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美-中 무역전쟁 '휴전'...'90일 협상' 전망은?

[취재N팩트] 美-中 무역전쟁 '휴전'...'90일 협상' 전망은?

2018.12.03. 오전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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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 90일 휴전'에 합의해, 일단 새해 벽두부터 우려됐던 확전은 피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담판을 '엄청난 합의'라며 미국에 큰 이익을 줄 것으로 자평했지만, 미국의 기대대로 중국이 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합니다.

LA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김기봉 특파원!

이번 담판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 매우 잘 된 합의라고 평가했다는데, 어떤 말을 했는지 좀 자세히 얘기해주시죠.

[기자]
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미·중 무역 담판을 '엄청난 합의'라고 평가했습니다.

협상이 성사되면 역대 가장 큰 합의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만큼 이번 협상이 미국에 큰 이익이 될 거라는 의미로 들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상이 농산물과 공산품 할 것 없이 모든 종류의 미국 제품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은 대중국 관세를 보류하는 것이지만, 중국은 미국에 대해 더 개방을 할 것이며, 관세를 제거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자신은 언제든 반격할 고삐를 잡고 있지만 중국은 사실상 항복할 것이라는 뉘앙스로 들렸는데, 그만큼 이번 담판이 미국의 승리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앞서, 백악관도 이미 이번 담판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죠?

[기자]
그렇습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앞서, 두 정상의 만찬이 끝난 뒤 성명을 통해 이번 담판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두 정상은 일단 관세 확전을 멈추고 강제적인 기술 이전, 지식재산권 보호, 비관세장벽, 사이버 침임과 절도, 그리고 서비스와 농업에 관한 협상을 즉각 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그동안 대중국 무역과 관련해 미국이 제기해온 모든 불만이 다 나열된 것으로, 이번 90일간의 협상을 통해 미국의 요구를 모두 해소하겠다는 의지로 들립니다.

아울러 미국은 일종의 단기 전리품으로 2가지를 내세웠는데요, 한 가지는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을 중국도 규제 약물로 지정해, 이 약을 미국에 파는 사람은 중국에서 최고 법정형에 처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리고 중국의 반대로 중단됐던 미국 퀄컴사의 네덜란드 NXP 반도체 인수 건도 사실상 타결이 이뤄졌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이 기내에서 다시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미국의 바람은 이렇게 큰데, 상대국인 중국의 입장이 무엇보다 중요할 텐데요, 중국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아직 중국은 이번 담판과 향후 협상 전망에 대해 추가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협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말처럼 미국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쪽으로 풀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담판 현장에서도 양국의 상호 이익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동안 중국이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해 즉각적인 보복을 해왔던 것도 '미국의 주장처럼 중국이 잘못하지만은 않았다'는 나름의 논리와 주장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따라서 그런 중국이 갑자기 백기를 들고 미국의 모든 요구에 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유력합니다.

[앵커]
90일, 양국이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내기에는 결코 길지 않은 시간으로 보이는데요, 협상 전망, 어떻게 보시나요?

[기자]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협상이 결코 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완전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고 전망할 수 있겠습니다.

쉽지 않은 이유는 미국과 중국 두 나라 모두 물러설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인데, 미국 국익 우선 주의를 내세워 먼저 무역전쟁을 일으킨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성과 없이 손을 떼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스스로 가장 높은 치적으로 여기는 '공약 이행'을 이루기 위해 무조건 결과물을 내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국 또한 결사항전의 이유가 있습니다.

이번 무역전쟁에 밀렸을 때, 단지 무역수지 변화에 그치지 않고 중국의 미래 먹거리이자 장기 비전인 이른바 '기술 굴기'가 뿌리째 꺾일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입니다.

그러나 무역전쟁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확전될 경우 양쪽 모두 이익은커녕, 출혈만 커진다는 점을 알기 때문에 모종의 타협이 이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완전히 막힌 건 아니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앵커]
미국과 중국, G2의 싸움에 세계가 관심을 갖는 건 결국 자국에 미칠 영향 때문일 텐데요, 이번 담판이 우리나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두 나라 무역 전쟁이 일단 확전을 피했다는 점은 우리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중국과 미국에 수출을 많이 하는 기업에는 단기적 호재가 되는데, 업종별로는 중국 수출이 많은 중간재나 반도체 기업들이 일단 걱정을 좀 덜었다는 평가입니다.

미중 양국 관계가 얼어붙어 교역량이 적어지면 그들 나라에 들어가는 중간재도 직간접 영향을 받아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당초 예정대로 다음 달부터 중국산 수입품 2천억 달러어치에 대해 현행 10%의 관세를 25%로 올릴 경우, 우리 수출이 최대 0.5% 위축될 것이라는 추산도 나온 상태여서, 우리 기업은 일단 이번 담판으로 한시름을 놓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 휴전이 그야말로 3개월짜리 휴전에 그치고 이후 더 확전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은 긴장 속에서 대책 마련의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두 나라 모두 지혜로운 접점을 찾아 자국들도 출혈경쟁도 멈추고, 세계 경제에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LA 김기봉 특파원[kgb@ytn.co.kr]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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