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교황청 "성 소수자는 허구·가짜"... 시민단체 분노

바티칸 교황청 "성 소수자는 허구·가짜"... 시민단체 분노

2019.06.11. 오후 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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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이 성별에 대한 질문에 대해 답하는 내용을 담은 안내서에서 성 소수자를 '허구, 가짜(fictitious)'라고 표현해 시민 단체의 반발에 부딪혔다.

11일 CNN은 교황청이 발표한 31페이지 분량의 "남성과 여성, 그가 그들을 창조했다(Male and Female He Created Them)"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는 학부모와 학생, 교사, 주교 등을 위한 것으로 문서 속에는 이분법적 성 정체성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젠더 논 바이너리(gender non-binary)에 대해 허구라고 정의했다.

교황청 교육부는 "성과 정서적인 측면에서 교육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남성과 여성 사이 차이를 무시하는 추세에 따라 가족이라는 제도 역시 약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3의 성'이나 '중성' 등은 성 정체성을 확인하는데 어려움을 줄 뿐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6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역사적으로 동성애를 비난해온 것에 대해 성 소수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가톨릭 내부에서는 여전히 보수적인 분위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이 같은 보고서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성소수자 가톨릭 신자를 옹호하는 한 단체는 이번 보고서를 두고 "트렌스잰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를 억압하고 해치는 데 사용될 위험한 도구"라고 비판했다. 또한 "바티칸이 신화와 소문, 거짓에 의존하여 잘못된 가르침을 퍼뜨리는 암흑시대에 머물러 있다"고 덧붙였다.

YTN PLUS 김성현 기자 (jamkim@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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