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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보복' WTO 격돌...日 언론, 사린·VX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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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9-07-10 16:06
앵커

일본의 사실상 경제 보복 조치에 대한 우리 정부의 외교전이 본격화됐습니다.

밤사이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 WTO 이사회에서는 일본의 부당한 조치에 대해 회원국들에 직접 설명하고 일본에는 강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도쿄 연결합니다. 황보연 특파원!

이번 국제회의에서 우리 정부가 어떤 부분을 강조했나요?

기자

자유무역을 강조하는 세계무역기구 회의인 만큼 일본의 이번 조치가 자유무역에 위반된다는 점에 주안점이 맞춰졌습니다.

밤사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회의는 세계무역기구 WTO 상품무역 이사회입니다.

상품무역 이사회는 보통 실무를 담당하는 참사관급이 참석하지만,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이번에는 백지아 주제네바대표부 대사가 직접 참석했습니다.

일본의 수출 규제는 애초 안건에 없었으나, 정부는 추가 의제로 긴급 상정할 필요성을 의장에게 설명하고 의장이 이를 수용하면서 마지막 의제로 채택됐습니다.

백 대사는 이 자리에서 일본이 오사카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강조한 직후 이러한 조치를 발표한 것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일본에 이번 조치에 대한 명확한 해명과 조속한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또 일본이 수출 규제의 근거로 주장한 '신뢰 훼손'과 '부적절한 상황'이 현재 WTO 규범상 수출 규제 조치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한국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차원에서도 일본 기업은 물론 전 세계 전자제품 시장에 부정적 효과를 줄 수 있고, 자유무역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조치라는 점도 회원국들에 설명했습니다.

앵커

일본 측도 회의에 참석했을 텐데요,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일본에서는 이하라 준이치 주제네바 일본대표부 대사가 참석했습니다.

이하라 준이치 대사는 우리 정부의 설명에 대해 이번 조치가 수출 규제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동안 한국에 적용했던 간소화 절차를 원상 복구한 것일 뿐 규제를 한 것은 아니라는 논리입니다.

그러면서 안보와 관련된 일본 정부 내 수출 시스템을 점검하는 데 필요하기 때문에 내린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결론적으로 한국만을 지목한 수출 규제 조치가 WTO 규범에 전혀 어긋나지 않는다고 강변한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도 오늘 오전에 브리핑에서 같은 주장을 했습니다.

노가미 고타로 관방 부장관은 한국이 WTO 회의에서 일본 조치의 부당함을 지적한 것에 대해 "WTO에서 인정되는 안보 목적의 수출관리 제도의 적절한 운용에 필요한 재검토"라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일본 여당에서 명확한 근거도 대지 않고 수출 규제 대상인 일본 원재료가 북한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을 흘리기도 했는데 이번에 독가스 중 하나인 사린가스 얘기가 나왔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에 나선 건 일본산 원재료가 독가스인 사린가스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공영방송 NHK가 익명의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입니다.

안전보장상의 문제를 거론하면서 구체적으로 사린가스를 지목한 것입니다.

NHK는 "일부 한국 기업이 사린가스 전용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일본 기업에 해당 원재료를 서둘러 납품해 줄 것을 독촉하는 일이 일상화됐다"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전했습니다.

이 때문에 일본 경제산업성이 기업을 조사하고 개선을 요구했지만, 한국 당국은 무역관리 체제가 불충분해 적절한 대응을 취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린가스 전용 가능성만 흘렸을 뿐 구체적인 증거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사린가스는 지난 1995년 사이비종교집단 옴진리교가 도쿄 지하철 역 등에 살포해 수십 명을 숨지게 한 맹독성 가스입니다.

이 때문에 사린가스와 옴진리교는 일본인들에게는 최고 수준의 공포와 증오의 대상으로 인식돼 있습니다.

사린 가스에 필적할 만큼 끔찍한 화학무기인 VX 얘기도 일본 언론에서 나왔습니다.

VX는 2017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독살됐을 때 쓰인 가스로 유명한데요

이 VX가 원료가 한국에서 말레이시아 등으로 밀수출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일본 후지TV가 보도했습니다.

VX를 포함한 다양한 전략물자의 밀수출을 한국 정부가 2015년부터 약 4년 동안 150여 건이나 적발된 사실이 드러났다며 우리 정부의 관리실태에 의문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 관계자는 내용을 면밀하게 살펴봐야겠지만 보도 내용만 봐서는 통상적으로 업체들이 규정 위반을 한 사실을 적발해 적법하게 처리한 내용을 마치 어마어마한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도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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