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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6년 11월 5일 (목)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배성환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직장에서 누구에게나 존경받는 상사. 일도 잘 하고, 후배들도 잘 챙기는, 그야말로 흠잡을 데 없는 팀장이었죠. 그런데 어느 날...! 직원 A 씨는 아주 우연히 이 팀장의 은밀한 비밀을 알게 됩니다. 메시지의 주인공은 평소 존경하던 팀장과 같은 팀 여직원.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하게 된 그날 이후. A 씨는 결국 고민 끝에 인사팀을 찾아갔습니다. 회사 업무에도 영향을 주는 문제라 판단해, 인사팀에 제보한 A 씨. 이에 회사는 어떻게 대응했을까요? 예상과는 너무나도 달랐던 회사의 반응.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죠. 사내불륜을 제보했다가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다는 한 직장인의 사연을 각색한 내용인데요. 오늘 <사건X파일>에서는 사내 불륜을 둘러싼 실제 판결들, 짚어보겠습니다.
◇ 이원화 : 안녕하세요. <사건X파일>, 이원화입니다. '로엘 법무법인', 배성환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배성환 변호사 (이하 배성환) : 네,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의 배성환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먼저 오프닝에서 소개한 사연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평소 존경하던 팀장의 불륜 정황을 알게 된 한 직원의 이야긴데요. 어떤 일이 있었던 건가요?
◆ 배성환 : 네, 10월 초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인데요. 작성자 A 씨의 주장에 따르면, 한 달쯤 전 평판 좋던 팀장의 모니터에 같은 팀 대리가 보낸 메시지 알림이 떴고, 거기서 ‘어제 호텔 좋았어’, ‘남편 몰래 하는 게 더 짜릿해’ 같은 내용을 우연히 봤다는 겁니다. 이후 팀장이 그 대리에게만 업무를 편파적으로 주는 등 팀 분위기와 업무 효율까지 나빠졌다고 느낀 A 씨는 회사 기강의 문제라고 판단해 인사팀에 정식으로 제보했다고 합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인사팀의 대응이 의아합니다. 불륜은 개인 사생활이라 회사에서 징계하기 어렵다... 이게 정말 그런지 궁금하고요. 사내 불륜은 회사가 관여할 수 없는 문제가 맞나요?
◆ 배성환 : 원칙적으로는 맞습니다. 불륜은 기본적으로 사생활 영역이라, 업무와 무관하다면 원칙적으로 징계 대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사생활 중의 비행이라도 회사의 사업 활동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되거나, 회사의 사회적 평가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면 징계할 수 있다고 봐 왔습니다. 이 사연처럼 상사와 부하 직원 사이의 관계이고, 실제로 업무 배정이 한쪽으로 쏠렸다는 주장까지 있다면, 이건 단순한 사생활을 넘어 인사와 업무의 공정성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회사가 사생활이라고 단정하기보다, 최소한 업무상 불공정이 있었는지는 확인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회사의 대응은, 오히려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 제보자가 주의 조치를 받게 되었습니다.
◇ 이원화 : 네, 그런데 이거는 사기업의 경우에는 회사마다 분위기가 많이 다른 것 같긴 해요. 어떤 기업 같은 경우에는 인사팀에서 이런 제보를 받으면 실제로 내사 감사를 해서 징계까지 가는 경우도 있고, 전혀 응답을 하지 않는 경우들도 있다고 들었고요. 심지어 이 사건에서는 제보한 직원이 오히려 주의 조치를 받았다는 건 ‘네가 잘못했다’ 이런 얘기를 들었다는 거니까요.
◆ 배성환 : 네, A 씨 주장에 따르면 인사팀은 개인 사생활이라 징계가 어렵다면서, 오히려 A 씨가 사내에 소문을 냈다는 이유로 주의 조치를 내렸다고 합니다. 지금은 명예훼손으로 고소까지 당한 상태라고 하고요. 회사의 판단이 적절했는지는 A 씨가 실제로 어디까지 말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공식 창구인 인사팀에 제보한 것 자체를 문제 삼았다면 적절하지 않겠지만, 동료들에게 퍼뜨렸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실제로 최근 수원지방법원은, 직장 동료 65명이 있는 단체 대화방에 한 여성 직원의 불륜 의혹을 폭로하고 사진까지 올린 사람에게 위자료 5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 이원화 : 이거를 회사에다 소문 낼 게 아니라 각 당사자의 배우자에게 익명으로 알렸어야 되는 건데, 대처가 참 아쉽네요. 본인은 회사 업무에 영향을 주는 문제라 생각해서 인사팀에 제보했는데, 오히려 주의 조치 받고... 심지어 형사 고소 당하고. 황당하겠다 싶긴 하거든요? 이 직원이 잘못을 했던 거는 맞는지, 이런 사실을 알아도 모른 척하는 게 법적으로 현명한 행동인 건지. 어떻게 보십니까?
◆ 배성환 : 인사팀에만 알린 거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명예훼손이 되려면 여러 사람이 알 수 있는 상황, 즉 '공연성'이 있어야 하는데요. 비밀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인사 담당자에게만 알린 경우에는 다른 사람에게 퍼질 가능성이 낮다고 보아 공연성을 부정한 판례들이 있습니다. 또 업무상 불공정을 바로잡으려는 목적이었다면 처벌받지 않을 여지도 높고요. 모른 척이 정답이라기보다, ‘알리는 방식’이 중요한 거죠. 그리고 팀장의 행동도 짚어볼 부분이 있습니다. 고소하겠다는 말 자체는 정당한 권리 행사라 협박으로 보기 어렵지만, 상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인사상 불이익을 암시하거나 계속 압박했다면 직장 내 괴롭힘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A 씨도 회사나 노동청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회사가 직원을 징계할 때, 회사의 대외 이미지나 평판에 미친 영향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이 불륜 사실이 SNS에 퍼져서 회사이미지에 손상을 줬다, 이러면 그땐 징계가 가능해질까요? 상황이 달라질지 궁금한데요.
◆ 배성환 : 네, 그런 경우라면 징계가 가능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실제 판결이 있는데요. 한 화장품 회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던 직원이, 결혼한 사실을 알면서도 기혼 동료와 1년 넘게 불륜 관계를 이어가다 그 사실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회사 안팎으로 퍼졌다고 합니다. 법원은 회사 평판이 손상됐고, 마케팅 담당자라 제품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해고가 정당하다고 봤다고 보도됐습니다. 다만 SNS에 폭로한 사람은 명예훼손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우리 법은 사실을 말해도 명예훼손이 될 수 있고, 특히 인터넷이나 SNS에 남을 비방할 목적으로 올리면 더 무겁게 처벌하거든요. 불륜이 사실이라도, 폭로하는 방식에 따라 오히려 폭로한 사람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 이원화 : 다음 사건으로 넘어가보죠. 심지어 이 사건은, 불륜 상대가 회사 사장님의 사위였다는데, 어떻게 된 일입니까?
◆ 배성환 : 네, 보도에 따르면 한 소규모 가족기업에 다니던 여성 직원 이야기인데요. 이 직원은 2020년 입사한 직후부터, 회사 임원이자 대표의 사위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관계는 5년 가까이 이어졌고, 그사이 부장으로 승진까지 했다고 하죠. 결국 관계가 드러나자 회사는 ‘사내 불륜으로 회사의 질서를 문란하게 했고, 회사 이미지 실추로 중대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해고를 통보했다고 보도됐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 여성, 해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불륜은 어디까지나 사생활이다, 회사에 직접적 손해를 입힌 것도 아니다’ 해고무효 소송 냈다는데.. 결론이 어떻게 났죠?
◆ 배성환 : 법원은 회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은 이 직원의 해고무효 확인 청구를 기각했는데요. 재판부는 불륜 상대가 대표의 사위이자 임원이라는 점에서, 이 관계가 공정해야 할 인사평가나 업무 배치 등 경영 전반에 대한 불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봤다고 합니다. 또 대표가 받은 충격과 배신감이 커서 신뢰 관계가 회복되기 어렵고, 이 직원을 계속 근무하게 하는 것은 또 다른 피해자인 대표와 그 가족에게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을 준다며 해고라는 징계 수위도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보도됐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반대의 판단이 나온 사례도 있잖아요? 같은 사내 불륜인데 어떤 경우엔 해고가 정당하고, 어떤 경우엔 부당한 건지, 기준이 모호하게 느껴지실 것 같거든요. 어떻습니까.
◆ 배성환 : 네, 실제로 반대 결론이 나온 사례들도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사내 불륜과 성희롱’ 등을 이유로 직원을 해고한 사건에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회사가 주장한 이른바 ‘돌싱 사칭 불륜’ 등은 징계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해고는 지나치다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또 금융기관 직원이 사내 여직원과의 혼전 임신 등을 이유로 해고된 사건에서도, 법원은 당시 미혼이었고 교제 상대와의 관계는 내밀한 사생활의 영역이라며 해고를 무효로 봤다고 하고요. 결국 기준은 '회사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느냐'입니다. 직위와 업무, 인사권과 얽혀 있는지, 실제로 회사 평판이 훼손됐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봅니다. 막연한 평판 걱정만으론 부족하고, 해고는 해고할 만큼 중대한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 이원화 : 또 다른 사건으로 가보죠. 이번에는 남편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아내가, 남편 회사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어떤 내용의 이메일이었던 거죠?
◆ 배성환 : 네, 2014년에 보도된 사건인데요. 아내 A 씨는 남편이 같은 회사 여직원과 내연 관계라는 걸 알게 됐다고 합니다. 그러자 남편의 USB와 이메일 등에서 찾아낸 두 사람의 사진을 담아, 남편 회사 직원 27명에게 이메일을 보냈다고 하죠. 이메일에는 남편이 몇 달간 불륜을 저질렀고, 회사 출장을 핑계로 함께 여행을 가기도 했다는 내용과 함께 상대 여직원의 사진이 첨부돼 있었다고 합니다. 상대 여직원에게는 ‘전 국민이 아는 거 머지않았네요’라는 문자도 보냈다고 보도됐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 아내.. 결국 처벌받았죠?
◆ 배성환 : 네,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명예훼손과 협박 혐의로 이 아내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고 합니다. 재판부는 상대 여직원이 이 일로 결국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남편과 여직원의 부적절한 관계로 아내가 받았을 정신적 충격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어디서부터 불법이 되느냐. 핵심은 ‘누구에게, 얼마나 알렸느냐’입니다. 불륜이 사실이라도 여러 사람에게 퍼뜨리면 명예훼손이 될 수 있고, 사진까지 돌리면 초상권 침해, 신체가 노출된 사진이라면 성범죄 문제까지 생길 수 있습니다. 또 ‘다 알게 될 거다’ 같은 문자는 협박이 될 수 있고요. 화가 나는 마음은 이해되지만, 폭로는 법적으로 가장 위험한 대응입니다.
◇ 이원화 : 여기서 궁금한 건, 아내가 불륜을 폭로한 일로 형사처벌을 받았다고 해서, 정작 불륜을 저지른 남편과 상대 여성의 책임까지 그 잘못까지 없어지는 건 아닐 거잖아요? 형사처벌과 별도로, 이혼을 청구하거나 상간 여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하는 거 당연히 가능하겠죠?
◆ 배성환 : 네, 당연히 가능합니다. 형사처벌을 받았다고 해서 배우자의 부정행위에 대한 권리가 사라지는 건 아니거든요. 배우자의 부정행위는 법이 정한 이혼 사유라 이혼을 청구할 수 있고, 배우자와 상간자를 상대로 위자료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부정행위를 이유로 한 이혼 청구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6개월, 있었던 날부터 2년이 지나면 할 수 없고, 위자료 청구도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또 폭로로 상대에게 피해를 줬다면 오히려 배상을 해줘야 할 수도 있습니다.
◇ 이원화 : 불륜을 저지른 사람도 책임을 져야겠지만 그 사실을 폭로한 사람도, 처벌받거나 거액의 배상금을 물을 수 있다, 꼭 아셔야할 것 같은데. 그렇다면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 제보한 사람, 본인 스스로를 지키려면 어떤 점을 가장 주의해야할까요?
◆ 배성환 : 알리는 대상은 최소한으로. 회사 문제라면 인사팀이나 감사실 같은 공식 창구에만 알리시고, 동료들이나 단체 대화방, SNS에 퍼뜨리는 건 절대 피하셔야 합니다. 증거는 합법적으로 모으셔야 합니다. 남의 휴대전화나 메신저를 몰래 열어보거나, 참여하지 않은 대화를 몰래 녹음하면 그 자체로 범죄가 될 수 있거든요. 확인된 사실과 추측도 꼭 구분하시고요. 정의감에서 시작한 일이 오히려 나를 피고인으로 만들지 않도록, 행동하기 전에 전문가와 한 번 상의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 이원화 : <사건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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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배성환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직장에서 누구에게나 존경받는 상사. 일도 잘 하고, 후배들도 잘 챙기는, 그야말로 흠잡을 데 없는 팀장이었죠. 그런데 어느 날...! 직원 A 씨는 아주 우연히 이 팀장의 은밀한 비밀을 알게 됩니다. 메시지의 주인공은 평소 존경하던 팀장과 같은 팀 여직원.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하게 된 그날 이후. A 씨는 결국 고민 끝에 인사팀을 찾아갔습니다. 회사 업무에도 영향을 주는 문제라 판단해, 인사팀에 제보한 A 씨. 이에 회사는 어떻게 대응했을까요? 예상과는 너무나도 달랐던 회사의 반응.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죠. 사내불륜을 제보했다가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다는 한 직장인의 사연을 각색한 내용인데요. 오늘 <사건X파일>에서는 사내 불륜을 둘러싼 실제 판결들, 짚어보겠습니다.
◇ 이원화 : 안녕하세요. <사건X파일>, 이원화입니다. '로엘 법무법인', 배성환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배성환 변호사 (이하 배성환) : 네,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의 배성환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먼저 오프닝에서 소개한 사연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평소 존경하던 팀장의 불륜 정황을 알게 된 한 직원의 이야긴데요. 어떤 일이 있었던 건가요?
◆ 배성환 : 네, 10월 초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인데요. 작성자 A 씨의 주장에 따르면, 한 달쯤 전 평판 좋던 팀장의 모니터에 같은 팀 대리가 보낸 메시지 알림이 떴고, 거기서 ‘어제 호텔 좋았어’, ‘남편 몰래 하는 게 더 짜릿해’ 같은 내용을 우연히 봤다는 겁니다. 이후 팀장이 그 대리에게만 업무를 편파적으로 주는 등 팀 분위기와 업무 효율까지 나빠졌다고 느낀 A 씨는 회사 기강의 문제라고 판단해 인사팀에 정식으로 제보했다고 합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인사팀의 대응이 의아합니다. 불륜은 개인 사생활이라 회사에서 징계하기 어렵다... 이게 정말 그런지 궁금하고요. 사내 불륜은 회사가 관여할 수 없는 문제가 맞나요?
◆ 배성환 : 원칙적으로는 맞습니다. 불륜은 기본적으로 사생활 영역이라, 업무와 무관하다면 원칙적으로 징계 대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사생활 중의 비행이라도 회사의 사업 활동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되거나, 회사의 사회적 평가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면 징계할 수 있다고 봐 왔습니다. 이 사연처럼 상사와 부하 직원 사이의 관계이고, 실제로 업무 배정이 한쪽으로 쏠렸다는 주장까지 있다면, 이건 단순한 사생활을 넘어 인사와 업무의 공정성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회사가 사생활이라고 단정하기보다, 최소한 업무상 불공정이 있었는지는 확인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회사의 대응은, 오히려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 제보자가 주의 조치를 받게 되었습니다.
◇ 이원화 : 네, 그런데 이거는 사기업의 경우에는 회사마다 분위기가 많이 다른 것 같긴 해요. 어떤 기업 같은 경우에는 인사팀에서 이런 제보를 받으면 실제로 내사 감사를 해서 징계까지 가는 경우도 있고, 전혀 응답을 하지 않는 경우들도 있다고 들었고요. 심지어 이 사건에서는 제보한 직원이 오히려 주의 조치를 받았다는 건 ‘네가 잘못했다’ 이런 얘기를 들었다는 거니까요.
◆ 배성환 : 네, A 씨 주장에 따르면 인사팀은 개인 사생활이라 징계가 어렵다면서, 오히려 A 씨가 사내에 소문을 냈다는 이유로 주의 조치를 내렸다고 합니다. 지금은 명예훼손으로 고소까지 당한 상태라고 하고요. 회사의 판단이 적절했는지는 A 씨가 실제로 어디까지 말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공식 창구인 인사팀에 제보한 것 자체를 문제 삼았다면 적절하지 않겠지만, 동료들에게 퍼뜨렸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실제로 최근 수원지방법원은, 직장 동료 65명이 있는 단체 대화방에 한 여성 직원의 불륜 의혹을 폭로하고 사진까지 올린 사람에게 위자료 5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 이원화 : 이거를 회사에다 소문 낼 게 아니라 각 당사자의 배우자에게 익명으로 알렸어야 되는 건데, 대처가 참 아쉽네요. 본인은 회사 업무에 영향을 주는 문제라 생각해서 인사팀에 제보했는데, 오히려 주의 조치 받고... 심지어 형사 고소 당하고. 황당하겠다 싶긴 하거든요? 이 직원이 잘못을 했던 거는 맞는지, 이런 사실을 알아도 모른 척하는 게 법적으로 현명한 행동인 건지. 어떻게 보십니까?
◆ 배성환 : 인사팀에만 알린 거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명예훼손이 되려면 여러 사람이 알 수 있는 상황, 즉 '공연성'이 있어야 하는데요. 비밀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인사 담당자에게만 알린 경우에는 다른 사람에게 퍼질 가능성이 낮다고 보아 공연성을 부정한 판례들이 있습니다. 또 업무상 불공정을 바로잡으려는 목적이었다면 처벌받지 않을 여지도 높고요. 모른 척이 정답이라기보다, ‘알리는 방식’이 중요한 거죠. 그리고 팀장의 행동도 짚어볼 부분이 있습니다. 고소하겠다는 말 자체는 정당한 권리 행사라 협박으로 보기 어렵지만, 상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인사상 불이익을 암시하거나 계속 압박했다면 직장 내 괴롭힘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A 씨도 회사나 노동청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회사가 직원을 징계할 때, 회사의 대외 이미지나 평판에 미친 영향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이 불륜 사실이 SNS에 퍼져서 회사이미지에 손상을 줬다, 이러면 그땐 징계가 가능해질까요? 상황이 달라질지 궁금한데요.
◆ 배성환 : 네, 그런 경우라면 징계가 가능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실제 판결이 있는데요. 한 화장품 회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던 직원이, 결혼한 사실을 알면서도 기혼 동료와 1년 넘게 불륜 관계를 이어가다 그 사실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회사 안팎으로 퍼졌다고 합니다. 법원은 회사 평판이 손상됐고, 마케팅 담당자라 제품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해고가 정당하다고 봤다고 보도됐습니다. 다만 SNS에 폭로한 사람은 명예훼손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우리 법은 사실을 말해도 명예훼손이 될 수 있고, 특히 인터넷이나 SNS에 남을 비방할 목적으로 올리면 더 무겁게 처벌하거든요. 불륜이 사실이라도, 폭로하는 방식에 따라 오히려 폭로한 사람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 이원화 : 다음 사건으로 넘어가보죠. 심지어 이 사건은, 불륜 상대가 회사 사장님의 사위였다는데, 어떻게 된 일입니까?
◆ 배성환 : 네, 보도에 따르면 한 소규모 가족기업에 다니던 여성 직원 이야기인데요. 이 직원은 2020년 입사한 직후부터, 회사 임원이자 대표의 사위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관계는 5년 가까이 이어졌고, 그사이 부장으로 승진까지 했다고 하죠. 결국 관계가 드러나자 회사는 ‘사내 불륜으로 회사의 질서를 문란하게 했고, 회사 이미지 실추로 중대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해고를 통보했다고 보도됐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 여성, 해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불륜은 어디까지나 사생활이다, 회사에 직접적 손해를 입힌 것도 아니다’ 해고무효 소송 냈다는데.. 결론이 어떻게 났죠?
◆ 배성환 : 법원은 회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은 이 직원의 해고무효 확인 청구를 기각했는데요. 재판부는 불륜 상대가 대표의 사위이자 임원이라는 점에서, 이 관계가 공정해야 할 인사평가나 업무 배치 등 경영 전반에 대한 불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봤다고 합니다. 또 대표가 받은 충격과 배신감이 커서 신뢰 관계가 회복되기 어렵고, 이 직원을 계속 근무하게 하는 것은 또 다른 피해자인 대표와 그 가족에게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을 준다며 해고라는 징계 수위도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보도됐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반대의 판단이 나온 사례도 있잖아요? 같은 사내 불륜인데 어떤 경우엔 해고가 정당하고, 어떤 경우엔 부당한 건지, 기준이 모호하게 느껴지실 것 같거든요. 어떻습니까.
◆ 배성환 : 네, 실제로 반대 결론이 나온 사례들도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사내 불륜과 성희롱’ 등을 이유로 직원을 해고한 사건에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회사가 주장한 이른바 ‘돌싱 사칭 불륜’ 등은 징계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해고는 지나치다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또 금융기관 직원이 사내 여직원과의 혼전 임신 등을 이유로 해고된 사건에서도, 법원은 당시 미혼이었고 교제 상대와의 관계는 내밀한 사생활의 영역이라며 해고를 무효로 봤다고 하고요. 결국 기준은 '회사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느냐'입니다. 직위와 업무, 인사권과 얽혀 있는지, 실제로 회사 평판이 훼손됐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봅니다. 막연한 평판 걱정만으론 부족하고, 해고는 해고할 만큼 중대한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 이원화 : 또 다른 사건으로 가보죠. 이번에는 남편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아내가, 남편 회사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어떤 내용의 이메일이었던 거죠?
◆ 배성환 : 네, 2014년에 보도된 사건인데요. 아내 A 씨는 남편이 같은 회사 여직원과 내연 관계라는 걸 알게 됐다고 합니다. 그러자 남편의 USB와 이메일 등에서 찾아낸 두 사람의 사진을 담아, 남편 회사 직원 27명에게 이메일을 보냈다고 하죠. 이메일에는 남편이 몇 달간 불륜을 저질렀고, 회사 출장을 핑계로 함께 여행을 가기도 했다는 내용과 함께 상대 여직원의 사진이 첨부돼 있었다고 합니다. 상대 여직원에게는 ‘전 국민이 아는 거 머지않았네요’라는 문자도 보냈다고 보도됐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 아내.. 결국 처벌받았죠?
◆ 배성환 : 네,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명예훼손과 협박 혐의로 이 아내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고 합니다. 재판부는 상대 여직원이 이 일로 결국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남편과 여직원의 부적절한 관계로 아내가 받았을 정신적 충격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어디서부터 불법이 되느냐. 핵심은 ‘누구에게, 얼마나 알렸느냐’입니다. 불륜이 사실이라도 여러 사람에게 퍼뜨리면 명예훼손이 될 수 있고, 사진까지 돌리면 초상권 침해, 신체가 노출된 사진이라면 성범죄 문제까지 생길 수 있습니다. 또 ‘다 알게 될 거다’ 같은 문자는 협박이 될 수 있고요. 화가 나는 마음은 이해되지만, 폭로는 법적으로 가장 위험한 대응입니다.
◇ 이원화 : 여기서 궁금한 건, 아내가 불륜을 폭로한 일로 형사처벌을 받았다고 해서, 정작 불륜을 저지른 남편과 상대 여성의 책임까지 그 잘못까지 없어지는 건 아닐 거잖아요? 형사처벌과 별도로, 이혼을 청구하거나 상간 여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하는 거 당연히 가능하겠죠?
◆ 배성환 : 네, 당연히 가능합니다. 형사처벌을 받았다고 해서 배우자의 부정행위에 대한 권리가 사라지는 건 아니거든요. 배우자의 부정행위는 법이 정한 이혼 사유라 이혼을 청구할 수 있고, 배우자와 상간자를 상대로 위자료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부정행위를 이유로 한 이혼 청구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6개월, 있었던 날부터 2년이 지나면 할 수 없고, 위자료 청구도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또 폭로로 상대에게 피해를 줬다면 오히려 배상을 해줘야 할 수도 있습니다.
◇ 이원화 : 불륜을 저지른 사람도 책임을 져야겠지만 그 사실을 폭로한 사람도, 처벌받거나 거액의 배상금을 물을 수 있다, 꼭 아셔야할 것 같은데. 그렇다면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 제보한 사람, 본인 스스로를 지키려면 어떤 점을 가장 주의해야할까요?
◆ 배성환 : 알리는 대상은 최소한으로. 회사 문제라면 인사팀이나 감사실 같은 공식 창구에만 알리시고, 동료들이나 단체 대화방, SNS에 퍼뜨리는 건 절대 피하셔야 합니다. 증거는 합법적으로 모으셔야 합니다. 남의 휴대전화나 메신저를 몰래 열어보거나, 참여하지 않은 대화를 몰래 녹음하면 그 자체로 범죄가 될 수 있거든요. 확인된 사실과 추측도 꼭 구분하시고요. 정의감에서 시작한 일이 오히려 나를 피고인으로 만들지 않도록, 행동하기 전에 전문가와 한 번 상의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 이원화 : <사건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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