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추모 '신격화' 물결..."대선 전략"

차베스 추모 '신격화' 물결..."대선 전략"

2013.04.01. 오전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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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숨진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 물결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추모를 넘어 '신격화'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집권당의 대선 전략이라는 비난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희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도 카라카스의 한 빈민촌 교회에 성스럽다는 뜻의 '세인트' 우고 차베스라는 글이 새겨졌습니다.

십자가를 짊어진 예수 옆에는 차베스의 얼굴이 자리했습니다.

이 교회에는 연일 차베스 지지자들이 몰려 들어 추모 행사를 갖고 있습니다.

[인터뷰:엘리자베스 토레스, 차베스 지지자]
"차베스가 우리의 예수이고 성인이며 모든 것입니다. 그것은 진리입니다."

거리 곳곳에 즐비한 현수막과 벽화에서도 차베스는 성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베네수엘라 국영 TV가 방송한 애니메이션은 그를 에바 페론, 체 게바라 등과 함께 남미 역사 영웅의 반열에 올려놓았습니다.

차기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도 차베스를 신격화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대행]
"예수의 뒤를 이어 하늘에서 베네수엘라 국민을 지켜보고 축복할 만한 사람이 있다면 그는 바로 차베스 전 대통령입니다. 그의 희생과 국민에 대한 사랑을 생각한다면 그렇습니다."

대통령 선거를 2주 앞두고 사실상 정부 주도의 추모 열기가 계속되면서 집권당이 권력을 지키려 차베스의 죽음을 이용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야권 통합후보로 나선 엔리케 카프릴레스는 집권당이 "내세울 게 없으니 죽은 사람만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경제난과 높은 범죄율 등 현 정부의 실정을 공격하며 칼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YTN 김희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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