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한 선로로 자체 대피...대형 피해 막은 시민들

[앵커]
열차와 방화, 과거 사회적 아픔이 있었던 만큼 뉴스 보고 많이들 놀라셨을 겁니다.

침착하게 불을 끄고 서로의 대피를 도운 승객들 덕분에 대형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이광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어두컴컴한 지하철 터널,

무리를 지은 승객들이 희미한 형광등과 휴대전화 불빛에 의지해 선로를 따라 서둘러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달리던 열차 안에서 평범한 승객인 줄 알았던 60대 남성이 갑자기 불을 지르자 혼비백산한 시민들이 대피한 겁니다.

저마다 휴대전화로 긴박한 상황을 알렸고 서로의 안전을 확인하며 침착하게 대응했습니다.

"일단 조심해요"
"아직 내리지 말라는 거죠?"

승객들은 문을 열고 높이가 2m 안팎인 열차에서 선로로 뛰어내렸습니다.

일부는 마포역으로, 일부는 여의나루역으로 수백 미터를 걸어서 빠져나왔습니다.

[오창근/서울 영등포구 : 불이 조금 붙었으면 제가 끄려고 했는데, 불이 폭발하듯이 제 앞에 확 올라오니까 어쩔 수 없이 나왔죠. 여의나루역에서 출발한 지 얼마 안 돼서, 마포역 여기까지 그냥 걸어 나왔어요.]

불이 나자마자 기관사와 승객 일부가 소화기로 자체 진화에 나섰고, 20분 만에 불을 끄는 데 성공했습니다.

열차 안 광고판이 녹아내리고 유리창이 시커멓게 그을렸지만,

신속한 대처로 재빨리 불길을 잡아 대형 참사를 막은 겁니다.

화재 여파로 한때 마포역 구간 양방향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가 1시간여 만에 정상화되기도 했습니다.

YTN 이광연 기자입니다.

영상기자:최성훈, 왕시온
영상편집:안홍현


YTN 이광연 (kylee@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