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란' 끝에 검찰 수장 퇴진...반발 구심점은 없었다

'검란' 끝에 검찰 수장 퇴진...반발 구심점은 없었다

2025.11.16. 오전 04:5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책임을 묻는 검사들의 잇따른 사퇴 요구에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검찰 수뇌부에 대한 불신이 폭발하면서 검사들의 집단 반발이 되풀이됐지만, 과거와 달리 구심점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조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검사들의 집단 반발, 이른바 '검란'은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참여정부 때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사상 최초로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자, 일선 검사들이 들고일어났습니다.

강정구 동국대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 대해 검찰 뜻과 다르게 불구속 수사하라고 김종빈 당시 검찰총장에게 지시한 겁니다.

검사들은 정치적 중립을 해친다며 김 총장에게 거부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김 총장은 천 장관 지휘를 수용하면서도, 검찰을 대표해 항의 표시로 사퇴했습니다.

[김종빈 / 당시 검찰총장 (2005년 10월) : 이번 사태는 총장 한 사람의 사퇴로써 끝나야지, 조직적인 동요로 비쳐서는….]

이명박 정부 시절 한상대 검찰총장도 사퇴 요구를 받았습니다.

재벌 총수 '봐주기 구형' 의혹으로 논란을 자초했고,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를 추진하면서 최재경 당시 중수부장과 충돌했습니다.

급기야 최 부장 감찰을 지시하자 윤석열 등 특수부 검사들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한 총장은 결국 자리에서 내려왔습니다.

[한상대 / 당시 검찰총장 (2012년 12월) : 우리의 오만을 넘지 못하고, 여러분의 이해와 도움을 얻지 못했습니다.]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를 둘러싼 검찰 내홍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소유지 책임자인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어,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물러났습니다.

신중히 판단하라는 법무부 의견에 맞서 항소 방침을 관철하지 않고 굴복했다는 내부 비판을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노만석 / 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 / 지난 14일) : (퇴임 소감 한 말씀 부탁합니다.) ……. (항소 포기 전말에 대해 설명 부탁합니다.) …….]

책임을 지든, 책임에 떠밀리든 '검란'은 검찰 수장의 거취 결단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노 대행 퇴진 과정에선 집단 반발하는 검사들의 구심점이 되는 검찰 인사들이 보이지 않았다는 게 이전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오히려 수뇌부에 대한 일선 검사들의 깊은 불신만 드러났습니다.

권한이 점차 줄어들고, 심지어는 '검찰청' 간판마저 내리게 된 혼란스러운 검찰 조직의 무기력한 지금 상황이 투영됐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YTN 조성호입니다.


영상기자;최성훈
영상편집;변지영


YTN 조성호 (chosh@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