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 같은 회의실 만남...중재역 선 긋는 美

창고 같은 회의실 만남...중재역 선 긋는 美

2019.07.13. 오후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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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정아 앵커, 박광렬 앵커
■ 출연 : 신범철 /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김숙현 /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전략연구실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한일 양국 정부 관계자가 테이블 2개만 덜렁 있는 창고 같은 회의실에서 만났습니다.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 아니 일본의 경제 보복이 시작된 이후 양국 당국 간의 첫 접촉 모습인데요.

한일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것에 대해서 미국은 중재 역할에 대해서 일단 선을 긋는 분위기입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 그리고 김숙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전략실장과 관련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두 분 어서 오십시오.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안녕하세요. 어제 과장급 회의, 보신 분들은 뭐 이게 회의실인가 하셨을 것 같습니다. 일단 화면이 있으면 보여주실까요?

일본 측에서 마련한 회의장으로 지금 들어가고 있는 모습 보고 계신데요. 이게 회의실입니다. 화이트보드에 설명회라는 종이 한 장 뽑아서 놔뒀고요.

저 테이블도 이동식 테이블이죠. 이동식 테이블 2개를 붙여놓고 저렇게 마주앉아서 악수도 안 하고 굉장히 무표정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숙현 실장님, 이거 다분히 뭔가 의도된 거라고 봐야 됩니까?

[김숙현]
아마 오해의 소지가 없었으면 좋겠는데요. 7월부터 사실 일본은 굉장히 여름에 덥습니다.

그래서 공무원들한테는 쿨비즈라고 해서 넥타이를 하지 않고 정장을 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기는 한데요.

그런 점에서 봤을 때는 어느 정도 부분은 이해할 수 있지만 악수를 하지 않는다라든가 아니면 회의실 뒤의 의자를 치우지 않는다는 것도 정리정돈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일본 측에서 주는 메시지가 나름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의상 부분이야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저런 썰렁한 회의장을 봤을 때 뭔가 일본이 여기에 대해서 제대로 협의할 생각이 없다, 이런 의도를 보여준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는데 생각보다 대화는 길었습니다.

6시간 정도 대화를 했는데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산업통상자원부 브리핑 내용 들어보고 오겠습니다.

[이호현 /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 : 우리 대표단은 일본 측의 이번 조치는 전 세계 공급망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하였습니다. 3개 품목에 대한 수출통제 강화에 대해서는 일본 측 사유가 매우 추상적이며, 사전합의 없이 불과 3일 만에 전격적으로 조치에 나선 것은 정당하지 않은 조치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제기하였습니다. 특히, 7월 24일 이전에 양국 수출 통제 당국자 간 회의 개최를 제안하였습니다. 다만, 일본 측은 금일 협의 목적은 이번 조치에 대한 사실관계 설명이라는 점을 반복하며 명확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부적절한 사안에 대한 우리 측 질의에 대해 일본 측은 일부 언론에 나오는 것과 달리 북한을 비롯한 제3국으로 수출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일본에서 한국으로 가는 수출에서 법령 준수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일단 부당함을 강조했다. 그런데 협의냐 설명회냐 여기서부터 신경전이 있었고 예상했던 대로 접점은 찾지 못하고 온 이런 모습인데요. 지금 마지막에 들어보신 내용에서 북한을 비롯한 제3국으로 전략물자가 수출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어제 이 얘기를 했다고 하고요.

일본에서 한국으로 가는 수출에서 법령 준수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여기에 대해서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지금 이 얘기까지 들어봤는데 그러면 지금까지 북한이 사실 주장해 온 것이 한국으로 수출하면 이게 북한으로 들어가서 무기가 된다, 이런 주장 아니었겠습니까? 여기서 한 발 물러섰다고 보면 됩니까?

[신범철]
한 발 물러선 것 같습니다. 한국의 여론도 그렇고 우리 정부 측에서 그 부분에서 공동조사 받자, 자신감 있게 나가니까 일본 측에서는 한 발 물러선 것 같아요.

사실 이건 사안 자체가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정치적 공세, 외교적 공세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본도 그렇게 구체적으로 사안을 제시하면서까지 압박은 하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이게 우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이야기는 적극적으로 전달하고 다른 한편으로 풀어나가는 그런 지혜를 동시에 발휘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기업 피해 아니겠습니까? 명분이야 일본에서 어떤 명분을 들고 나오든. 어제 그런데 우리를 수출 규제 조치는 계속 하고 여기다가 백색국가, 그러니까 수출 절차 간소화 절차를 지금까지 유지했었는데 이 부분에서 제외하겠다.

이런 입장을 한 번 더 명백히 했습니다. 이게 이렇게 되면 얼마나 달라지는 겁니까?

[김숙현]
글쎄요. 백색국가로 지정하고 있는 국가가 약 27개국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국조차도 빼겠다라는 그런 얘기인데 사실 백색국가라고 하는 것은 안전보장 우호국으로 인정을 해서 주요 물품의 수출 절차를 간소화한다, 이런 개념이거든요.

그런데 이것에는 식료품이라든가 목재를 제외한 모든 품목이 사실 해당이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수출입 절차가 당연히 지연이 될 것이고요. 그다음에 직간접적으로 우리 경제에 주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지금까지 우대를 줬던 이런 것들을 안 하겠다, 한국에 대해서는 안 하겠다. 이런 입장을 명확히 어제 밝혔는데 이 백색국가에서 제외된다는 게 캐치올 규제 대상이 된다. 이런 얘기라고 하더라고요. 이 캐치올 제도는 어떤 거고 만약 이게 적용이 되면 어떻게 달라지는 건지.

[김숙현]
캐치올 제도라고 하는 것은 특정 국가가 국가 안보 등을 위해서 주요 전략물자를 수출할 때 반드시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그런 제도입니다. 일본이 만약에 이런 캐치올을 발동할 경우에는 사실 거의 모든 품목이 수출규제의 대상에 포함된다고 그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안보 물자로 규정을 하면 사실상 안 걸리는 게 없게 되는 이런 상황이 되는 겁니까?

[신범철]
그러니까 괴롭히는 거죠. 캐치올이라는 말 자체가 모두 다 잡겠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전략물자 통제 체제에서 강도 높은 제재를 가할 때 사용하는 말인데 이런 절차를 지연시키고 그럼으로써 한국 기업에 피해를 주겠다.

그런데 사실 그렇게까지 일본이 나갈 수 있을까는 별개의 문제라고 보는데 왜냐하면 지금 우리도 미국을 통해서 협의를 하고 있고 결국 이런 부분이 어느 정도 해법이 저는 구해질 거라고 생각하는데 지금 일본이 생각하는 것은 사실 나름대로 자신들의 불만을 드러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 자체보다도 사실 그 이면에 있는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한국의 해법을 요구하는 거라고 보고요. 따라서 우리가 이 문제를 풀어가는 것은 이 문제를 풀어가는 논리대로 맞대응을 해야 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강제징용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답을 가져야지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 수 있다. 이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일본은 사법부 판결 때문에 경제 보복하는 건 아니다라고 얘기합니다만 18일이 주목됩니다. 일본에서는 강제징용 배상 판결 중재위 설치를 요구했고 여기에 응하지 않으면 대항 조치를 검토하겠다 했는데 이 날짜가 18일이에요.

[김숙현]
18일이죠. 그건 일본 측에서 중재위에 가는 것 같은 경우는 한일 조약, 1965년 맺은 한일 조약을 보면 양측의 합의에 의해서 중재위에 갈 수 있다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지금 그거에 대해서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고요. 따라서 이 18일은 일본이 일방적으로 요구한 기한이기 때문에 저는 이건 어디까지나 한국 정부가 꼭 응할 필요는 없다라고 그렇게 보여집니다.

다만 18일을 기점으로 해서 일본은 더욱 수출 규제라든가 이런 조치를 강화하겠다는 그런 명분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죠.

[앵커]
어떤 명분 축적용의 한 단계가 될 수 있다. 어쨌든 어제 첫 만남에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상황이고요. 우리 정부 어떻게 해야 되는지 굉장히 고민이 많은 이런 상황인데요. 일단 우리 정부가 대응 수위를 높이는 이런 모습입니다.

NSC 차원에서 한일 모두 전략물자 유출 이 부분에 대해서 UN의 공동 조사를 받자. 이런 제안이 어제 나왔는데요. 먼저 듣고 오시겠습니다.

[김유근 / 국가안보실 1차장 : 우리 정부는 상호 불필요한 논쟁을 중단하고 일본 정부의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를 명백히 밝히기 위하여 유엔 안보리 전문가 패널 또는 적절한 국제기구에 한일 양국의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 위반 사례에 대한 공정한 조사를 의뢰할 것을 제의합니다.]

[앵커]
지금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1차장이 지금 이렇게 직접 브리핑한 건 이례적이다 이런 얘기도 나오던데요. 어쨌든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가 모두 국제기구에서 공동 조사를 받자, 이런 제안을 우리가 한 거예요.

[신범철]
일본 측에서 문제를 제기했죠. 한국이 전략물자 통제와 관련해서 문제가 있다. 마치 북한으로 무언가 흘러가는 듯한 이야기를 하니까 우리가 내부적으로 다시 한 번 점검을 해 봤을 겁니다. 이 부분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면 공동 조사 받자. 이렇게 강경하게 나온 것이고 적절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지금 한일 간에 외교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각각의 배틀, 전투가 있을 거예요. 그 전투에서 전략물자 전투만큼은 우리 정부가 자신감을 표했고 저는 이 전투는 이겼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 전투는 이겼다. 승부수를 던진 거다. 하태경 의원이 또 이런 얘기도 했었잖아요. 일본이 오히려 전략물자를 밀수출하는 거다, 이런 주장도 한 이런 상황인데요. 문제는 우리가 이런 승부수를 띄웠습니다만 일본이 받을까 이 부분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김숙현]
어제 NSC 사무처장의 말씀이 있은 다음에는 일본에서는 적극적인 대응이 없습니다. 저는 이게 어쨌거나 승부수를 던졌지만 일본이 이것에 응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라고 보고 있고요. 사실 이 모든 것의 핵심 사안은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에 있습니다.

따라서 대법원 판결을 우리 정부가 어떤 해법을 제안하느냐, 제시를 하느냐에 따라서 이런 수출 규제라든가 향후 일어날 파장이 어느 정도 그런 해법 도출이 가장 시급한 상황으로 보여집니다.

[앵커]
우리 정부가 양국에서 공동기금 조성하자 이런 제안을 한번 하기는 했는데 이건 또 일본이 받지 않았습니다. 이렇다면 어떤 해법을 생각해 볼 수 있을까요?

[김숙현]
지금 사실 1965년 한일기본조약 합의로 기본적으로 청구권 협정은 말소되었다는 것이 일본의 주장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도 2005년도에 이거에 대해서 어느 정도 수긍한 그런 결과물을 인식했고요.

그런데 사실 그걸 다 뒤집는 판결이기 때문에 상당히 파장이 큽니다. 따라서 지금 1+1이라든가 그런 것보다는 일단은 우리 기업 또는 관련 기업. 약 16개의 기업이 있는데요. 그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해서 해결하는 방안을 제안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앵커]
뭔가 일본이 받을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서 제안할 필요가 있다.

[김숙현]
그렇죠. 그런데 일본이 받는다라고 하기보다도 일본의 의견, 그다음에 한국의 의견에 접점을 찾아야 되는 것이 가장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접점을 찾기는 찾아야 되는데 찾기가 굉장히 어려운 이런 상황인데. 아까 우리가 승부수를 던진 것은 잘한 일이다 얘기를 했는데 만약에 일본이 공동 조사 안 받겠다 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신범철]
흐름은 지금 제가 전쟁과 전투를 분리해서 말씀드렸잖아요. 전반적인 큰 흐름에서 일본은 안 받을 거예요. 당연히 안 받겠죠, 자기들한테 불리한 게 나올 수 있는데. 그런데 지금 상황은 일본이 안 받는다고 해도 그것은 우리에게 아픔이 되지 일본에게는 별로 아픔이 안 되는 거예요.

왜냐하면 일본이 한국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에. 따라서 이것은 제가 전투에서 이겨야 된다는 것은 각각의 일본의 제안은 우리가 나름대로 거기에 대한 대응 논리를 한 번 제시함으로써 우리가 이 부분에 있어서 정당하다는 것을 알리는 거고요.

이 전쟁에서 승리는 결국 일본의 제재를 막아야 되는 그런 부분을 또 풀어나가야 하는 거죠. 그것을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결국 일본이 추가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미국을 통해서 막는 부분이 있어야 되는 것이고. 그건 뭐 지금 동시에 추진하고 있고요. 두 번째는 일본이 한국 기업들을 제재하게 된 근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결국 앞서 김 박사님께서 말씀해 주신.

[앵커]
사법부 판결.

[신범철]
그렇죠. 그 부분을 얼마나 우리가 유연하게 우리 대한민국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하면서도 한일 관계 발전시켜나가기 위해서 우리 정부가 얼마나 유연하게 접점을 찾을 것이냐.

그리고 그 해법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그렇다면 우리의 외교적 자존심도 있는 문제기 때문에 그러한 협상의 형식이라든가 대안의 강구에 있어서 얼마나 우리의 체면을 차리면서 해법을 만들 수 있을 것이냐. 그것과 관련해서 양자 협정으로 갈 것이냐, 일본이 요구하고 있는 중재 쪽으로 갈 것이냐.

그런 데 대한 정밀한 계산이 필요한 거예요. 그래서 옵션을 하나만 가지고 되는 게 아니고 우리가 카드를 여러 개 갖고 있다가 일본에게 제안을 하면 일본이 역제안을 하겠죠. 그것을 다시 활용하는 그러한 촘촘한 준비가 돼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이순신 장군까지 거론을 했는데. 김 실장님, 어제 청와대 설명에 따르면 전면적 대응 1단계다. 이런 얘기를 했거든요. 앞으로 청와대가 조금 더 대응 수위를 높여나갈까요?

[김숙현]
글쎄요. 지금 현재 일본 정부의 대응도 상당히 차가운 맞대응을 하지 않겠다라고 하는 이런 주의인데요. 저희가 증거라든가 이런 것이 충분히 있다고 하면 아마 청와대도 강하게 응수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예상됩니다. 다만 이건 감정적인 거라든가 이런 건 자제를 하고 명확한 증거와 논리로 대응해야 할 그런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 국가안보실 2차장은 미국에 편도 티켓 끊고 갔다,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서 미국의 중재를 요청하면서 지금 우리 정부 전방위 외교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당장 한미일 간 협의는 어렵다, 이런 관측도 나왔습니다.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한미일 3자 고위급 협의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는데 이 얘기 잠시 듣고 오시겠습니다.

[김현종 /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 (스틸웰 차관보가) 아시아를 방문하는데 그런 것을 추진할 수도 있었는데 일본 쪽에서 소극적으로 나오니까 아마 안 할 가능성이 더 높지 않겠어요?]

[앵커]
안 할 가능성이 크다. 한미일 고위급 회담, 이건 미국 측에서 얘기를 했는데 우리와 미국은 적극적인데 일본에서 묵묵부답이다. 어제 이 얘기까지 나왔었거든요. 예상했던 바 아닙니까?

[신범철]
예상했던 바입니다. 지금 일본은 시간을 끌면 결국 한국 기업에 압박이 되고 그러면 시간의 흐름과 함께 일본이 보다 유리한 입장이다, 이런 생각을 할 겁니다. 그래서 단기적으로 양자 협의나 한미일 3자 협의에 응하지 않는 그런 과정이 있을 거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잘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렇게 해서 미국을 계속 동원하면 일본도 다음 단계 행보, 아까 이야기한 화이트 리스트라든가 그런 부분으로 더 나아가는 데 있어서 일본도 쉽게 가지는 못한다.

그러니까 간접적으로 일본의 행동을 통제하는 부분은 있다. 다만 조금 더 세련된 외교를 한다면 저런 식으로 일본을 비난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양자 교섭을 해서 문제를 풀어야 된다는 게 우리의 기본 입장이라면 약간 더 외교적인 용어를 하면서 일본과의 대화의 공간을 마련해야 되고 결국은 다가오는 이번 달에 양자 외교장관 회의나 또는 7월말, 8월초에 ARF 회의가 있습니다. 거기서 한일 간 외교장관이 만날 수 있는 계기가 있기 때문에 이것을 우리가 목표로 하고 차근차근 준비하는 그런 모습도 동시에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차관보, 일본을 방문하고 있는데 혹시 방문한 김에 어떤 접촉이 있지 않을까 이런 기대를 해 봤었는데 내가 한일 갈등 상황에 대해서 중재할 예정은 없다, NHK 방송 인터뷰에서 이렇게 입장을 딱 선을 그었습니다.

[김숙현]
그게 지금 현실이라고 보셔야 될 것 같고요. 지금 주한 해리스 대사도 본인도 거기에 개입하지 않겠다라고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따라서 이것은 그러니까 미국에서 개입해서 중재를 한다기보다도 한일 양자 간에 먼저 해결을 해야 한다라는 그런 스탠스를 취한다고 보셔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어쨌든 한일 문제를 바라보는 미국의 속내도 복잡할 수밖에 없는데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우리는 굉장히 기대하고 있는 이런 상황이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또 일본과의 관계도 고려를 해야 되는 상황이라서요. 어느 정도 중재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신범철]
상황이 악화되는 걸 막을 거예요, 아마. 왜냐하면 지금 상황에서 일본은 한국의 강제징용 문제를 제기하는 거고 한국은 일본에 경제 제재 부분을 문제 제기를 하는 거니까 양측의 등가성이 있다고 미국은 볼 거예요.

그런데 이 부분을 어느 한 일방을 지원하게 되면 다른 일방으로부터는 비난을 받게 되기 때문에 미국이 조심스러워 한다. 다만 양측에서 모두 문제가 제기된 만큼 이 상황을 악화시키는 행동은 미국이 막으려고 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의 추가 제재라든가 이런 부분이 쉽게 가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초기에 이렇게 김현종 차장을 미국으로 파견해서 이 문제를 관리한 건 적절했다고 봅니다. 다만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해결책까지 미국이 제시할 것이냐?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미국이 상황 관리만 할 것이기 때문에 그 해결책은 결국 우리가 양자 교섭으로 하든 중재로 갈 것이든 그 부분에 있어서 우리 입장을 빨리 정해야 되고 앞서 김숙현 박사님께서 1+1인 거죠. 우리 기업의 돈과 일본 기업의 돈을 합쳐서 재단을 만드는 것.

그것을 일본이 거부한다면 한국 정부 예산이 어느 정도 들어갈 것이냐, 아니면 어느 시점에 들어갈 것이냐. 이런 부분까지 고려한 다양한 대안들을 만들어놓고 물밑 교섭을 먼저 시작해야 된다. 그리고 그것을 외교장관회의,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달 말이나 8월 초에 양자 장관회의 정도를 하면서 거기서 큰 틀로 이것이 결정되어야 하지 아까 경제산업성에 간 과장급 회의로서는 절대 풀릴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과장급 회의로서는 풀릴 수 없고 조금 더 일본을 자극한다기보다는 세련되고 정밀한 어떤 외교 전술이 필요하다 이런 지적이세요.

[김숙현]
맞습니다. 그래서 따라서 지금 아까 신범철 박사님 좋은 말씀해 주셨는데 이것은 사실 많은 오픈돼서 개방적으로 해서 합의를 낼 수 있는, 접점을 찾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에요.

따라서 많은 안들을 가지고 물밑 접촉을 시도해서 끊임없이 소통을 통해서 접점을 찾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런데 우리 정부가 미국에 중재를 요청하고 있습니다만 이러다가 자칫 안보 청구서를 받아볼 가능성도 있다, 이런 분석도 나옵니다. 물론 호르무즈 해협 파병, 이런 요구가 있을까 약간 우려가 나오기는 합니다마는 어떻게 보십니까?

[신범철]
지금 공식 입장은 아직 요구는 없었다. 그런 데 대해서 일반적인 논의만 했다고 김현종 차장이 이야기했으니까 그 말을 그대로 믿습니다. 다만 앞으로 상황이 중요한 거죠.

그런데 이란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고 거기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다면 지금 미국의 전략이라는 것이 결국 자기 혼자 싸우는 것이 아니라 동맹국들이나 파트너국들과 함께 전쟁을 하거나 안보를 유지하는 그런 접근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이나 일본에 대해서는 반드시 요청을 할 것이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 우리가 일본 문제를 풀면서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를 미측에 요구를 하면 미측에 청구서가 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청구서는 늘 옵니다. 저도 외교부에서 일을 해 보니까 그 청구서가 올 때 우리가 어떠한 판단을 할 것인가 전략적인 고려를 하는 게 중요하고요.

필요할 때는 우리가 먼저 미국에 청구서를 들이밀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일본 문제는 보다 적극적으로 해 달라는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나중에 호르무즈 해협과 같은 경우 사실은 우리가 해외 파병에 대해서 상당히 부담을 갖고 있는데 해외 파병 같은 것도 필요하다면 해야 되는 측면이 있고. 하면 해군이 제일 안전해요.

이미 우리가 아덴만에서 청해부대가 활동하고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서는 커다란 피해도 없이 우리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이 어떠한 작전에 참여하는 건지 우리의 역할도 세세하게 다 파악한 다음에 그러한 우리 군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없다면 이것은 우리가 또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것과 관련해서 또 한반도 상황이 문제가 되거든요.

우리 북한에 위협이 있는데 우리의 해군을 해외로 너무 많이 돌리는 것도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또 한미가 협력해서 북한 문제에 보다 미국이 적극적으로 관여하게 유도를 하는 그런 카드로도 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떠한 상황이 다가올 상황이 두려워서 우리가 무슨 행위를 못 하는 것은 하수의 행동이고요. 일단 우리가 풀 것은 풀어나가면서 상황이 닥치면 그걸 미리 예상해서 어떻게 대응할까도 함께 계획을 세우는 조금 선제적이고 예방적인 의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필요할 경우는 선제 청구서를 낼 필요도 있다 얘기를 해 주셨는데. 어쨌든 지금 한일 갈등 문제도 있고 한반도 상황도 그렇고 만약에 미국이 요청을 해 온다고 하면 우리 입장에서 또 거절하기도 굉장히 힘든 이런 상황인 건 맞지 않습니까?

[김숙현]
그렇죠. 어쨌거나 한미 동맹이라고 하는 것이 얽혀 있기 때문에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미일 동맹이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미국이 요청을 했을 경우에는 사실 거부하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이런 복잡한 상황 속에서 지금 한미일 안보 문제도 불거졌습니다. 미군이 발간하는 전략 문건이죠. 다이제스트 이 안에 이 문건을 봤더니 UN사 위기 시 일본과 협력한다. 이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번역의 오류다, 이런 얘기도 나옵니다만 어쨌든 우리 입장에서는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유사시에 들어올 수 있느냐. 이게 굉장히 우려되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이게 우려로 끝나는 겁니까, 아니면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는 겁니까?

[신범철]
일단 우려고 이번 것은 해프닝이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확실히 번역이 잘못된 거고요. UN사 같은 경우에 전작권 전환 이후에 자기의 역할을 어떻게 찾아갈 것인가 하면서 결국 연합사에 전력을 제공해 주는, 다른 나라들이 전력을 보내주면, 여기서는 한반도 유사시를 전제로 한 거예요.

북한이 남침해서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 미국과 한국이 둘만 싸우기 어렵기 때문에 다른 전력 제공국들이, 약속을 해 준 국가들이 있기 때문에 영국이라든가 호주라든가 그런 국가들이 군대를 보내주면 일단 우선 일본에서 접수를 해서 우리가 주도하기로 하고 있는 연합사, 지금 이름은 미래사로 되어 있지만 거기에 전력을 제공해 주는 거죠.

그 기능을 하는데 그러한 접수를 하다 보면 당연히 UN사 후방기지가 있는 일본의 역할이 필요한 거죠. 그 부분을 강조했는데 과연 그러다 보니까 일본의 역할이 확대되는 것이 아니냐, 그런 우려를 하게 되는 거고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일본 문제를 미국이 의도적으로 고려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하고요.

다만 전쟁이 정말로 발발했다. 그러면 일본의 해상전력은 나름대로 뛰어난 측면이 있고 기뢰 제거 같은 측면은 미국이 고민을 할 것 같아요. 그렇지만 지상 전력이 한국에 온다? 우리 허가 없이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고요. 그런 부분은 우리가 조금 더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번 것은 그냥 해프닝으로 받아들여도 되는 이런 상황이 되겠군요.

[신범철]
그렇습니다. 분명히 번역의 오류였습니다.

[앵커]
번역의 오류였다. 어쨌든 지금 한일 갈등 문제를 풀려고 하는 것이 우리 기업들이 어렵기 때문에 그런 건데 청와대에서 기업인들 간담회도 있었고요. 신동빈 회장, 이재용 부회장 다 일본으로 건너가서 해법도 모색하고 했습니다.

어제 이재용 부회장이 들어왔는데 굉장히 언론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어떤 얘기가 오갔을까요?

[김숙현]
글쎄요, 일단 이번 수출 규제 조치로 가장 타격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은 역시 삼성입니다. 반도체 관련 핵심 부품이 있기 때문에요. 그렇기 때문에 아마 대표로서 이재용 부회장이 간 것 같고요. 그리고 상당히 생각보다는 오래 체류를 했습니다.

6일 정도 체류를 했는데요. 아마 이 과정에서 많은 금융계 사람들도 만났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기업에 일본 은행이 투자하고 있는 돈이 약 2조 엔 정도가 되고 있습니다.

2조 엔 정도가 되고 있는데 이것이 만약에 대출이 연장이 안 된다라든가 이랬을 경우에는 상당히 영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아마 이것에 대한 조율도 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예상해 봅니다.

[앵커]
기업인들을 만났을 것이다, 만났을 수도 있습니다만 금융권을 만나고 왔다, 이런 소식이 전해져서 의아했는데 이런 부분이 있을 수 있겠군요. 어쨌든 내용에 대해서 굉장히 신중하고 함구하는 분위기였거든요. 이게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거다, 이렇게 볼 수 있을까요?

[김숙현]
저는 이번 사태에서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즉 외교 분쟁, 외교 간의 갈등이 결국은 우리 경제 또는 우리의 대표 기업에게 피해가 올 수 있다라고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도 상당히 이거에 대해서는 당혹스러운 감이 클 것으로 보여집니다.

[앵커]
어쨌든 풀기는 풀어야 되는데요. 지금 일본이 억지 주장을 하고 아베가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이 굉장히 화나고 분통이 터지는 건 맞습니다만 외교가 또 힘의 논리를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전략을 잘 세워야 하는데 이게 감정적인 것 이상의 해법을 찾아야 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해법을 짧게 듣겠습니다.

[신범철]
해법은 결국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 상황에서 이 사안을 키우면 누가 유리하겠습니까? 일본이 유리합니다. 지금 서로 국민적 감정까지도 대립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것을 의도한 일본의 의도대로 끌려갈 수가 있다.

따라서 저는 이재용 회장이 아주 적절하게 외교 행보를 잘하는 것 같아요. 가능하면 로우키로 문제를 풀고 나중에는 더 준비를 많이 해야 해요. 그건 뭐냐, 우리 경제가 특정 기술 부분. 핵심 부품 부분에서 일본에게 너무 의존적인 것도 문제죠. 우리가 수출을 중국에게 의존하는 것도 문제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는 지금 당장은 우리가 약간 로우키를 유지하면서 풀어나가고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우리의 경제 구조를 어떻게 튼튼하게 유지해서 다른 나라로부터 영향력을 가능하면 덜 받을 수 있을까 이것도 함께 지금 고민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단기적으로는 로우키로, 장기적으로는 해법을 더 모색해야 되겠다. 우리 김숙현 실장님 짧게 해법 마지막으로 한말씀 들을까요?

[김숙현]
저는 완전히 동감합니다. 우리나라 현실 굉장히 어렵습니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많은 지혜가 필요한 그런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 단기적으로 냉정함이 필요하다, 이런 생각도 듭니다. 오늘 두 분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그리고 김숙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전략연구실장 두 분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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