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아 사망 사건 "아동학대 의심" 적어놓고 내사 종결한 경찰

여아 사망 사건 "아동학대 의심" 적어놓고 내사 종결한 경찰

2026.09.15. 오전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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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아 사망 사건 "아동학대 의심" 적어놓고 내사 종결한 경찰
머리 부위 손상으로 사망한 A양(오른쪽)과 언니=A양 부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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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7년 전 서울 성북구에서 발생한 44개월 여아 사망 사건을 올해 두 번째로 내사(입건 전 조사)만 한 뒤 종결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가운데, 아동 학대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었음에도 두 차례나 내사 종결한 것이 적절했느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15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2019년 A양 사망 사건 관련 성북경찰서 내사 결과 보고서에는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적혀있다.

당시 경찰은 부모를 포함한 가족과 친인척, 변사자의 주거지 및 생활 관계에 있는 주변인 30여 명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성북서는 "변사자 가족을 대상으로 내사 착수해 사망 당일 동선과 폐쇄회로(CC)TV 영상, 가족들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확인한 결과 아동학대나 가혹행위 상황이 발견되지 않아 검사의 지휘를 받아 사건을 종결했다"고 보고서에 기재했다.

경찰은 지적 장애가 있던 A양이 자해한 흔적이라는 가족의 진술 등을 받아들여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의료진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당시 A양의 온몸에 있는 멍과 혈액 속 캡사이신 성분 검출 등을 이유로 확대 정황을 의심하는 소견을 남겼다.

이에 더해 1차 내사종결 이후 A양의 계모를 의심할 만한 새로운 정황도 생겼다.

A양의 계모인 B씨는 A양이 사망한 2019년 6월 28일로부터 약 3개월 뒤인 10월 1일과 2024년 1월 두 차례 A양의 언니를 학대한 혐의로 성북경찰서 수사를 받았고, 지난해 12월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의 송치 결정서에 따르면 B씨는 A양 언니의 손가락을 뒤로 젖혀 꺾거나, 온몸을 때리다가 치아를 부러지게 하는 등 학대를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양 사망 사건을 둘러싼 의혹이 일부 미디어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성북서는 올해 초 이 사건에 대해 두 번째 내사를 벌였으나, 경찰은 아동학대 전력이 있는 B씨를 A양 사망 사건 피의자로 별도 입건하지 않았다.

성북서는 계모의 A양 언니 학대 사건과 A양 사망 사건은 별개이고, 2차 내사에서도 범죄 혐의를 포착할 새로운 증거를 찾지 못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사망한 A양 몸에서 캡사이신이 검출된 경위도 여전히 미궁 속이다. 국과수는 A양 부검감정서에 "캡사이신을 A양이 스스로 먹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며 "캡사이신이 검출되는 등 스스로 시행했다고 보기 어려운 모습도 확인되므로 타인에 의한 학대의 정황이 완전히 배제되지 않았다"고 적었다. A양의 전신에 있던 멍과 교흔(물린 자국)을 고려하면 학대 정황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했다.

그러나 경찰의 1차 내사 종결 보고서에는 아동학대 정황을 가리킬 수도 있는 캡사이신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심지어 경찰은 계모가 A양을 혼내는 과정에서 핫소스 등 매운 소스를 먹였다는 정황이 담긴 A양 언니의 해바라기센터 진술도 확보한 상태였다.

A양 언니는 2차 내사 단계에서도 경찰에 "계모가 동생에게 매운 걸 먹인 건 정확하게 기억이 난다"며 "계모가 동생에게 매운 걸 먹일 때 부엌에 둘이 있었고, 나는 안방에서 봤다"고 서면을 통해 진술했다. "동생이 힘들어서 고통스러워했고 많이 싫어했다"는 진술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A양의 몸에서 타인의 개입이 있다고 볼만한 DNA가 검출되지 않았고, 자해의 증거로 볼만한 소견이 의무기록 및 부검상 확인되는 점 등을 고려해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A양의 캡사이신 섭취 경위에 관한 질문에 "범죄 혐의점이 없으니까 내사 종결한 것"이라며, A양이 멍투성이였던 경위에 대해서는 "수사심의를 하게 될 가능성이 있어 구체적 내용을 알려줄 수 없다"고 답했다.

성북서는 부모 등에 대한 아동복지법 위반(방임) 혐의도 법리적으로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해 결국 두 번째 내사를 종결했다.


YTN digital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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