설물도 모조리 파괴되고, 불에 타 폐허가 됐습니다.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위대가 은행과 상가 건물을 닥치는대로 부수고 불을 지르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이슬람교 예배당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이란 정보부는 이틀간 이란 전역에서 은행 100곳과 상점 57곳이 시위대의 방화로 소실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시위는 정부가 기름값을 우리 돈으로 1리터당 약 100원에서 150원으로 50% 기습 인상하면서 촉발됐습니다.

여기에 한달에 60리터까지만 살 수 있도록 하고 이를 넘기면 리터당 300원을 받도록 해 기름값은 사실상 3배로 뛰었습니다.

이란 정부는 기름값 인상으로 조성된 재원을 모두 국민들을 위해 쓸 것이라며 여론 달래기에 나섰지만 성난 시위대를 가라앉히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이란 정부는 시위 참가자들을 대대적으로 검거하면서 조기 진압에 나섰습니다.

폭력행위나 시위를 선동한 혐의로 1000명을 체포했습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 / 이란 최고지도자 : 은행에 방화하는 것은 보통 시민들이 아니라 폭도들이 하는 짓입니다.]

이란 당국은 시위가 추가로 확산하지 않도록 토요일 밤부터 인터넷을 전면 차단했습니다.

실제로 일요일엔 항의 시위 규모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강경책으로 기름값 인상에 대한 이란 국민들의 불만을 완전히 잠재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합니다.

YTN 박상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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