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똑같은 유권자"...발달장애인에게 험난한 '한 표'

"우리도 똑같은 유권자"...발달장애인에게 험난한 '한 표'

2026.04.21. 오전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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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권자라면 누구든 동등하게 주어지는 한 표지만, 발달장애인에게는 투표소 문턱이 여전히 높습니다.

이들에게는 복잡한 투표용지를 식별하고 원하는 후보자에게 정확히 기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인데요.

'장애인의날'을 맞아,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이현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사히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는 이들이 있습니다.

인지능력 차이로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는 발달장애인들입니다.

후보자 명단을 식별하고 좁은 기표란에 도장을 정확히 찍기까지 과정이 이들에겐 쉽지 않습니다.

[박연지 / 발달 장애인 : 엄숙한 느낌이 들다 보니까 몸도 더 강직되는 거 같기도 하고요. 이름과 얼굴 매치가 안 되다 보니 되게 힘들었어요.]

실수할까 긴장되는 데다, 다른 사람들을 기다리게 하는 건지 눈치가 보이기도 합니다.

[문석영 / 발달 장애인 : 고르려면 생각이 좀 필요해 가지고. 도장을 찍을 때 선을 넘는 경우도 있고….]

이런 어려움 탓에 발달 장애인들은 후보자 사진이나 정당 로고가 들어간 투표보조용구와 보조인 허용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요구해왔습니다.

발달장애인들과 선관위의 갈등은 법정 다툼으로 번졌고, 재작년 서울고등법원은 그림투표보조용구를 제공하지 않는 건 차별행위라 판시했습니다.

발달 장애인은 도움을 받아야 자신의 의사에 부합하는 투표를 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며, 보조인을 허용해야 한다는 판결도 잇따랐습니다.

[정제형 / 변호사 : 낯선 환경에서 굉장히 불안해하고 본인의 의사 표현을 힘들어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보조인이 함께하는 것 자체가 참정권을 행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하지만 선관위가 관련법 개정이 우선이라며 매번 상소해 법정 싸움은 수년째 계속되고 있고, 대법원 판단도 아직입니다.

이에, 발달 장애인 편의 제공을 명시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여러 건 발의됐지만 후속 논의는 더딘 상태입니다.

모두에게 동등하게 주어지는 한 표, 장애인의 실질적인 참정권 보장을 위한 우리 사회의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이현정입니다.

영상기자 : 박재상
디자인 : 지경윤


YTN 이현정 (leehj031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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