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지만 비행기 옆자리에 시신 좀 앉혀도 될까요?

죄송하지만 비행기 옆자리에 시신 좀 앉혀도 될까요?

2016.04.20. 오후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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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는 통계적으로 자동차보다 훨씬 안전합니다. 하지만, 고령의 승객이나 환자에게는 꽤 힘든 여행 수단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항공 교통량이 늘고 고령의 승객이 많아지면서 '항공 사망률'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증가했습니다.

비행기에서 아이를 낳은 여성이나, 심장마비가 온 환자를 승객으로 탔던 의사가 살리는 일도 벌어지지만, 안타깝게도 항공기 안에서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비행기 조종석의 비밀(cockpit confidential)의 저자인 패트릭 스미스는 응급 처치뿐만 아니라 비행기 안에서 누군가 사망할 경우의 대응 매뉴얼도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먼저 승무원들이 지상 관제탑으로 연락을 취하고, 기장이 사망 원인이나 비행 위치에 따라 회항할지 아니면 그대로 목적지로 향할지 정합니다. 그런 뒤 시신을 승객들로부터 최대한 멀리 이동시킵니다. 보통은 시신을 천으로 싸 비행기 맨 뒷좌석으로 옮깁니다.

하지만 비행기가 만석일 때는 빈 좌석이 많은 일등석으로 옮겨 벨트에 고정시킵니다. 기존 일등석 승객들은 되도록 멀리 떨어진 자리로 재배치합니다. 하지만 일등석도 만석이라면 어쩔 수 없이 고인이 발권한 자리에 그대로 시신을 두고 비행해야 합니다.


실제로 레나 페터슨이라는 여성은 지난 2012년 친구와 함께 암스테르담에서 탄자니아로 향하는 케냐 항공에 탑승했다 10시간 동안 시신 옆에 앉아 비행해야 했습니다. 옆자리 30대 남성이 운항도중 사망했지만 빈 좌석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페터슨은 케냐항공을 상대로 항의했고, 항공사는 티켓 비용의 절반인 700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80만 원 정도를 돌려주었습니다.

싱가폴 항공의 경우 시신을 넣는 캐비닛이 따로 있었지만 2013년부터는 운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비행 중 사망한 시신과 함께 여행하는 일,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YTN PLUS 최가영 모바일PD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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