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X파일] 세면대에 칫솔 '탁탁!' 소리까지? '층간소음' 부실시공 책임 묻는다

[사건X파일] 세면대에 칫솔 '탁탁!' 소리까지? '층간소음' 부실시공 책임 묻는다

2026.01.06. 오전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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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6년 1월 6일 (화)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이수현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 층간소음, 혹시 지금 이 순간에도 층간소음으로 괴로움을 겪고 있는 분들 계실까요? 최근 3년 동안의 자료를 보면요.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신고만 약 11만 건에 달한다고 합니다. 5년 사이 10배나 급증한 수치라고 하니, 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감이 오시나요? 처음엔 누구나 ‘말’로 시작합니다. ‘조용히 해주실 수 있을까요? 잠을 잘 못 자서 그런데 어떻게 양해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소음이 멈추지 않으면요. 분노가 쌓이곤 합니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엔 그 분노가 결국 강력 범죄로 이어지기도 하죠. 최근 천안에서 벌어진 사건이 바로 그랬습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도 두 집의 상황을 익히 알고 있을 정도로 갈등의 골이 깊었던 상황. 신고도 여러 차례, 경찰의 중재도 있었고, 심지어 꼭대기 층 세대에 자리가 나면 아랫집 남성의 집을 옮겨주겠다 협의까지 된 상황이었다고 하죠. 그런데 가해자는 피해자가 관리사무소로 피신한 뒤에도 차량으로 출입문을 들이받고 재차 공격을 감행, 결국 살인까지 저지르고야 말았습니다. 층간소음이 말다툼을 넘어 살인, 방화와 같은 강력 범죄로 이어지는 현실. 과연 해법은 없을까요? 그리고 내가 층간소음의 피해자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가해자가 되어 버린 경우는 없을까요? 오늘 <사건X파일>에서 이 문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X파일> 이원화입니다. 로엘 법무법인 이수현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이수현 : 네, 안녕하세요. 이수연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최근 천안에서 발생한 층간소음 살인 사건. 단순히 이웃 간의 다툼이 커졌다라고 보기에는 과정 자체가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일단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부터 짚어주시죠.

◆ 이수현 : 네, 일상생활과 밀접한 사건이어서 그런지 더욱 무서운 사건이었죠. 지난 2025년 12월 4일 오후 2시 반쯤 천안 쌍용동의 한 아파트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피의자 양 씨는 평소 위층 주민인 70대 A 씨와 층간소음 때문에 아주 오랫동안 갈등을 빚어왔다고 합니다. 사건 당일 위층에서 냉난방 분배기 교체 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양 씨가 이 소음을 참지 못하고 결국 흉기를 든 채 위층으로 올라간 겁니다. 현장에서 1차로 공격을 가했는데 다행히 공사 업체 직원이 말리는 사이에 피해자는 관리사무소로 도망을 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양 씨가 자기 차를 몰고 관리사무소로 쫓아가더니 닫혀 있는 출입문을 그대로 들이받아 부셨고 그 안으로 진입해 피해자를 재차 공격한 겁니다. 결국 피해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안타깝게도 숨졌고 양 씨는 현장에서 살인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 이원화 : 네, 1차 공격 이후에도 도망가는 피해자를 추격했고 차량으로 관리사무소 문까지 들이받은 뒤에 2차 가해로 사망에 이르게 했다 이 말이죠? 살인죄에서 우발적이냐 아니냐 이게 굉장히 중요한 판단 요소인데요. 이 사건 같은 경우에도 그런 주장이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을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수현 : 피의자 양 씨는 수사 받는 과정에서도 우발적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습니다. 살인의 고의성을 판단할 때는 범행 동기뿐 아니라 범행 전후의 정황, 공격 부위와 반복성을 중요하게 보는데요. 양 씨는 1차 공격 이후에 도주한 피해자를 끝까지 추격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차량이라는 위험한 물건을 이용해 관리사무소 문을 파괴하고 들어가 2차 공격까지 감행했기 때문에. 이것은 단순히 화를 참지 못한 수준을 넘어 피해자를 살해하겠다는 확정적인 고의가 있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됩니다. 1차 범행 후 감정을 추스를 시간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더 잔인한 수단을 동원해 2차 공격을 통해 결국 피해자를 사망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 이원화 : 이 사건이 더 안타까운 건 살인으로 이어지기 전에 두 차례나 경찰이 출동을 했던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당시 어떤 신고가 있었고, 경찰이 어떤 조치를 했었는지, 이 대목이 법적인 판단에서는 어떻게 작용할지 이런 것들을 한번 좀 살펴볼까요?

◆ 이수현 : 네, 사건 발생 전 이미 두 차례의 112 신고 기록이 확인되었습니다. 첫 번째는 지난 10월 11일 피해자의 아내가 누군가 밖에서 문을 계속 두드린다며 신고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출동한 경찰은 아랫집 양 씨에게 ‘계속 그런 행위를 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며 돌려보냈는데요. 그런데도 양 씨는 오히려 지구대를 찾아가 ‘내가 층간소음 피해자이다, 억울하다’고 호소했다고 합니다. 두 번째 신고는 11월 6일에 이루어졌습니다. 이번에는 양 씨가 ‘윗집이 시끄럽다’고 하며 신고한 건데요. 경찰과 관리소 직원이 함께 윗집을 방문했고 경찰 중재 하에 서로 잘 지내보자라며 좋게 마무리되는 듯 했었습니다. 이렇게 반복된 신고 이력은 피의자 입장에서는 참을 만큼 참았다는 주장의 근거로 삼을 수도 있겠지만. 거꾸로는 수사 기관 입장에서는 갈등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범행의 동기를 오히려 뚜렷하게 보는 근거로 삼을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오히려 이게 우발적인 범행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는 말이네요? 보도 내용을 보면요. 아파트 관리사무소 차원에서도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협의가 있었다 하던데요. 어떤 협의가 됐었던 겁니까?

◆ 이수현 : 이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는 LH에서 관리하는 공공 임대 주택이었습니다. 관리사무소 측은 갈등이 심각해지자 층간소음 관리위원회를 열어 중재에 나섰고 해결책을 내놨었습니다. 바로 아파트 맨 꼭대기 층 세대에 공실이 생기면 아랫집인 양 씨의 거주지를 옮겨주기로 협의를 마친 상태였던 건데요. 층간소음의 근본 원인인 위층이 없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등, 해결책을 위해서 구체적인 대안이 이미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 이원화 : 이런 정황들도 형사 책임 판단이나 양형에 영향을 미칠까요?

◆ 이수현 : 네,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피고인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사리 분별이 어려웠다고 주장하더라도 이미 관리 사무소를 통해 맨 위층으로 이주한다는 확실한 해결책을 약속받은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관리사무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양 씨가 이를 기다리지 못하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은 양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피의자는 송치 과정에서 윗집이 1층으로 내려갈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렇지 않았다 라면서 피해자 측에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를 보였는데요. 이러한 반성 없는 태도로 인해 재판부에서 엄벌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 이원화 : 층간소음 사건에서 가해자 측이 자주 꺼내는 주장 중 하나가 ‘극심한 스트레스 상태였다. 나도 피해자였다’라는 주장인데요. 그동안 여러 차례 시정을 요구했음에도 소음이 반복됐다라고 주장을 한다면 이 부분이 가해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여지도 있다고 보세요? 최근 판결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 이수현 : 과거에는 층간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참작해 주기도 했습니다만, 최근 사법부에서는 ‘층간소음이 살인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원칙을 확고히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에 창원지법 진주지원은 층간소음 살인 피고인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사례가 있고요. 서울고법 역시 고령의 피해자를 살해한 사건에서 징역 17년의 중형을 선고한 사례가 있습니다.

◇ 이원화 : 가해자가 송치 과정에서 ‘죄송하다’라고 하면서도 ‘국가 차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이 말을 했거든요. 황당하게 들릴 수는 있지만, ‘층간소음을 개인 간 분쟁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로 봐야 한다. 특별법 제정까지 필요하다’ 이런 목소리도 나오고 있거든요? 현재 특별법 제정 논의가 혹시 있는지, 있다면은 어디까지 와 있는 상황인지 말씀해 주시죠.

◆ 이수현 :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층간소음 특별법 제정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제도는 층간소음을 개인 간의 분쟁으로 보아 분쟁 발생 후 중재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기 때문에 시공 단계의 구조적 문제 자체를 해결하자는 것이 핵심입니다. 올해 4월에 국회에 제출된 입법 청원 내용을 보면 신축 아파트 준공 후에 소음 성능 실측을 할 때 샘플 세대가 아닌 전 모든 세대를 대상으로 하고, 소음 기준 초과 시 준공을 불허하거나 시공사의 지연 비용 책임을 묻는 내용과 분양 및 임대 단계에서 해당 건물의 소음 등급을 공시하는 ‘성능 표시제’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이원화 : 층간소음 갈등이 살인으로까지 번진 극단적 사건들을 살펴봤습니다만, 사실 우리 주변에도 층간소음으로 갈등 빚는 분들 정말 많거든요. 그리고 나는 분명 피해자다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보니 내가 가해자가 돼 있더라 하는 경우도 많은데. 현실에서 어떤 사례들이 대표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보세요?

◆ 이수현 : 가장 흔한 것이 ‘보복 소음’하고 ‘과도한 항의’일 겁니다. 위층 소음에 화가 나서 고무 망치로 천장을 치거나 우퍼 스피커라고 하죠? 스피커를 대는 행위를 하시는 경우들이 있는데요. 이런 행위들은 불법 행위로 간주 되어서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도 있고, 또는 반복적으로 인터폰을 하거나 위층에 올라가서 문을 두드리거나 욕설을 퍼붓는 이런 행위들은 스토킹 처벌법이나 협박죄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 재밌는 사례로 ‘세면대 칫솔 터는 소리’ 분쟁이 있었는데요. 세면대에 칫솔을 탁 탁 치면서 터는 소리를 가지고 분쟁이 생겼던 겁니다. 법원에서는 이 소리를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소리인 수인 한도 내의 생활 소음으로 보아서 층간소음으로 인정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아랫집이 항의하면서 고의로 윗집에 큰 소리를 냈다면 오히려 아랫집이 가해자가 될 수 있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고는 합니다.

◇ 이원화 : 사실 근데 칫솔 터는 소리가 들릴 정도면 그 집이 좀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드네요. 특히 요즘 인테리어 공사하는 분들 많으시잖아요? 바닥 공사 같은 경우에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소음이 발생하곤 하는데, 법적으로 허용되는 소음 기준이라든지 인테리어 공사를 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선 같은 게 있을까요?

◆ 이수현 : 법적으로 허용되는 소음 기준은 평일 주간 기준 65데시벨 이하입니다. 하지만 마루 철거 작업 등은 이걸 훌쩍 넘는 70데시벨 이상의 진동과 소음을 유발하고는 하겠죠. 인테리어 공사를 할 때는 아파트 관리 규약에 따라 반드시 공사 신고를 해야 하고 통상 입주민 60% 이상의 동의서를 받아야 됩니다. 이때 단순히 동의만 받는 게 아니라 소음이 가장 심한 날짜와 시간을 구체적으로 적어 미리 고지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이원화 : 만약 소음이 기준치를 넘는다거나, 공사 신고 주민 동의서를 받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해 소음을 일으켰다 하는 경우 법적으로 처벌도 혹시 가능합니까? 그리고 피해를 입은 경우라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일까요?

◆ 이수현 : 단순히 공사 소음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을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다만 고의로 소음 측정 기준을 위반하거나 무단으로 공사를 진행해 피해를 줬다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합니다. 물론 가장 현실적인 대응으로는 먼저 관리사무소를 통해서 중재 요청을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중재 요청을 했음에도 소음이 참을 수 없는 수준에까지 이르면 소음 측정 기록을 남겨야 될 것이고요. 그 기록을 가지고 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 천안 사건처럼 공사 현장을 직접 찾아가 흉기를 휘두르는 행위를 절대로 해서는 안 되고, 갈등이 격화될 조짐이 보이면 즉시 경찰에 신변 보호나 중재를 요청하는 것이 안전하겠습니다.

◇ 이원화 : <사건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양원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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