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허위 지라시’에 노조 혐오↑ 파업 보도 무게 중심은?

[열린라디오] ‘허위 지라시’에 노조 혐오↑ 파업 보도 무게 중심은?

2026.05.16. 오후 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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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6년 5월 2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김언경 뭉클미디어 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용 인용 시 YTN라디오 <열린라디오 YTN>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 (이하 최휘) :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김언경 뭉클미디어 인권연구소장과 전화연결 합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 김언경 뭉클미디어 소장 (이하 김언경) : 네, 안녕하세요.

◆ 최휘 : 어제, 5월 1일 금요일은 노동절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최근 일어난 노동 이슈 몇가지와 함께 우리 언론의 노동 보도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먼저 최근 지난 4월 있었던 화물연대 사고에 대한 언론보도 어땠는지 짚어보신다고요.◇ 김언경 : 사고는 지난 4월 20일 오전 10시 32분경 경남 진주시 정촌면 BGF로지스(CU 물류센터) 앞 도로에서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집회 및 출차 저지 중이던 현장에서 벌어졌습니다.

◆ 최휘 :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이었나요?

◇ 김언경 : 당시 화물연대는 물류센터 앞에서 출차 봉쇄 중이었고, 사측은 파업에 대한 대응으로 대체 차량 투입한 것이었고요. 경찰은 차량 출차를 위해 집회 인원 밀어냈습니다. 이렇게 긴장이 고조된 상태에서 사측이 투입한 대체 운송 차량인 2.5톤 트럭은 무리하게 출차를 시도했했습니다. 조합원들이 차량을 저지했으나 차량은 조합원들을 향해 돌진해서 조합원 3명이 충돌했고, 이중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 최휘 : 저도 이 사고 소식을 들은 순간 놀라서 충격을 받았는데요. 당시 노조와 사측 갈등이 많이 격한 상황이었나요?

◇ 김언경 : 이 노동자들은 왜 이렇게까지 2026년 4월 5일부터 전국 물류센터에서 파업 진행화물연대 조합원들은 그동안 “원청이 직접 책임지고 교섭하라”고 요구해왔습니다. 하청 구조 속에서 일하지만 실질적인 권한은 원청인 BGF리테일이 가지고 있고 원청은 “계약 관계 없다”며 교섭을 거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화물노동자들은 2025년 12월부터 교섭 요구해왔는데요. 약 4개월간 원청은 무응답 상태였습니다. 이들의 주요 쟁점은 상·하차 노동이 임금에서 제외된다는 것, 쉬면 용차비 15만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 등 특수고용 구조로 인해서 이들에 대한 노동자로서의 보호가 매우 미흡했다는 것입니다.

◆ 최휘 : 절박한 심정에서 파업 및 집회를 하고 있었고, 그랬기 때문에 파업 대체운송하는 차량을 막아섰다는 것인데요. 그럼 이 사고의 핵심, 책임은 누구일까 참 고민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 김언경 : 일단 사고를 낸 트럭운전자의 책임이 가장 크겠죠. 운전자는 “사고 인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이 고의성(미필적 고의) 인정하여서 살인·특수상해 혐의로 구속 송치했습니다. 그러나 이 사고는 결코 트럭운전자만의 책임은 아닙니다. 두 번째로 경찰의 책임도 따져봐야 합니다. 당시 경찰은 차량 진입·출차를 확보하려고 집회 중인 노동자들을 밀어내기했고, 긴장 상태는 매우 높아졌습니다. 출차를 강행하는 상황이었고 사람이 차량 앞에 있는 상황이었기에 이런 사고까지도 충분히 예측 가능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차량 이동을 허용했다는 것은 사고 상황을 방치했으며, 현장 안전 관리에 미흡했고, 위험 통제를 실패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 공권력은 늘 노사 문제에 있어서 중립적 조정자 역할이 아니라 사측의 문제제기에 집중한다는 비판을 받는데요. 이번에도 집회 권리보다 질서 유지와 물류 흐름 확보 쪽으로 기울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즉 경찰이 충돌을 막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물류를 우선하다 충돌을 키운 것인지도 짚어봐야 한다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이 사건은 현장에서 벌어진 충돌이지만, 갈등의 출발점은 원청과의 교섭 구조에 있습니다. 원청은 직접 고용이 아니라며 교섭을 회피해왔습니다. 노동자들이 생명을 잃을 정도로 위험한 것을 알면서도 차량을 저지한 것은 원청과 교섭 자체가 안되기 때문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화 부재가 부른 충돌이며, 협상 실패의 결과이며, 구조적 갈등의 폭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 최휘 : 보도를 보면서 느낀 것을 말씀드리면, “어떤 보도는 ‘출차를 막다가 사고가 났다’고 말하고, 어떤 보도는 ‘사람이 있는데도 차량이 멈추지 않았다’ 이렇게 쓰거든요. 이런 언론 보도 뉘앙스 차이는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요?

◇ 김언경 : 말씀하신 지적은 정말 중요한 것입니다. 실제로 이 사고의 책임이 누구인가는 매우 중요한데요. 보수 성향 언론사들을 중심으로 애초 물류 노동자들이 차량을 몸으로 막지 않았으면 사고는 없었다는 인상을 주는 그런 보도 제목들도 있습니다. 현재 집회 현장에서 출차 저지 및 경찰과 충돌에 관여한 화물연대 조합원 몇 명이 공무집행방해 등으로 검찰 송치되었습니다. 그러나 출차를 막는 행위는 업무방해 문제지만, 사람이 앞에 있는데 차량이 충돌하는 행위는 생명을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화물노동자의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은 논의될 수 있겠지만, 원청과의 교섭을 위해 파업 중인데 사측이 대체 차량을 투입했다면 노동자 입장에서는 출차를 막는 노력을 해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고요. 그렇게 차량을 막았다는 이유로 그들이 사고의 원인인 양 보도하는 것은 고인에 대한 모독이며, 이 사고의 본질을 왜곡 훼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최휘 : 사고 이후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 김언경 : 갈등은 계속되다가 약 열흘 만에 원청이 협상에 나섰습니다. 법적으로 책임을 인정한 것은 아니지만 실질 사용자로서 역할을 일부 수행하는 모양새로 전환된 것이죠. 사망 사고 이후 여론 악화되고 물류 차질 장기화가 우려되면서 내린 결정으로 보입니다. 관련 보도들을 종합하면 상·하차 작업 관련 문제 중 일부를 조정하는 등 노동조건 관련 일부 개선하겠다고 합니다. 화물연대 측은 물류센터 봉쇄를 해제했고 물류 운영을 재개했는데요. 무엇보다 대화 구조 마련 노사 간 협의 지속하고 갈등이 재발되지 않도록 논의를 하겠다고 하는데요. 사실은 교섭 자체가 성과인 것 같습니다. 참담하게도 사고가 협상을 열었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여전히 남아 있는 특수고용 구조, 원청 법적 책임, 안전운임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아있습니다.

◆ 최휘 : 그럼 이제 이 사건을 전하는 언론보도를 분석해볼까요? 먼저 심각한 오보가 있었던데요. 그 문제부터 짚고 갈까요?

◇ 김언경 : 데일리안이 온라인 허위 정보를 바탕으로 ‘화물연대가 승합차로 경찰관을 충돌했다’고 오보를 냈다가 삭제한 일이 있었습니다. 문제가 된 기사는 22일 오전 10시50분께 본문 내용 없이 제목만으로 있는 <[속보] 화물연대, CU진주물류센터 대치중이던 경찰관 승합차로 충돌>이란 제목의 보도입니다. 왜 이런 보도가 나왔는가 보면요. 실제로는 20일 13시33분 한 화물연대 조합원이 물류센터 정문을 막아선 경찰 바리케이드를 차량으로 들이받았고, 이로 인해 경찰관 한분이 경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해당 조합원은 같은 날 집회 현장에서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연행되었고 구속영장이 당시 경찰은 해당 조합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였고, 이후 구속 여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 사안을 두고 온라인에 ‘화물연대 차량이 CU진주물류센터 정문으로 돌진해 경찰을 밟고 지나갔다’라는 지라시와 영상이 올라왔고요. 데일리안은 경찰 등에 사실 확인을 위한 취재도 없이 이 내용을 보도한 것입니다.

◆ 최휘 : 화물연대 노동자가 트럭에 치여서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지 이틀 뒤인데, 실제 사건과 너무 다른 내용이 보도가 됐는데요. 이처럼 중요한 내용을 확인 없이 보도했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네요.

◇ 김언경 : 그나마 해당 보도는 이후 삭제되었습니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이 속보를 작성한 기자는 경찰 등에 사실 확인을 위한 취재를 하지 않고 지라시와 영상만으로 기사를 냈다고 시인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기사를 내린 이유에 대해서 “오늘 내용이 아니라 20일 내용이기 때문에 삭제했을 뿐이지 충돌이라는 내용이 거짓이라고 봐서 삭제한 게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승합차가 경찰관을) 충돌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제가 본 대로 쓴 게 맞다”고 주장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접촉이 있어 보인다”며 “어쨌든 거기에서 경찰 담당자가 무리하게 진입한 분들에 대해서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얘기했다. 물리적 충격이 있었으니까 체포한 거지 않나” “너무 민노총 옹호하려고 하지 말라”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애초 오보의 발단이 된 영상은 차량이 진입하는 건물 건너편에서 촬영됐기에, 이것만으로 차량과 경찰이 직접적으로 충돌해 부상자가 발생했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합니다. 따라서 그 영상만으로 접촉이 있다고 기사를 쓰는 것은 신중치 못한 것이고요. 무엇보다 경찰청도 경비과도 영상이 촬영된 날 발생한 경상자는 승합차에 의해 충돌하거나 깔린 것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이 정도의 사안이라면 반드시 정확한 취재를 한 뒤 보도했어야 마땅했다는 점에서 매우 아쉽고요.

◆ 최휘 : 쏟은 물을 다시 담을 수 없듯이 이미 나간 오보도 계속 퍼지고 있다고요?

◇ 김언경 : 이건 이틀 전 사고에 대한 물타기, 양비론으로 흐를 수 있는 이슈였기에 더욱 문제였습니다. 또한 이 보도가 삭제된 이후에도 노조 혐오를 부추기는 허위 정보가 온라인에 확산하고 있다고 합니다. 박다솔 공공운수노조 기획국장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확인되지 않은 영상이 (노조의) ‘과격성’이나 노조혐오의 근거로 소비되면서, 정작 사망 사고의 책임과 이 사건이 발생한 구조적 원인에 대한 논의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최휘 :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전체적인 분석평을 해주시죠.

◇ 김언경 : 제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뉴스빅데이터 빅카인즈에서 4월 20일부터 29일까지 ‘화물연대 사망’이라는 키워드로 뉴스를 검색해보니 중복기사를 제외하고 577건이 나왔습니다. 전체적으로 거의 모든 언론사들이 이 이슈를 다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들 제목을 중심으로 프레임 분석을 해봤는데요. 먼저, 전체의 약 88%에 해당하는 보도가 ‘합의 또는 양비론 프레임’으로 다루고 있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보다는 “충돌이 있었다”, “사고가 발생했다”, “합의가 이뤄졌다” 이런 식으로 상황만 전달하는 제목들인데요. “양측 충돌”, “대치 상황 속 사고” 같은 표현도 많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제목이 겉으로는 중립적으로 보이지만 누가 무엇을 했는지는 흐려지게 만드는 양비론 보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최휘 :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보도들은 얼마나 있었나요?

◇ 김언경 : 반면에, 이 사건을 구조적으로 설명하는 구조 프레임 보도는 전체의 9%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라는 건 이런 겁니다. 왜 노동자들이 차량을 몸으로 막을 수밖에 없었는지, 왜 원청과의 교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는지, 왜 이런 충돌이 반복되는지, 이 사건을 하나의 결과로 보고 그 원인을 시스템에서 찾는 시각입니다. 세 번째로 노동자 책임을 직접적으로 강조한 보도는 전체의 약 4%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 보도가 적다고 무난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이 보도들은 굉장히 강렬한 메시지를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출차를 막다가 사고가 났다”, “불법 점거 중 벌어진 참사” 같은 표현들인데요, 이런 제목은 행위의 주체가 흐려지고, 차를 막은 행동이 더 눈에 띄게 됩니다. 제 나름의 결론을 내린다면 이번 사고 관련 보도는 대부분 ‘사건’으로 보도됐고, 구조로 설명된 경우는 10%도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 최휘 : 그렇군요. 소장님이 보시기에 문제적 제목의 유형은 무엇이었나요?

◇ 김언경 :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행위를 지우고 노동자의 행동을 원으로 재구성하는 대표적 책임 전가형 표현들을 꼽고 싶은데요. “출차 막던 화물연대…사망 사고”, “출차 저지 중 사고…1명 사망”, “차량 막다가 벌어진 사고”, “차량 막다가 벌어진 사고”,“불법 점거 중 발생한 사고”, “과격 시위가 부른 참사”. “도로 점거 중 충돌 사고” 등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고 이전부터 “물류 막히고 손님 끊기고…”, “‘죄없는 점주들만 피해’ 물류 차질” 등의 보도도 있었는데요. 사망사건을 다루면서 경제 피해를 전면에 배치하고 노동자와 점주의 대결구도를 만들어서 약자 내부갈등으로 전환하고 원청의 책임 등 구조적 문제를 완전히 지우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전반적으로 이번 보도는 아쉬움이 컸습니다.

◆ 최휘 :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언경 뭉클미디어 인권연구소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언경 : 감사합니다.

YTN 신동진 (djsh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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