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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비평]
■ 방송 : YTN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6년 10월 3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김언경 뭉클미디어 인권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 (이하 최휘) :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김언경 뭉클미디어 인권연구소장과 전화연결 합니다.
◇ 김언경 뭉클미디어 인권연구소장 (이하 김언경) : 네. 안녕하세요.
◆ 최휘 : 최근 연합뉴스에서 언론중재위원회의 시정권고를 받고도 후속 조치가 없는 사례가 많다는 보도가 나왔던데요. 언중위는 보도로 피해를 본 사람이 정정보도나 반론보도, 손해배상 등을 요구했을 때 분쟁을 해결하는 곳으로 알고 있었는데요. 언중위의 시정권고란 것은 정정보도를 신청하는 것과 다른 건가요?
◇ 김언경 : 그렇습니다. 언중위하면 말씀하신 것처럼 언론보도 피해자가 신청하면 피해자와 언론사 사이에서 조정 중재 절차를 진행하는 곳으로만 알고 계신 경우가 많은데요. 시정권고 제도도 함께 운영합니다. 시정권고는 언론보도에 법익 침해 문제가 있는지를 심의하고 해당 언론사에 시정을 권고하는 제도입니다. 법률상 국가적·사회적 법익과 타인의 법익 침해를 대상으로 합니다. 피해 당사자가 직접 분쟁을 제기해야만 작동하는 절차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보도에 개인의 사생활이나 신원이 부적절하게 드러나지는 않았는지, 보도 과정에서 보호해야 할 권리를 침해하지 않았는지 살펴보는 기능입니다. 이런 제도는 개별 피해자에게만 대응 부담을 맡기지 않고 언론의 보도 관행을 점검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 최휘 : 뉴스를 보다보면 피해자가 딱히 특정되지는 않지만 이런 보도들 괜찮을까 싶을 때들이 있는데요. 그럴 때 시정권고 제도가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문제는 효과가 미비하다는 것이죠?
◇ 김언경 : 네. 연합뉴스가 9월 27일 <임오경 "권리침해 보도 시정권고에도 10건중 6건 無조치">라는 제목의 보도를 냈는데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같은 유형의 권리침해로 한 반기에 세 차례 이상 시정권고를 받은 사례가 328건이었습니다. 사실 이렇게 같은 유형의 문제로 한 언론사에 한 반기에 세 차례 이상 시정권고를 받았다면 좀 심각한 경우라 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언중위는 같은 유형의 침해를 반기에 3회 이상 반복하는 경우에 해당 언론사에 시정권고 내용을 공문으로 통지하고 이를 위원회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시정권고를 받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사례가 206건으로 전체의 62.8%나 되었다는 겁니다. 수정한 사례가 75건, 삭제한 사례 74건뿐이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같은 유형의 권리 침해를 반기에 12번이나 반복한 것으로 나타났다고도 합니다.
◆ 최휘 : 아무래도 ‘권고’이다보니 정정보도와 반론보도를 내야 하는 등의 강제성이 없는 건가요?
◇ 김언경 : 그렇습니다. 언론중재법은 시정권고에 권고적 효력만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권고가 힘을 가지려면 해당 언론사와 담당 기자나 피디가 그 잘못된 보도로 인해서 실질적인 피해를 입어야한다고 생각하는데요. 권고를 받았다고 해당 기사를 정정하거나 삭제하게 강제하지도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언중위 결정의 통보와 공개가 실제 기사 수정이나 다음 보도의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는 것이죠.
임오경 의원은 "시정권고를 받은 10건 중 6건꼴로 후속 조치가 없고, 같은 잘못을 12번까지 반복한다면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권리 침해를 반복하는 언론사를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시정권고 이후 문제가 된 기사의 수정·삭제와 동일 사례의 재발 여부까지 추적해 잘못된 보도가 실제로 얼마나 줄었는지를 성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도 임오경 의원의 지적에 공감하는데요. 문제는 언중위가 성과로 관리한다고 해서 과연 언론사 입장에서 시정권고를 부담으로 느낄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안타깝더라고요.
◆ 최휘 : 언중위 외에도 언론보도를 심의하는 곳이 있죠?
◇ 김언경 : 자율규제를 위한 심의기구가 있습니다. 먼저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신문윤리강령과 실천요강 등에 따라 기사와 광고의 윤리적 문제를 심의합니다. 정확한 보도인지, 취재와 보도 과정이 공정했는지, 사생활과 인격권을 존중했는지, 기사와 광고를 제대로 구분했는지 같은 문제를 살펴보는 겁니다. 신문뿐 아니라 심의 대상에 포함되는 온라인 매체의 보도도 다룹니다. 주의와 경고, 공개경고 같은 심의결정이 있는데요. 이런 결정은 언론계가 스스로 정한 윤리적 기준에 따라 잘못을 지적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도 자율규제기구입니다. 자율규제에 참여하겠다고 서약한 인터넷신문들을 대상으로 기사와 광고를 심의합니다. 인터넷신문의 윤리강령과 기사심의규정, 광고 관련 윤리강령과 심의규정에 따라 문제가 있는 내용을 살펴보고, 위반의 정도에 따라 권고·주의·경고 등의 결정을 내립니다. 인터넷신문이라는 이름 때문에 모든 인터넷 언론을 자동으로 심의하는 기구로 생각하기 쉬운데, 참여서약사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자율규제에 참여하지 않는 매체까지 동일한 방식으로 관리하는 구조는 아닌 겁니다.
또 하나 생각나는 것이 기사형광고 편집기준의 준수 여부를 심의하는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입니다. 기사 형식의 광고 자체를 모두 금지하는 것이 아니고요. 독자가 광고임을 알아볼 수 있도록 편집 기준을 지켜야 한다는 점에서 심의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이런 기구들은 모두 위반의 정도에 따라 심의를 해서 권고·주의·경고 등의 결정을 내리고 그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기관 홈페이지에 가보면 생각외로 많은 언론보도가 위반된 사례가 매달 게시되고 있습니다.
◆ 최휘 : 그렇게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 심의 결정이 각 기관 홈페이지에 게재되어 있지만 독자는 그 사실을 모르고 계속 기사를 읽을 수도 있겠네요?
◇ 김언경 : 맞습니다. 그래서 저는 열심히 심의를 해서 그 결과를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독자가 기사를 읽을 때마다 여러 심의기구 홈페이지에 들어가 문제가 있는 기사인지 찾아볼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저는 “결정 이후의 기록”을 남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최휘 : 결정 이후의 기록이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은 지금 말씀하신 각각의 기관
심의에 모두에 해당된다고 보시는 건가요?
◇ 김언경 : 그렇습니다. 법률에 근거한 언중위 시정권고와 민간의 자율심의는 법적 성격과 대상이 다릅니다. 이 차이는 분명히 해야 합니다. 다만 공통으로 물을 수 있는 질문은 있습니다. “심의 결과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다음, 실제 해당 보도 또는 광고는 달라졌습니까?”라고 했을 때 잘 모르겠다는 겁니다. 물론 심의결정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심의결정은 어떤 보도가 왜 문제인지 기준을 제시합니다. 기자 교육에도 활용할 수 있고, 편집국이 보도 관행을 점검하는 근거가 됩니다. 자율적으로 고치는 언론사도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기울이는 노력에 비해서 너무 알려지지 않아서 언론사가 받는 윤리적 도덕적 타격감도 적을 뿐 아니라, 개선효과도 잘 모르겠다는 것이죠.
◆ 최휘 :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개선되면 좋을까요?
◇ 김언경 : 언제 어떤 문제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는 현재 홈페이지에 공개가 되잖아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실제 수정이나 광고 표시 변경이 있었는지, 확인한 날짜는 언제인지 연결해서 공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수정하지 않은 경우에도 이유를 설명하도록 할 수 있겠죠. 아직 재심 중인지, 판단에 이견이 있는지, 시정 요구를 받고도 응답하지 않은 것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이런 정보가 있어야 독자도 매체의 대응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한번 잘못하고 고친 경우와 같은 문제를 거듭 지적받고도 바꾸지 않는 경우는 다르게 봐야 합니다. 반복 위반 매체에는 편집 책임자가 개선 계획을 내고, 일정 기간 뒤 이행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도 제안해 볼만 하다고 봅니다.
이건 언론사에게 너무 큰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닐까 우려하시는 분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언론은 다른 기관에 잘못을 바로잡고 그 결과를 공개하라고 요구합니다. 언론 자신도 그 요구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보도로 피해를 본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심의결정문의 건수가 아닙니다. 자신의 신원이 보호됐는지, 잘못된 정보가 바로잡혔는지, 같은 피해를 겪을 사람이 줄었는지입니다. 자율규제의 성과도 그 기준으로 봐야 합니다. 심의기구가 문제를 발견하고 판단하는 일과 함께, 언론사가 그 판단에 어떻게 응답했고 무엇을 바꿨는지까지 보여줄 때 자율규제에 대한 신뢰도 높아질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점을 함께 기록해야 한다고 봅니다.
◆ 최휘 : 권고를 어기면 처벌하도록 만들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김언경 : 반복 침해에 실효성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은 이해합니다. 다만 모든 윤리적 위반을 곧바로 국가의 처벌 대상으로 바꾸는 데에는 신중해야 합니다. 윤리적 판단과 법률상 위법 판단이 항상 같지는 않고, 언론의 자유와 심의기구의 독립성도 함께 살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먼저 각 제도가 가진 권한과 절차를 제대로 활용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민간 자율기구라면 참여 매체가 결정에 어떻게 응답하고 시정할지 약속을 구체화할 수 있겠죠.
◆ 최휘 : 오늘 말씀을 들으니 심의를 얼마나 했는지와 함께 심의 이후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물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언경 : 감사합니다.
◆ 최휘 : 지금까지 김언경 뭉클미디어 인권연구소장과 함께 했습니다.
YTN 박준범 (pyh@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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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 (이하 최휘) :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김언경 뭉클미디어 인권연구소장과 전화연결 합니다.
◇ 김언경 뭉클미디어 인권연구소장 (이하 김언경) : 네. 안녕하세요.
◆ 최휘 : 최근 연합뉴스에서 언론중재위원회의 시정권고를 받고도 후속 조치가 없는 사례가 많다는 보도가 나왔던데요. 언중위는 보도로 피해를 본 사람이 정정보도나 반론보도, 손해배상 등을 요구했을 때 분쟁을 해결하는 곳으로 알고 있었는데요. 언중위의 시정권고란 것은 정정보도를 신청하는 것과 다른 건가요?
◇ 김언경 : 그렇습니다. 언중위하면 말씀하신 것처럼 언론보도 피해자가 신청하면 피해자와 언론사 사이에서 조정 중재 절차를 진행하는 곳으로만 알고 계신 경우가 많은데요. 시정권고 제도도 함께 운영합니다. 시정권고는 언론보도에 법익 침해 문제가 있는지를 심의하고 해당 언론사에 시정을 권고하는 제도입니다. 법률상 국가적·사회적 법익과 타인의 법익 침해를 대상으로 합니다. 피해 당사자가 직접 분쟁을 제기해야만 작동하는 절차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보도에 개인의 사생활이나 신원이 부적절하게 드러나지는 않았는지, 보도 과정에서 보호해야 할 권리를 침해하지 않았는지 살펴보는 기능입니다. 이런 제도는 개별 피해자에게만 대응 부담을 맡기지 않고 언론의 보도 관행을 점검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 최휘 : 뉴스를 보다보면 피해자가 딱히 특정되지는 않지만 이런 보도들 괜찮을까 싶을 때들이 있는데요. 그럴 때 시정권고 제도가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문제는 효과가 미비하다는 것이죠?
◇ 김언경 : 네. 연합뉴스가 9월 27일 <임오경 "권리침해 보도 시정권고에도 10건중 6건 無조치">라는 제목의 보도를 냈는데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같은 유형의 권리침해로 한 반기에 세 차례 이상 시정권고를 받은 사례가 328건이었습니다. 사실 이렇게 같은 유형의 문제로 한 언론사에 한 반기에 세 차례 이상 시정권고를 받았다면 좀 심각한 경우라 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언중위는 같은 유형의 침해를 반기에 3회 이상 반복하는 경우에 해당 언론사에 시정권고 내용을 공문으로 통지하고 이를 위원회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시정권고를 받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사례가 206건으로 전체의 62.8%나 되었다는 겁니다. 수정한 사례가 75건, 삭제한 사례 74건뿐이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같은 유형의 권리 침해를 반기에 12번이나 반복한 것으로 나타났다고도 합니다.
◆ 최휘 : 아무래도 ‘권고’이다보니 정정보도와 반론보도를 내야 하는 등의 강제성이 없는 건가요?
◇ 김언경 : 그렇습니다. 언론중재법은 시정권고에 권고적 효력만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권고가 힘을 가지려면 해당 언론사와 담당 기자나 피디가 그 잘못된 보도로 인해서 실질적인 피해를 입어야한다고 생각하는데요. 권고를 받았다고 해당 기사를 정정하거나 삭제하게 강제하지도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언중위 결정의 통보와 공개가 실제 기사 수정이나 다음 보도의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는 것이죠.
임오경 의원은 "시정권고를 받은 10건 중 6건꼴로 후속 조치가 없고, 같은 잘못을 12번까지 반복한다면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권리 침해를 반복하는 언론사를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시정권고 이후 문제가 된 기사의 수정·삭제와 동일 사례의 재발 여부까지 추적해 잘못된 보도가 실제로 얼마나 줄었는지를 성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도 임오경 의원의 지적에 공감하는데요. 문제는 언중위가 성과로 관리한다고 해서 과연 언론사 입장에서 시정권고를 부담으로 느낄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안타깝더라고요.
◆ 최휘 : 언중위 외에도 언론보도를 심의하는 곳이 있죠?
◇ 김언경 : 자율규제를 위한 심의기구가 있습니다. 먼저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신문윤리강령과 실천요강 등에 따라 기사와 광고의 윤리적 문제를 심의합니다. 정확한 보도인지, 취재와 보도 과정이 공정했는지, 사생활과 인격권을 존중했는지, 기사와 광고를 제대로 구분했는지 같은 문제를 살펴보는 겁니다. 신문뿐 아니라 심의 대상에 포함되는 온라인 매체의 보도도 다룹니다. 주의와 경고, 공개경고 같은 심의결정이 있는데요. 이런 결정은 언론계가 스스로 정한 윤리적 기준에 따라 잘못을 지적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도 자율규제기구입니다. 자율규제에 참여하겠다고 서약한 인터넷신문들을 대상으로 기사와 광고를 심의합니다. 인터넷신문의 윤리강령과 기사심의규정, 광고 관련 윤리강령과 심의규정에 따라 문제가 있는 내용을 살펴보고, 위반의 정도에 따라 권고·주의·경고 등의 결정을 내립니다. 인터넷신문이라는 이름 때문에 모든 인터넷 언론을 자동으로 심의하는 기구로 생각하기 쉬운데, 참여서약사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자율규제에 참여하지 않는 매체까지 동일한 방식으로 관리하는 구조는 아닌 겁니다.
또 하나 생각나는 것이 기사형광고 편집기준의 준수 여부를 심의하는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입니다. 기사 형식의 광고 자체를 모두 금지하는 것이 아니고요. 독자가 광고임을 알아볼 수 있도록 편집 기준을 지켜야 한다는 점에서 심의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이런 기구들은 모두 위반의 정도에 따라 심의를 해서 권고·주의·경고 등의 결정을 내리고 그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기관 홈페이지에 가보면 생각외로 많은 언론보도가 위반된 사례가 매달 게시되고 있습니다.
◆ 최휘 : 그렇게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 심의 결정이 각 기관 홈페이지에 게재되어 있지만 독자는 그 사실을 모르고 계속 기사를 읽을 수도 있겠네요?
◇ 김언경 : 맞습니다. 그래서 저는 열심히 심의를 해서 그 결과를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독자가 기사를 읽을 때마다 여러 심의기구 홈페이지에 들어가 문제가 있는 기사인지 찾아볼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저는 “결정 이후의 기록”을 남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최휘 : 결정 이후의 기록이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은 지금 말씀하신 각각의 기관
심의에 모두에 해당된다고 보시는 건가요?
◇ 김언경 : 그렇습니다. 법률에 근거한 언중위 시정권고와 민간의 자율심의는 법적 성격과 대상이 다릅니다. 이 차이는 분명히 해야 합니다. 다만 공통으로 물을 수 있는 질문은 있습니다. “심의 결과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다음, 실제 해당 보도 또는 광고는 달라졌습니까?”라고 했을 때 잘 모르겠다는 겁니다. 물론 심의결정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심의결정은 어떤 보도가 왜 문제인지 기준을 제시합니다. 기자 교육에도 활용할 수 있고, 편집국이 보도 관행을 점검하는 근거가 됩니다. 자율적으로 고치는 언론사도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기울이는 노력에 비해서 너무 알려지지 않아서 언론사가 받는 윤리적 도덕적 타격감도 적을 뿐 아니라, 개선효과도 잘 모르겠다는 것이죠.
◆ 최휘 :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개선되면 좋을까요?
◇ 김언경 : 언제 어떤 문제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는 현재 홈페이지에 공개가 되잖아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실제 수정이나 광고 표시 변경이 있었는지, 확인한 날짜는 언제인지 연결해서 공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수정하지 않은 경우에도 이유를 설명하도록 할 수 있겠죠. 아직 재심 중인지, 판단에 이견이 있는지, 시정 요구를 받고도 응답하지 않은 것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이런 정보가 있어야 독자도 매체의 대응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한번 잘못하고 고친 경우와 같은 문제를 거듭 지적받고도 바꾸지 않는 경우는 다르게 봐야 합니다. 반복 위반 매체에는 편집 책임자가 개선 계획을 내고, 일정 기간 뒤 이행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도 제안해 볼만 하다고 봅니다.
이건 언론사에게 너무 큰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닐까 우려하시는 분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언론은 다른 기관에 잘못을 바로잡고 그 결과를 공개하라고 요구합니다. 언론 자신도 그 요구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보도로 피해를 본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심의결정문의 건수가 아닙니다. 자신의 신원이 보호됐는지, 잘못된 정보가 바로잡혔는지, 같은 피해를 겪을 사람이 줄었는지입니다. 자율규제의 성과도 그 기준으로 봐야 합니다. 심의기구가 문제를 발견하고 판단하는 일과 함께, 언론사가 그 판단에 어떻게 응답했고 무엇을 바꿨는지까지 보여줄 때 자율규제에 대한 신뢰도 높아질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점을 함께 기록해야 한다고 봅니다.
◆ 최휘 : 권고를 어기면 처벌하도록 만들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김언경 : 반복 침해에 실효성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은 이해합니다. 다만 모든 윤리적 위반을 곧바로 국가의 처벌 대상으로 바꾸는 데에는 신중해야 합니다. 윤리적 판단과 법률상 위법 판단이 항상 같지는 않고, 언론의 자유와 심의기구의 독립성도 함께 살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먼저 각 제도가 가진 권한과 절차를 제대로 활용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민간 자율기구라면 참여 매체가 결정에 어떻게 응답하고 시정할지 약속을 구체화할 수 있겠죠.
◆ 최휘 : 오늘 말씀을 들으니 심의를 얼마나 했는지와 함께 심의 이후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물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언경 : 감사합니다.
◆ 최휘 : 지금까지 김언경 뭉클미디어 인권연구소장과 함께 했습니다.
YTN 박준범 (pyh@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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