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갈수록 격화...사상 첫 입법회 건물 점거

홍콩 시위 갈수록 격화...사상 첫 입법회 건물 점거

2019.07.02. 오전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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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범죄인 인도 법안'으로 촉발된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갈수록 격화되고 있습니다.

홍콩 반환 22주년을 맞은 어제는 일부 시위대가 입법회 건물에 진입해 점거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박희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홍콩 주권 반환 22주년 기념일을 맞아 홍콩 주민들이 대규모 시위에 나섰습니다.

일부 강경 시위대는 국회 격인 입법회 건물 진입을 시도했습니다.

건물을 둘러싼 금속 펜스를 떼어내고 유리창을 깬 시위대는 현지 시각 어젯밤 9시 입법회 건물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대회의실을 점거한 시위대는 스프레이로 벽에 걸린 홍콩 자치정부 상징물을 훼손하고 구호를 썼습니다.

연단에는 옛 영국 식민지 시절 홍콩 깃발이 내걸렸고, 역대 행정장관 초상화가 훼손됐습니다.

[에디 추 / 입법회 의원 (민주파) : 정부가 시위대의 요구에 정치적 방식으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폭력적인 진압이 일어날까 우려됩니다.]

당국의 퇴거 요청에도 점거가 계속되자 3시간 뒤 경찰이 입법회 진입을 시도했고 시위대는 충돌을 피해 입법회를 빠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건물 밖에서 최루액을 쏘는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 충돌이 벌어졌고, 경찰은 1시간쯤 지난 뒤 입법회 건물 대부분을 장악했습니다.

갈수록 시위가 격화되면서 2014년의 '우산 혁명'처럼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페르난도 청 / 입법회 의원 (민주파) : 정부가 법안을 완전히 철회하지 않거나 시민들과 소통을 재개할 실질적인 계획이 없다면 시위는 정말 오랫동안 이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평화로웠던 시위가 입법회 점거 등과 같이 과격화되면서 그동안 수세에 몰렸던 정부에 역공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YTN 박희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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