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NOW] “터키 이스탄불 시장 결국 재선거, 어떤 결과든 정치적 파장 상당할 것”

[세계NOW] “터키 이스탄불 시장 결국 재선거, 어떤 결과든 정치적 파장 상당할 것”

2019.05.10. 오전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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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NOW] “터키 이스탄불 시장 결국 재선거, 어떤 결과든 정치적 파장 상당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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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19년 5월 10일 금요일
□ 출연자 : 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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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선거 결과에 반발해서 재개표를 하고, 더 나아가서 다시 선거를 치른다. 이론적으로 가능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겠지만 현실에서는 사실 보기 어려운 모습인데. 현재 터키에서 이런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3월에 치러진 이스탄불 선거 결과에 반발하면서 여당 측이 재검표에 이어서 재선거까지 주장했고, 터키 최고선거위원회에서 최근 무효 결정을 내렸죠. 그래서 터키 실정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는 분을 이 자리에 모셨습니다. 세만시의 반고정 게스트시죠. 월 1회 고정하고 계시는, 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과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 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이하 알파고): 저는 이 반고정이란 단어를 따지고 작가님이랑 얘기해봤는데, 무슨 한 달에 한 번도 제대로 나오지도 못했는데 무슨 반고정이냐고. 그래서 이런 말하셨어요. ‘우리 고정은 격주입니다. 그래서 알파고 씨는 한 달에 한 번 나오니까 반고정이시죠’

◇ 전진영: 그런데 정말 한 달에 한 번씩 저희 뵈었어요.

◆ 알파고: 어쩔 수 없이 터키에서 이런 상황이 안 생겼으면 부르시겠어요? 안 부르실 건데.

◇ 전진영: (웃음) 모르죠, 그거야. 어쨌든 터키에서 마침 이런 상황이 터지고 있고 터키에 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저희가 오늘도 알파고 시나씨 편집장을 모셨습니다.

◆ 알파고: 지금 터키에서 이런 민담이 생겼어요. 사람이 3가지를 선택할 수가 없다. 하나는 자기네 부모를, 두 번째는 태어나는 도시를, 세 번째는 이스탄불 시장을.

◇ 전진영: 정말 이 말이 정확하게 지금 터키의 상황을 보여주는 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가 지난 4월에도 편집장님 오셨을 때 터키 지방선거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때 에르도안 대통령이 선거 패배를 인정 못하고 있다, 이스탄불 시장에 대해서. 그래서 재선거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러면서 터키 정국에 대해서 그때 이야기를 했는데 결국 무효화가 됐더라고요. 

◆ 알파고: 네, 그럴 줄 알고 있었어요.

◇ 전진영: 알고 계셨어요?

◆ 알파고: 이스탄불이 정권에, 예를 들면 북한에서 군이 있으니까 정권이 유지되잖아요. 지금 에르도안 정권이 유지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이스탄불시예요. 이스탄불시가 있어야 정권이 유지돼요.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동원하는 인력으로도 그렇고 이스탄불시가 무조건 필요해요. 에르도안 정권의 안정기 중의 하나는 이스탄불 시청입니다.

◇ 전진영: 그런데 재선거까지도 갈 것이라고 그러면 편집장님은 예측하셨어요?

◆ 알파고: 예, 그때도 말씀드렸는데. 방송 끝나고 나서 말씀하셨나, 나가면서?

◇ 전진영: (웃음) 선거 당시에 그러면 그때 표 차이가 얼마나 나서 이겼죠?

◆ 알파고: 처음에는, 왜냐면 재개표 했잖아요. 재개표 하기 전에 1차적으로 나온 결과는 3만 표 차이였어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몇 백만 표가 가잖아요. 사실 3만 표는 그렇게 큰 차이가 아니지만 결론적으로 3만 표 차이로 야당이 이겼어요. 그런데 에르도안이 이거 아니다, 여기에 부정선거가 있다. 우리들 속으로는 ‘그래, 너희는 부정선거 했는데도 졌나 보지’ 이렇게 했지만. 그래서 재개표 했죠. 다시 세었어요. 했는데 그 3만 표에서 1만7000표로 내려갔어요. 여전히 야당이 이겼죠. 그래서 선관위가 야당한테 이스탄불 시장 허가증이라고 해야 하나, 그걸 드렸어요. 17일 만에. 그런데 에르도안이 이거 아니다, 이거 무조건 뭔가 있다. 해서 이번에는 신청했어요, 여기서 무효 하고 다시 하자고. 그때 지난 5일 전인가 결과가 나왔죠. 다시 해야겠다. 그래서 6월 23일 날 이스탄불시 선거를 다시 합니다.

◇ 전진영: 이 부분이 이해가 안 가는 거예요. 선거관리위원회라는 데가 우리나라에도 있잖아요. 그리고 선거관리위원회는 어쨌든 그 누구의 영향도 받지 않고 굉장히 중립적이고 공정한 입장에서 선거 결과를 봐야 하는 곳인데,

◆ 알파고: 그렇게 따지면 터키에 있는 판사들도 너무나 충격적이어야 하고 지금 감옥에 200명 넘게 기자가 있는데 그 기자들은 어떤 판사들이 보냈을까요. 선관위는 솔직히 말하자면 그나마 터키에서, 그나마 덜 더럽혀진 장소였어요. 왜냐면 선관위에 들어가는 인물들을 국회가 선발하니까 국회에서 지금 정당이 여러 개 있잖아요. 그래서 그나마 선관위가 이때까지는 비교적 버텼죠. 그런데 최근 2주 동안 언론에서 선관위 안에는 미국 앞잡이들이 있다, 선관위 안에는 이스라엘 앞잡이들이 있다, 선관위 안에는 테러리스트들이 있다, 선관위 조심하라라고 이런 식으로 친정부 언론에서 매일매일 선관위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을 얼굴까지 크게 해서. 선관위 위원들 중에서 누군가의 사위의 아버지가 반정부 활동 하다가 체포됐다. 그러면 이렇게 친척 사돈 관계니까 무슨 일이 있는 것 아닌가, 이런 식으로 자꾸 매일매일 기사가 나니까 선관위원들도 어쩔 수 없이 그 영향을 받아들였죠.

◇ 전진영: 이번에 선관위가 그 결정을 한 건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한 부분보다는 그렇게 언론에서 뭔가 친정부 언론에서 그런 식으로 여론을 선동한 영향도 굉장히 큰 거죠?

◆ 알파고: 그런데 친정부 언론들 누구 말을 들어서 그런 선동을 하겠어요.

◇ 전진영: 그러니까 친정부라는 단어를 쓰긴 하지만, 어쨌든 대통령만의 입김뿐만 아니라 언론의 여론조작도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친 거예요?

◆ 알파고: 대통령이 대놓고 인터뷰 했을 때 그런 말들 했죠. ‘선관위는 제대로 된 결정을 할 거라고 믿습니다’

◇ 전진영: 그런 식으로 압박한 거네요. 그러면 이렇게 재선거 결과가 내려진 데에 대해서 야당은 당연히 가만히 안 있을 것 같은데요?

◆ 알파고: 야당이 너무 조심스럽죠. 왜냐면 예전에 터키에서 크게 민주화운동이 있었거든요. 약 5년 동안. 게지(Gezi) 공원 사태였는데. 그때 일반 시민들, 특히 젊은이들이 정치에 관심 없는, apolitic 완전 정치에 관심 없는 젊은이들이 나서서 ‘이게 뭐야, 정권이 이것저것 다 개입하고 있다. 우리의 사생활까지 개입하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시위를 했는데 그 시위가 갑자기 좀 약간 폭력사태로 변질됐어요. 그런데 저는 시위자들이랑 만나봤는데, 제 친구들도 있었고. 그분들 전혀 그렇게 폭력을 가할 사람들 아닌데 국정원의 개입으로 그게 폭력사태로 일어나고 다음에는 경찰이 과잉진압을 하다 보니까 이렇게 대규모 시위 하면 정부가 와서 우리의 시위를 조종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으로 너무 조심스럽게 다들 움직이고 있어요.

◇ 전진영: 그래서 야당도 지금은 약간 조심스러울 거다.

◆ 알파고: 그렇죠. 크게 기자회견은 열었고, 이스탄불 시장이. 나는 더 이상 끝까지 싸울 건데 나만의 싸움으로 이 일이 끝날 것이 아니다. 여러분 제발 크게 시위를 하지 마시고 뭔가 하지 마시고 우리는 다시 한 번 이 선거를 민주적으로 해보자. 그날 밤에는 지난번 지방선거 때처럼 끝까지 투표함을 지켜보자. 왜냐면 터키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2014년부터 있어요. 특히 마지막 대선 때는 너무나 웃긴 일들이 있었어요. 대선 결과가 나오기 직전에는 대선후보들 없어졌어요. 박스들도 없어졌어요. 그래서 그 이후로부터 시민이 우리는 직접 지켜야겠다. 정치인들한테 믿을 수가 없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도 우리는 끝까지 투표함을 지켜보자고 해서 기자회견을 했는데, 그리고 이런 말도 있어요. 나만의 싸움으로 이게 끝날 것이 아니다. 이제 연예인들도 지식인들도 소리를 외쳐야겠다. 그래서 연예인들 트위터 날렸죠. 트위터 날렸는데 대통령 비서실이 있거든요. 그 비서실에 트위터를 날리는 연예인들 가수 배우들의 다 이름을 하나씩 하나씩 친필로 적어줘서 내가 너희들을 감시 안 할 줄 아냐. (웃음)

◇ 전진영: 어쨌든 시민들도 이번 재선거 결정에 대해서 다시 어쨌든 재선거에는 동의하겠지만, 이번에 다시 한 번 우리가 잘 지켜보자. 이런 반응이라는 거죠?

◆ 알파고: 그렇죠. 그런데 대통령이 이기지 않을 거라는 생각으로 이런 압박을, 그래서 저는 무슨 꼼수를 부릴 건지 궁금해하고 있어요. 

◇ 전진영: 그러면요. 이스탄불 재선거가 만약에 다시 치러질 것으로 결정이 났는데, 6월 23일입니다. 그럼 당일에 개표가 되고 결과가 바로 나오나요?

◆ 알파고: 거의 그날 밤에는 나와요. 밤 1시쯤 되면 나올 거예요.

◇ 전진영: 그런데 만약 재선거를 또 했어요. 그런데 여당 측이 또 졌어요. 그러면 에르도안 대통령이 어떻게 반응할까요?

◆ 알파고: 저는 에르도안이 거기에다가 어떤 카드를 준비하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자기가 이번에 제대로 이기게끔 무슨 준비를 했겠죠. 지금 여론에 나오는 걸 뭐냐면 쿠르드 사람들 있거든요, 이스탄불에. 이스탄불에 지금 인구가 거의 2000만 명인데 400만 명이 쿠르드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그동안 에르도안이 마지막 4년 동안 쿠르드 사람들이랑 싸웠어요. 그래서 쿠르드 사람들이 지난 지방선거 때 자기네 후보를 안 내고 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단일화를 했죠. 그래서 에르도안이 이번에 쿠르드 사람들한테 뭔가를 주면서 야당을 지지하지 말고 나를 지지하라는 무슨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걸로 다들 예측하고 있는데,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다시 이겼다. 에르도안이 이걸 받아들이지 않을 거예요. 

◇ 전진영: 또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고요?

◆ 알파고: 예. 그런데 거기에다가 무슨 준비 했는지 모르죠, 우리가.

◇ 전진영: 그런데 만약 선거에서 진다고 해도 당장 에르도안 정권의 위기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거다.

◆ 알파고: 시간이 있죠. 왜냐면 에르도안 정권의 제일 많은 비리가 일어나는 데가 이스탄불 시청입니다. 그리고 종교 공동체들한테 들어가는 지원금들, 그 많은 돈들도 다 이스탄불 시청을 통해서 갑니다. 그래서 1~2년만 야당이 이스탄불을 관리하면 에르도안 정권이 엄청 위기에 들어갈 거라고 저는 봅니다. 이스탄불 시청이 에르도안 정권의 안정기입니다.

◇ 전진영: 어떻게든 에르도안은 이스탄불 시장 자리를 가져가려고 할 거고, 그렇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뭔가 사전작업을 했을 것이다. 그렇게 보시는 거죠?

◆ 알파고: 예, 하지 않았으면 그러지 않았을 거예요.

◇ 전진영: 그런데 만약에 그러면 정반대로 여당 측이 에르도안의 의도대로 선거에서 승리한다. 이런 결과가 나오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제 어깨도 하늘로 올라가고 사기도 올라가겠죠. 그럼 야당 측에서는 이 선거 결과에 대해서 그때는 또 어떻게 반응할까요?

◆ 알파고: 야당이 지금 너무나 얌전한 양이 됐어요. 선거 때만 소리를 지르고 선거 때만 투표함을 지키자고 하고 그 이외에는 특별한 무슨 정치적인 뭔가를 하진 않아요. 두러워서.

◇ 전진영: 어떤 부분이 두려운 거죠?

◆ 알파고: 왜냐면 몇 번이나 이렇게 시위가 일어났는데 경찰도 아닌 국정원도 아닌 사람들이 나와서 시위자들을 때리거나 폭력을 가했는데도 그 사람들한테 법적 재판이 안 들어갔거든요. 그래서 지금 야당 사람들이 길거리 나와서 시위하는 것을 너무나 두려워하고 있어요. 투표함을 지키는 것 말고는 야당한테는 아니면 야당 지지자들한테는 갈 길이 없어요, 지금 터키에서.

◇ 전진영: 그렇군요. 그러면 편집장님께서 보시기에는 이번에 재선거를 하면 어느 쪽이 유리할까요?

◆ 알파고: 아니, 제가 보기에는 진짜 제대로 민주주의, 한국에 있는 방식으로 선거를 한다면 야당 대표가 60% 넘었을 거라고 저는 봅니다. 왜냐면 여당의 일반 지지자들, 양심 있는 지지자들도 이 결과를 원하진 않아요. 왜 갑자기 개표하냐. 패배한 것을 인정하는 것도 일종의 도덕인데 왜 우리 당이 이러냐 하는 여당 지지자들도 지금 생겼어요. 그래서 그분들 이번에는 야당을 찍겠대요. 너무 양심에 찔리니까. 그런데 에르도안이 이걸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으로 가니까 뭘 할 건지는 우리도 지금 제대로 정확하게 예측 못해요.

◇ 전진영: 그렇군요. 터키 정국에 대해서 항상 우리 편집장님께서 나오시면 너무 재미있게 분석해주셔서 사실 반응도 굉장히 좋거든요.

◆ 알파고: 그러면 자주 부르시죠. 빈말인가 봐.

◇ 전진영: 오늘도 너무 재미있고 날카로운 뷴석 해주셔서 감사하고요. 그러면 6월에 재선거 하고 나면 또 한 번 저희가 뵙는 걸로.

◆ 알파고: 아니요, 지금 라마단 기간인데 라마단에 대해서도 얘기할 수도 있었는데 또 못하거든요. 저도 지금 라마단 중인데 라마단 안에 한 번 더 부르시죠. 6월 3일 날 끝나니까 6월 3일 전에 한 번 부르시죠.

◇ 전진영: 알겠습니다. 라마단 기간 끝나고 저희가 그러면 라마단이 뭔지, 라마단의 역사에 대해서 편집장님께서 재밌게 설명해주신다고 하니까 또 한 번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함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알파고: 예, 안녕히 계세요.

◇ 전진영: 지금까지 아시아엔 알파고 편집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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