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스-더넓은세계] 美 인종차별 논란 확산...'이민자 정신'은 어디에?

■ 진행: 김대근 앵커
■ 출연: 박원곤 /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 발언이 여전히 논란입니다. 미국 하원에서는 107년 만에 대통령을 비난하는 결의안이 채택되기도 했는데요. 동맹국인 영국과 캐나다도 거세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특히 영국의 메이 총리는 포퓰리즘 성향의 정치 세력이 우세하는 현실을 개탄했습니다.

또다시 백인 우월주의를 들고 나선 트럼프 대통령. 과연 내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요? 또 미국의 대선 결과가 한반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궁금합니다. 알수록 볼수록 더 넓은 세계. 오늘은 미국이란 국가에 대한 원론적인 궁금증을 해소해 보겠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박원곤]
안녕하세요?

[앵커]
미국 하원,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 발언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그런데 탄핵안도 올라갔었는데 부결됐어요. 지금 어떤 상황인가요?

[박원곤]
시작은 13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에서 시작을 했죠. 그래서 미 민주당의 여성 비백인계의 여성 4인방이 있습니다. 굉장히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고 어떻게 보면 굉장히 진보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는 의원들인데요. 그 의원들 4명을 딱 콕 집어서 왔던 곳으로 돌아가서 망가지고 범죄에 찌든 나라로 먼저 고쳐보라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상당히 미국 내에서는 이른바 정치적인 올바름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인종적인 발언, 또 어떤 성적인 취향, 종교적인 것에 대해서는 말을 하면 안 되는 그런 금기시 되는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인종적인 것을 건드려서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영어를 써서 죄송합니다만 Go back이라는 표현을 썼거든요. 그러니까 미국 의회에서도 문제제기가 됐고 그래서 미 하원에서 규탄결의안을 지금 냈습니다. 그래서 규탄결의안이 통과됐고요. 그리고 나서 탄핵결의안, 결의안이라기보다는 탄핵을 실시할 수 있는 그런 절차를 묻는 그런 결의안이었는데 그것은 통과되지 않았죠.

[앵커]
Go back, 말씀해 주셨는데 그 부분은 잠시 뒤에 짚어보도록 하고요. 규탄결의안이 통과가 되긴 했는데 실효성이 있을까요?

[박원곤]
말 그대로 결의안이고 법적인 실효성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정치적으로는 적지 않은 의미가 있죠. 특히 미국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해서 미 의회에서 그런 또 규탄결의안이 나온 건 지금 107년 만이라고 얘기를 합니다.

하원의 태프트 대통령 때 그 당시 상원 선거에 개입한 그런 일이 있어서 그때 규탄결의안이 나오고 무려 100년 만에 나온 거거든요. 그러니까 나름대로의 확실한 또 정치적인 상징적인 의미는 있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흔히 미국이라고 하면 이민자들의 나라다, 이렇게 말을 많이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 그리고 이민자들을 비하하는 폄훼하는 발언을 했다, 이거 어떻게 봐야 될까요?

[박원곤]
굉장히 당황스러운 상황이죠.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인종에 관한 이른바 막말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요. 후보 때부터 굉장히 많은 얘기를 했습니다. 여성 비하 발언도 있었고 인종 발언도 있었고 심지어는 미국에서 또 다른 금기어 중 하나가 전쟁영웅을 모욕하는 발언을 하면 안 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얘기도 많이 했죠.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막말은 하루이틀 된 것은 아닙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미국 사회가 이른바 멜팅팟이라고 해서 여러 인종이 섞여서 결국 이민자의 나라 아닙니까? 이민자가 미국을 지금 세계 최강대국으로 만든 것은 사실이고요.

설사 그 처음 시작이 백인 이민자라고 하더라도 지금은 여러 인종이 모여서 그렇게 조화롭게 살면서 국가를 강력하게 만든 것은 사실인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들은 상당히 그것에 반하는 것이고요. 말씀드린 것처럼 일종의 백인 인종 우선주의를 지금 계속 주창하고 있다 그렇게 판단이 됩니다.

[앵커]
이번 사태에 대해서 국제사회의 반응도 좋지는 않아요.

[박원곤]
그렇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반응이 있었고요. 제일 먼저 하는 것이 지금 나오는 것처럼 영국 또 캐나다. 어떻게 보면 영국과 캐나다는 같은 인종, 뿌리를 찾아보면 같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인데 이 나라의 정상이 지금 나온 것처럼 테리사 메이 총리, 곧 물러납니다마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얘기를 했고 트뤼도 총리도 굉장히 비판적인 얘기를 했습니다.

더불어서 지금 영국이 총리 선출 과정에 있는데 지금 강력한 후보 중 2명이 전 외무부 장관인 보리스 존슨이죠, 그리고 현 외무장관인 헌터 같은 경우에 둘 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에 대해서 문제시를 삼았습니다.

[앵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둘러싸고 국제적인 논란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보이는데 그러면 정작 본인은 지금 어떤 입장을 갖고 있나요?

[박원곤]
트럼프 대통령도 주워담으려고 하는 그런 모습은 보입니다. 그래서 트위터에 자신이 얘기한 것은 자신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 인종적인 발언이 아니다라고 얘기했고요. 지금 미국 언론에서 계속 문제제기를 하고 더군다나 규탄결의안까지 하원에서 통과됐으니까 계속 그 문제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종에 지금 변명은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유세에서 지금 새로 나오기 시작한 구호 중에 하나가 바로 Go back이거든요. 돌아가라, 돌아가라. 그런 구호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 기자가 질문을 했습니다. 도대체 그런 구호가 나오도록 두는 이유가 뭐냐고 했더니 딴청을 부리면서 그런 얘기가 나왔느냐, 그래서 기자가 다시 한 번 분명히 나왔다. 못 들었냐고 했더니 다음번에는 안 나오게도 할 수 있지라고 하는 식으로 말을 흐리고는 있는데요.

그만큼 민감한 문제이고 더구나 미국 대통령이 해서는 안 되는 문제인데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반응을 보면 이전 미국 대통령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던 미국의 지도자와는 매우 다르죠.

[앵커]
앞으로 그러면 양극화가 심화될까요, 어떻게 보세요?

[박원곤]
저는 이 배경을 저희가 볼 필요가 있다고 하는데 미국은 이미 양극화가 상당히 심화됐습니다. 1980년대 이후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배경도 그 안에 있다고 보고요.
지금 미국은 1:99로 나뉘어서 정말 수퍼리치라고 불리는 정말 잘사는 사람 1% 대 그렇지 않은 사람 99%. 그리고 더 큰 문제는 미국에서 중산층이 무너졌죠.

그래서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이른바 미국의 꿈이 있지 않습니까.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게 있는데 그건 그냥 일반 노동자들이 열심히 일을 하면 교외에 안정된 안전된 지역에 집을 갖고 가족을 부양하고 자신의 자녀들을 대학에 보내고 그리고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고 어느 정도 노후를 위해서 돈을 모을 수 있는 것, 그것이 아주 기본적인 미국이 말하는 중산층의 삶인데 그게 무너졌습니다.

2000년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거의 무너져 있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그런 미국 중부 지역의, 이른바 러스트벨트. 옛날 산업으로 자동차 산업 같은 것이 유명한 지역이었는데 거기가 쇠퇴하면서 그 백인 노동자들이 무너진 중산층의 꿈에 좌절을 해서 그것을 굉장히 과격한 방법으로 대변을 하고 그것이 마치 인종과 이민자 때문에 그런 문제가 생겼다라고 얘기를 하는 트럼프를 지지해서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이 된 거죠.

[앵커]
무너진 중산층을 자극하는, 분노를 자극하는 그런 전략을 쓰는 거 아니냐 이렇게 분석을 해 주셨는데 그렇다면 이 인종차별 발언이 나온 이후에 미국민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박원곤]
미국민들 주류의 반응이라든지 언론들은 매우 비판적이죠. 말씀드린 것처럼 이른바 정치적인 올바름이다라는 것이 또 미국을 상징하는 것이 민주주의와 또 이런 여러 가지 인권, 가치 이런 것들인데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거기에 정반하는 행동을 계속하고 있죠. 그런데 문제는 말씀드린 것처럼 이건 어떻게 보면 구조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이렇게 트럼프 대통령이 막말을 하고 또 이전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그런 얘기를 함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거든요. 오히려 공화당 같은 경우에는 처음에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주류에게 배척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공화당을 지지하는 층에서는 거의 80%, 90%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공화당 내 주류조차도 이제 트럼프 대통령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고. 아까 잠깐 말씀을 나눴습니다마는 규탄결의안 같은 경우에도 보면 이게 공화당, 민주당 상관없이 이전 같았으면 공화당에 있는 대다수의 의원들도 규탄결의안에 찬성을 했어야 되는데 단 4명만 찬성을 했습니다. 그 정도의 수준이다라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미국과는 굉장히 다르죠.

[앵커]
일각에서는 이런 얘기도 있습니다. 이민자 배척 정서의 근원이 1600년대부터 있어 왔다. 이게 어떻습니까?

[박원곤]
그렇습니다. 미국이 이민자의 나라니까 그전에는 더군다나 영국의 식민지였죠. 그래서 영국의 식민지에 있을 때 영국을 반대하는 미국에 있는 사람들을 추방하는 반시민법 같은 것이 1600년대에도 있었고 그후에도 계속 유지가 됐습니다.

그래서 뿌리를 보면 미국 토착주의다라고 , 영어를 써서 죄송합니다마는 네이티비즘이라는 얘기를 하거든요. 그런데 지금 나타나는 현상과 그때와는 조금 많이 다르죠. 말씀드린 것처럼 이것은 1970년대부터 우리가 기원을 볼 수 있는데 그때 이미 미국의 제조업이 무너지기 시작을 하면서 그것을 대체하는 산업들이 사실은 뭐랄까요, 캘리포니아나 뉴욕 지역처럼 11개 지역의 도시 중심으로 발전을 했습니다.

그래서 도시와 미국 내륙의 농촌 지역의 격차가 매우 커졌거든요. 그런 구조적인 요인도 같이 작동을 했기 때문에 그것을 특히 내륙 지역에 있는 잠깐 말씀드린 러스트벨트에 있는 백인 노동자들의 좌절을 트럼프 대통령이 활용을 한 거죠.

[앵커]
굉장히 정치적인 전략이다 이런 분석으로 지금 생각이 드는데 그렇다면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 앞으로는 어떤 전략을 펼칠까요?

[박원곤]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 이 전략을 추진해 갑니다. 그러니까 세 가지로 딱 구호가 이미 많이들 얘기되고 있는데요. 그것은 미국 우선주의, 자국 우선주의라고 우리가 얘기를 하죠. 아메리카 퍼스트라고 불리는 것. 그리고 지금 인종 우선주의가 있고 또 하나는 트럼프 우선주의가 있습니다.

그 세 가지를 우선해서 밀고 나가는 거죠. 지난번 선거에서도 기억하시겠습니다마는 공약 중에 굉장히 황당한 공약이 많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멕시코 국경 지역에 장벽을 세우는데 그 장벽 비용을 멕시코 정부가 내야 된다. 그리고 이민자 중 불법 이민자들 전체를 다 추방하겠다. 그런 공약을 통해서 당선이 됐거든요.

그런데 여전히 그런 입장은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얘기하는 인종주의도 사실 그 연장선상에 있는 거고요. 재선, 이미 시작이 됐습니다마는, 캠페인이. 같은 모습을 얘기를 하고 있죠. 구호 자체가 미국이 계속 위대하게. 그리고 자신이 했던 약속은 지켜졌다. 앞으로도 계속 지켜질 것이다.

그러니까 기존에 갖고 있었던 미국의 어떤 구조적인 모순 그것을 활용해서 자신이 갖고 있는 쇼맨십이 있지 않습니까. 리얼리티쇼를 하던. 그것과 연계시켜서 참 선동적인 모습으로 지금 또 선거를 치러나가고 있죠.

[앵커]
미국 대선에서 재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이 부분도 궁금하고요. 또 트럼프의 재선 성공 여부가 우리에게 미칠 영향은 뭐가 있을까요?

[박원곤]
재선 성공 여부는 지금 말씀드리기가 어려운 게 이게 지난 대선이랑 비슷합니다. 그때도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로 선출됐을 때 힐러리 후보에 비해서 거의 20% 뒤쳐질 것이다라고 했거든요. 지금도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나온 모든 사람이랑 다 비교를 해도 다 뒤집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지금 민주당 대선후보의 선두주자인데 거의 두 자리, 20% 가까이 뒤지는 것으로 나오거든요. 그런데도 힐러리 클린턴 후보랑 했을 때 뒤집었습니다.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은 이른바 차돌 지지층이죠. 트럼프 대통령이 막말을 하든 무슨 짓을 하든 어쨌든 최소 40% 이상은 나옵니다. 지금은 일부 보수 매체에서는 50%까지도 얘기를 하고 있고요. 그 강력한 지지층을 이끌고 간다면 조금 조심스럽습니다마는 저는 재선의 가능성이 있다라고 봅니다.

[앵커]
그렇다면 지금 한반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좀 더 얘기를 해 봤으면 좋겠는데 대북정책과 관련해서 속도조절론을 내세웠습니다. 이거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요?

[박원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전략이랑도 연계가 되어 있죠. 지난 판문점 회동 이후에 실무회담을 하기로 했는데 지금 북한이 계속 묵묵부답이고 오히려 비판하는 입장으로 돌아서지 않았습니까?

거기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얘기하는 것은 시간이 충분하다, 서두르지 않겠다고 얘기를 하는데 지금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재선의 전 과정 동안 북한이 최소한도 핵과 미사일 실험만 안 하면 된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서 대화가 계속 진행되고 있으면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북한을 관리하고 있다, 그렇게 이미 유세에서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것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가장 최저 수준이죠. 물론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북한 비핵화를 하고 싶은 생각도 분명히 저는 있다라고 생각을 합니다마는 현재로서는 최저 수준으로 유지를 해서 재선에 방해는 안 되는 수준까지만 가면 된다라는 생각도 분명히 갖고 있다고 판단이 됩니다.

[앵커]
이 부분도 궁금합니다. 한일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데 미국이 어디까지 개입을 할까요?

[박원곤]
미국이 중재의 필요성은 분명히 느끼고 있죠. 왜냐하면 미국의 전략을 보면 한미일 안보 협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일단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실상 중국이 견제하는 핵심 기제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 한일 간의 갈등을 매우 우려 섞인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요.

다만 어느 정도 적극적으로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수면 위로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전에도 보면, 왜냐하면 미국의 입장에서도 곤란하죠. 어느 일국의 편을 들었다가 그것으로 인한 후폭풍과 감당할 몫이 너무 크기 때문에 물밑에서 중재하는 역할을 계속해 왔거든요. 그래서 지금도 이미 중재는 시작됐다고 보고요. 다만 1차적으로 중재를 할 때 한일 간에 뭔가 대화와 타협을 할 수 있는 그런 장을 여는 것이 미국 중재의 첫 번째 발걸음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미국 정부 또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한반도에 미칠 영향까지 전망해 봤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와 함께 얘기해 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박원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