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삯 1,500원'에 난리난 섬...관광객 웃고, 주민은 진땀

'뱃삯 1,500원'에 난리난 섬...관광객 웃고, 주민은 진땀

2025.05.19. 오전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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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삯 1,500원'에 난리난 섬...관광객 웃고, 주민은 진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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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올해 도입한 여객선 요금 인하 정책인 '인천 아이(i) 바다패스'로 섬을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관광객 증가와 더불어 배표 매진 등 섬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어 이에 대한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일 인천시에 따르면, 올해 1~3월 동안 인천 연안여객선(14개 항로)을 이용한 인천시민은 총 8만 6,84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 증가했다. 타·시도민의 이용객 수 역시 44.8% 증가하며, 7,53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인천시가 올해 초 도입한 '바다패스' 정책 덕분에 연안여객선 이용객이 크게 증가한 결과로 분석된다.

'인천 아이(i) 바다패스'는 인천시민이 인천 연안여객선을 대중교통 요금 수준인 1,5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정책으로, 타·시도민에게도 여객선 요금을 70% 할인해 준다.

이로 인해 많은 관광객들이 인천 연안의 섬을 찾고 있으며, 백령도와 같은 섬의 식당 업주들에게는 관광객 증가로 매출이 상승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찾아왔다.

그러나 관광 성수기와 저렴한 배표로 인해 일부 섬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백령도에 사는 한 주민은 "주말이나 기상악화로 배가 결항된 다음 날에는 온라인 예매가 거의 매진돼 있는 상황"이라며 "현장에 여분으로 주민 배표가 있지만, 예매를 확신할 수 없어 병원 예약이나 일정 잡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또한, 관광객 증가로 섬의 물이 부족해 흙물이 나올 때도 있다며, 관광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인천∼백령도 항로 오가는 '코리아프라이드호' 여객선 ⓒ 연합뉴스

실제로 오는 주말인 24일과 25일 오전 8시 30분 출발하는 백령도행 여객선은 이미 예매 사이트에서 매진됐으며, 31일 동일 시간대의 노선도 일등석 외에는 좌석이 모두 팔린 상태다.

그러나 인천∼백령도 등 5개 항로에서 여객선 6척을 운항하는 고려고속훼리는 각 항차마다 주민 전용 좌석 60석을 확보해 현장에서 발권하고 있으며, 출항 30분 전까지는 일반인에게 표를 팔지 않는다고 밝혔다.

고려고속훼리 관계자는 "5월은 바다패스와 관계없이 여객 수요가 많아 표를 구하기 어려운 시기이지만, 배 출발 1시간 전에만 나오면 주민들은 충분히 표를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옹진군은 고려고속훼리와 함께 군민 전용 매표 창구를 운영하고, 추가적인 주민 편의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또한, 인천시와 옹진군은 바다패스 정책에 따른 노쇼나 배표 취소 건수를 조사하고, 온라인 예매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옹진군 관계자는 "섬에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배표 문제뿐만 아니라 불법 임산물 채취 등의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며 "인천시와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고, 바다패스 정책이 더욱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YTN digital 류청희 (chee09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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