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아이까지...' 매일 쓰레기매립지를 뒤지는 사람들

'꼬마 아이까지...' 매일 쓰레기매립지를 뒤지는 사람들

2019.04.22. 오전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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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걷잡을 수 없는 경제파탄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탈출하듯 모국을 떠난 베네수엘라 국민이 370만 명에 달한다는 세계은행의 보고가 있었습니다.

이웃 나라로 가도 일자리는 고사하고 먹을거리도 없어 쓰레기 더미를 뒤져야 하는 비참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이주민들의 사연, 박철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브라질의 국경 마을의 한 쓰레기 매립지에 매캐한 연기가 자욱합니다.

허기진 독수리들의 눈치를 살펴가며 경쟁하듯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금속이나 플라스틱 등 재활용이 가능해 돈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라면 가리는 법이 없습니다.

이렇게 밤낮을 가리지 않고 쓰레기 매립지를 뒤지는 이들은 누구일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남미에서 손꼽히는 부국이었던 베네수엘라를 떠나 브라질로 넘어온 베네수엘라 이주민들입니다.

어느 정도 고생은 예상했다고 해도 정작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현실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아스트리드 프라도 / 베네수엘라 이주민 : 목표는 여기에서 나가는 겁니다. 쓰레기에서 뭔가를 꺼내는 일은 그 누구라도 하고 싶지 않을 겁니다. 지금을 이것을 극복하는 게 목표인데 아직은 어렵네요.]

쓰레기를 가득 실은 트럭이 적재함을 들어 올려 쓰레기를 쏟아내는 순간은 이들에게는 또 한 번의 생존경쟁 시간입니다.

누군가가 버린 모국의 지폐들이 쓰레기 더미에서 대량으로 발견되어도 이미 가치를 잃어버린 탓에 땅바닥에 버리곤 합니다.

경제를 파탄시키고 위기를 심화시킨 모국의 정치 현실은 이들 이주민들을 분노케 합니다.

[로즈마리 토바르 / 베네수엘라 이민자 : 여기 브라질 파카라이마에 있는 동안 마두로는 베네수엘라가 어렵지 않다고만 했어요. 저의 조국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만 마두로가 있어 그렇게 안 될 것 같아요.]

세계은행은 이렇게 베네수엘라를 탈출한 국민이 어느새 370여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쓰레기 매립지를 벗어나게 해달라며 매일 밤 올리는 이들의 기도는 오늘 밤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YTN 박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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