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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쉴 수가 없어요! 제발 살려주세요, 누가 좀 도와주세요!" 지난달 6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19세 소녀가 경찰에게 30대 남성 용의자로 오해받아 폭행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인 타티아나 하그로브(Tatyana Hargrove)는 사건 당일 아버지의 날을 맞아 선물을 사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봉변을 당했다. 당시 37도가 넘는 더운 날씨에 그녀는 물을 마시기 위해 잠시 그늘에서 쉬고 있었다.
당시 교차로에 있던 순찰차에서 보안관 한 명이 다가와 총을 겨누며, 그녀에게 가방을 달라고 요구했다. 당시 경찰은 인근 식료품점에서 흉기를 휘둘러 시민들을 위협한 30대의 대머리 흑인 남성 용의자를 찾고 있었다.
타티아나의 주장에 따르면 경찰은 그녀가 순순히 가방을 줬음에도 손목을 꺾고, 얼굴을 때리며 경찰견을 풀어 공격하도록 했다. 그녀는 경찰의 폭행으로 온몸에 타박상을 입었으며, 경찰견에게 넓적다리를 물리기까지 했다.
결국, 경찰에 체포된 그녀는 간단한 치료를 받고, 부모님이 보석금을 내주기 전까지 교도소에 16시간 가까이 수감됐다. 경찰은 체포 과정 중 타티아나의 이름을 듣고 "왜 여자 이름을 사용하냐"며 거짓말하지 말라고 그녀를 몰아붙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를 주도한 크리스토퍼 무어(Christopher Moore) 보안관은 "그녀는 확실히 우리가 쫓던 남성 용의자처럼 보였다"며 "체포 과정 중 강하게 저항하며 공무집행을 방해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타티아나의 부모님)
그러나 용의자를 혼동해 체포하며 폭행까지 한 경찰의 행동을 두고 '인종차별로 인한 과잉진압'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흑인 인권단체인 'NAACP'는 '단지 흑인이기 때문에 체포한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와 함께 공식적인 항의에 나섰다.
한편 타티아나의 부모님은 한 인터뷰에서 "우리 딸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믿을 수 없다"며 "매일 반창고를 갈아주며 딸의 상처를 볼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는 말을 덧붙이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YTN PLUS 김성현 기자
(jamkim@ytnplus.co.kr)
[사진 출처 = NAA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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