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까지 추적"...20년 전 양천구 연쇄살인범 특정

"저승까지 추적"...20년 전 양천구 연쇄살인범 특정

2025.11.21. 오후 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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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신정동서 20대·40대 여성 연쇄 살인 사건
노끈으로 묶인 채 주택가 유기…장기 미제로 남아
경찰, 20년 만에 진범 특정…당시 60대 장 모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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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05년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여성들을 잇달아 살해하며 일대를 공포에 떨게 한 연쇄 살인 사건의 진범이 20년 만에 특정됐습니다.

사건 당시 60대 건물 관리인이었던 장 모 씨로 10년 전 숨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경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05년 6월과 11월,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20대 여성과 40대 여성이 잇달아 살해됐습니다.

당시 두 시신은 노끈으로 묶인 채 마대자루에 담겨 주택가에 유기됐는데, 실마리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장기 미제로 남았습니다.

[A 씨 / 인근 주민 (2005년 6월) : (시신이) 덮여 있었어, 노란 마대(자루)가 보이고….]

그런데 경찰이 20년 만에 이 사건의 진범을 밝혀냈습니다.

피의자는 사건 당시 60대 건물 관리인이었던 장 모 씨로 10년 전 암으로 숨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장 씨가 병원에 방문한 여성들에게 1층 출입구가 막혔으니 지하를 통해 나가게 해주겠다며 유인해 범행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당시 장 씨는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마대 자루에 넣은 채 주택가에 유기했습니다.

여섯 달 간격으로 비슷한 살인 사건이 반복되면서 인근 주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재수사를 벌인 경찰은 지난 2020년, 증거물인 노끈과 속옷에서 유전자형 검출에 성공하며 두 살인 사건이 동일범 소행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수사 대상자 1,500여 명의 유전자를 대조했지만 일치 대상은 없었고, 사망자까지 대조군을 넓혀 수사한 끝에 지난 8월 장 씨를 특정했습니다.

영영 해결되지 않을 것 같았던 사건의 진범이 밝혀졌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안도했습니다.

[이 규 분 / 인근 주민 : 양쪽에 여기서 그러고 저기서 그러고, 두 곳에서 그랬다고…. 잡혔으니까 잘 됐죠. 그런 것도 왜냐하면 어쨌거나 살인 사건이니까.]

장 씨가 숨지면서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은 종결될 예정인데, 경찰은 앞으로도 장기미제 규명에 힘쓰겠다고 밝혔습니다.

[신 재 문 /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4팀장 : 앞으로 경찰은 역사적 소명의식을 갖고 살인범은 저승까지 추적한다는 각오로 장기 미제 사건의 진실을 범인의 생사와 관계없이 끝까지 규명하겠습니다.]

다만, 지난 2006년 인근에서 다른 여성이 납치 후 탈출하며 동일범 소행으로 의심된 이른바 '엽기토끼' 사건은, 장 씨와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당시 장 씨가 또 다른 강간치상 사건으로 검거돼 교도소 수감 중이었다며, 엽기토끼 사건은 공소시효가 만료돼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YTN 조경원입니다.

영상기자 : 김현미 화면제공 :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YTN 조경원 (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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