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북미, 연락관 교환 검토"...외교관계 수립 신호탄 되나

[취재N팩트] "북미, 연락관 교환 검토"...외교관계 수립 신호탄 되나

2019.02.19. 오전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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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여드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미가 물밑 의제 조율에 한창인데요,

북미가 서로 연락관을 교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실제 합의에 이른다면 북미 간 공식 외교 관계 수립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여 주목됩니다.

워싱턴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김희준 특파원!

북한과 미국이 연락관 교환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군요.

[기자]
CNN 방송이 북미 협상에 정통한 고위 소식통 2명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입니다.

북한과 미국이 연락관을 교환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는 겁니다.

이것이 공식적인 북미 외교관계 수립을 향한 점진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논의가 진전된다면, 북한 내 사무소 설치를 위해 연락관들을 파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이들은 한국어를 구사하는 고위급 외교관이 이끌게 될 것이라는 게 CNN의 보도입니다.

[앵커]
연락관 교환이라면 연락사무소 설치 전 단계라고 볼 수 있죠?

[기자]
연락관 교환 논의가 사실이라면 북미 간 연락 사무소 설치를 염두에 둔 조치로 보입니다.

국교 정상화는 연락사무소나 이익대표부를 둔 뒤 상주 대사관을 설치하는 단계를 밟는데요,

수교 전이나 외교 중단 상황에서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운영하는 것이 연락사무소입니다.

이익대표부는 같은 상황에서, 제3국 대사관에 자국 국민의 이익보호를 위해 설치하는 것이고요.

북미가 상호 연락관을 두고 연락사무소까지 설치한다면 70년 적대 관계를 끊고 상설 대화 채널을 수립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합의 제1항인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과 연계된 조치인데요,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합의에 이른다면 국교 정상화의 신호탄이 될 전망입니다.

[앵커]
북미 양측은 앞서서도 연락사무소 설치에 합의한 적이 있죠?

[기자]
1994년 10월 제네바 합의 당시였습니다.

북미는 워싱턴과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두기로 했고 비핵화 등 현안 진전에 따라 양국 관계를 대사급으로 격상한다는데도 합의했습니다.

양측은 각기 상대국에서 부지까지 물색했지만, 합의는 결국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그해 말 북한 비무장 지대를 넘은 미군 헬기가 북한 격추되는 등의 사건으로 무산되고 만 겁니다.

[앵커]
이렇게 북미 간 상황이 예측 불가인데, 이번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합의하고 실제 연락사무소 개설까지 갈 가능성 얼마나 있을까요.

[기자]
북미는 비핵화 실행 조치와 상응 조치의 교환 단계를 두고 치열한 물밑 조율을 벌여왔습니다.

곧 하노이에서 만나 비핵화 의제를 막판 조율하고 공동 선언문 작성에 돌입할 예정인데요,

결국 북미가 비핵화 실행 조치와 상응 조치를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따라 연락사무소 성사 여부도 판가름날 전망입니다.

국내외에 2차 북미정상회담의 진전된 성과를 내놓아야 하는 미국으로선 북한이 '영변 폐기'에 더해 이른바 '플러스알파'를 내어줘야 관계 정상화의 문을 열 것으로 보입니다.

또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강도에 따라 종전 선언, 일부 경제 제재 완화 등까지 내어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편 2차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베트남도 미국과의 국교 정상화에 앞서 미군 유해 송환 등으로 신뢰관계를 구축한 뒤 연락 사무소 설치와 경제 재재 해제라는 단계를 밟은 만큼 북한에도 좋은 신호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이 나옵니다.

[앵커]
하지만 북한은 사실 종전선언 등 체제 안전 보장 문제보다 제재 완화에 더 관심이 있지 않겠습니까?

[기자]
사실 북한으로서는 연락사무소나 종전 선언 등보다 당장 경제 발전을 위한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 등 제재 완화 조치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지난 주 방미한 국회 대표단도 이같이 밝힌 바 있습니다.

때문에 연락사무소 설치가 북한의 전향적인 비핵화 조치를 이끄는 데 얼마나 큰 동인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있습니다.

또 미국의 대북 연락관에 이어 북한이 워싱턴에 인력을 파견하고 사무소를 두는 것은 유지 관리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이 북한에 관리를 파견한다는 것은 체제 안전 보장의 상징적인 조치인 만큼 북한에도 의미가 적지 않은 행보입니다.

따라서 북미는 '영변 플러스알파'에 연락 사무소 와 제재 해제 등을 놓고 최적의 조합을 끌어내려 막판까지 치열한 줄다리기를 계속할 전망입니다.

북미가 이번 주 실무 협상을 거쳐 다음 주 트럼프 김정은 두 정상의 2차 담판에서 북미 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합의를 이뤄낼지 주목됩니다.

[앵커]
지금까지 김희준 워싱턴 특파원과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가능성에 대한 얘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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