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행 표현 빼라·독도는 일본땅"...日 교과서 검정 개입 논란

"연행 표현 빼라·독도는 일본땅"...日 교과서 검정 개입 논란

2026.03.25. 오후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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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행 표현 빼라·독도는 일본땅"...日 교과서 검정 개입 논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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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고교 사회과 교과서 검정 과정에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과 전후 보상 문제, 영토 인식 등과 관련해 자국 입장을 반영하도록 출판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2026년도부터 사용될 고등학교 사회과 교과서 가운데 일부는 검정 과정에서 정부 견해와 다른 서술이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한 교과서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동자 문제를 두고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연행'돼 일본 기업에 의해 강제적으로 노동하게 된 문제"라고 설명하고,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과 관련해 "일본 정부는 배상 문제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해결됐다고 주장하지만 한국 법원은 2018년 판결에서 개인 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함께 기술했다.

이 같은 내용은 사실관계에 부합하지만, 검정 과정에서 청구권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는 이유로 수정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청구권 협정으로 모든 배상 문제가 해결됐다는 입장을 유지해왔으며, 한국 대법원의 판결은 협정 위반이라고 주장해 왔다.

또한 표현 문제도 쟁점이 됐다. 해당 교과서에서 사용된 ‘연행’이라는 용어는 ‘강제로 끌고 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일본 정부는 2021년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통해 이 표현이 부적절하다고 보고 ‘징용’이나 ‘동원’ 등의 용어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이는 식민지 시기 조선인 동원이 강제가 아닌 법적 절차에 따른 것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영토 문제에서도 정부 입장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검정 과정에서는 독도를 일본의 ‘고유 영토’로 명시하지 않은 교과서가 지적을 받았고, 학생들에게 해당 내용을 분명히 가르치도록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등은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전쟁과 식민지 지배를 옹호하는 역사교육을 반대한다"며 "일본 정부가 식민지 지배에 대해 법적·도덕적 책임을 고민하는 내용의 서술을 틀렸다고 주장하면서 수정을 명령해 왜곡된 내용의 교과서가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정부의 교과서 서술 개입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한일 공존의 미래를 주장하면서 교과서의 역사 왜곡을 계속하는 행위는 그나마 쌓이고 있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YTN digital 정윤주 (younj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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