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연쇄살인범 20년 만에 특정..."10년 전 숨져"

양천구 연쇄살인범 20년 만에 특정..."10년 전 숨져"

2025.11.21. 오후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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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서울 신정동 연쇄살인 사건’ 피의자 특정
2005년 신정동에서 20대·40대 여성 살해 후 유기
수법 유사해 동일범 소행 추정됐지만 미궁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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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05년 서울 양천구 신정동 일대에서 여성들이 잇달아 살해된 사건의 피의자가 20년 만에 특정됐습니다.

당시 빌딩 관리이었던 60대 남성 장 모 씨로 10년 전 숨졌는데, 이른바 '엽기토끼 사건'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이현정 기자!

양천구 연쇄 살인의 피의자가 드디어 특정됐다고요?

[기자]
네, 경찰이 지난 2005년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두 차례 걸쳐 잇따라 여성들을 살해한 사건의 피의자 장 모 씨를 특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건은 지난 2005년 6월과 11월, 서울 신정동에서 20대와 40대 여성이 잇달아 성폭행당한 뒤 살해된 사건입니다.

당시 시신은 노끈으로 묶인 채 마대자루에 담겨 주택가에 유기됐는데요.

두 사건의 수법과 장소가 유사한 만큼 경찰은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를 벌였는데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미궁에 빠진 상태였는데, 20년 만에 범인이 밝혀진 겁니다.

경찰 브리핑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신재문 /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4팀장 : 두 사건이 동일범의 소행임을, 가능성을 확인하였습니다. 사건 발생 20년 만에 피의자 A 씨를 특정하였으나, 피의자가 사망하여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 종결 예정입니다.]

앞서 경찰은 8년 동안 진행된 대대적인 수사에도 실마리가 풀리지 않자, 2013년 이 사건을 장기미제 사건으로 분류하고 기록과 증거물을 재검토해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난 2020년, 발전된 유전자 분석 기법을 바탕으로 증거물에서 유전자형 검출에 성공했고 연쇄 살인 사건이 동일범 소행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이후 피의자 특정을 위해 동일 수법 전과자와 신정동 전·출입자 등 23만여 명의 수사대상자를 선정해 조사를 벌였습니다.

이 가운데 범행 수법과 시각, 직업, 거주형태 등 우선순위를 고려해 1,514명을 추렸는데, 유전자 일치 대상은 없었습니다.

이에 경찰은 사망자 56명을 새롭게 대조군으로 추렸는데, 지난 8월 병원에서 확보한 장 씨의 검체를 분석한 결과 범행 증거물에서 검출된 유전자와 일치해 최종 피의자로 특정됐습니다.

[앵커]
피의자 특정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사건 경위 관련해서도 새롭게 나온 내용이 있습니까?

[기자]
일단 사건 당시 60대 초반이었던 피의자 장 모 씨는 납치된 피해자들이 끌려갔던 빌딩의 관리인으로 근무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이 지난 9월 빌딩 지하에 대한 압수수색과 감식을 벌인 결과, 피해자 시신에서 검출된 곰팡이, 모래 성분과 환경 유사성이 확인됐습니다.

장 씨는 두 번째 살인 3개월 뒤인 지난 2006년 2월에도 비슷한 성범죄를 저질러 강간치상 등 혐의로 검거됐고, 3년 동안 복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이때 장 씨와 함께 지낸 교도소 재소자들도 조사했는데, 장 씨가 '사람을 죽여봤다'거나 피해 여성을 묘사하는 등 본인만 알 수 있는 이야기를 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비슷한 시기, 인근에서 벌어졌던 이른바 '엽기 토끼' 사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된 거죠?

[기자]
네, 경찰은 피의자 장 씨가 비슷한 시기 발생해 연관성이 의심됐던 이른바 '엽기토끼'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장 씨는 그 당시 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던 상태라 동일범일 수 없다는 겁니다.

앞서 지난 2006년 5월 같은 동네에서 한 여성이 납치됐다가 극적으로 탈출하면서 연쇄 살인사건과 동일범의 소행으로 의심됐습니다.

피해 여성이 캐릭터 '엽기토끼 스티커'가 붙은 신발장을 봤다고 증언하면서 '엽기토끼 살인 사건'으로 불렸는데 현재까지 범인은 잡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신정동 연쇄살인의 경우 장 씨가 10년 전 질병으로 숨지면서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경찰은 앞으로 저승까지 쫓아간다는 각오로 범인의 생사 관계없이 장기미제 규명에 힘쓰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YTN 이현정입니다.

영상기자 : 김현미
영상편집 : 문지환


YTN 이현정 (leehj031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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