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속도로에 버려진 시신...21년만에 한국인 여성과 아들로 밝혀져

미국 고속도로에 버려진 시신...21년만에 한국인 여성과 아들로 밝혀져

2019.02.07. 오후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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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발견된 두 구의 시신이 한국인 여성과 그의 아들로 밝혀졌다. 21년 만에야 신원이 밝혀지면서 이들을 살해한 범인도 함께 드러났다.

오렌지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 수사관이자 법 진행위원 중 한 명인 팀 혼 소령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처음 시신을 발견했을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고 전했다.

1998년 5월 13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북쪽의 스파턴버그 카운티에서 이미 백골화가 진행된 아시아 여성의 시신이, 4달 뒤인 9월 25일 노스캐롤라이나주 미베인 고속도로에 유기된 남자아이의 시신이 발견됐다.

수사관들은 시신이 심하게 훼손됐으며 목이 졸려 숨졌다는 사실을 알아냈지만, 신원을 밝히는 데는 실패했다. 결국 이 사건은 '빌보드(고속도로변에 서 있는 광고 게시판) 아래 소년'으로 명명된 채 언론의 관심에서도 멀어져갔다.

언론과 사회는 이 사건을 잊었지만 수사관인 팀 혼은 신원미상의 시신에 대한 관심을 거두지 않았다. 그는 "책상 밑에 상자에 사건 정보를 넣어두고 몸을 돌릴 때마다 다리에 부딪히는 상자를 인식했다. 신원미상의 어린 소년을 잊지 않기 위한 행동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최근에서야 최신 DNA 검사를 통해 신원미상의 소년이 로버트 바비 아담 휘트라는 것이 밝혀졌다. 혼은 바비의 친척들로부터 "바비의 부모가 이혼했고 바비는 엄마와 함께 한국으로 떠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바비의 친척인 모렐러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으로 어린 시절 헤어진 사촌 바비의 흔적을 찾으려 애썼지만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수사관은 여러 진술과 정황으로 보아 엄마 조 씨도 숨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다른 미제 사건들의 유전자 대조 작업을 벌였고, 같은 해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발견된 여성의 시신이 조 씨 라는 것을 밝혀냈다.

경찰은 1999년 노스캐롤라이나 무장강도 사건으로 수감돼 교도소에 복역 중인 바비의 아버지를 유력 용의자로 보고 조사했고 바비의 아버지는 자신이 아내와 아들을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그는 2037년까지 가석방을 받을 자격이 없는 상태다.

1998년 처음으로 시신을 발견하고 조사했던 수사관 팀 혼은 지난 2월 1일로 은퇴했다. 그는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한 상황에서 실망했고, 낙담하기도 했지만 우리는 결국 붙잡았다"는 소감을 남겼다.

YTN PLUS(mobilepd@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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