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승강장에 드러누운 장애인들..."시민으로 살고 싶다"

지하철 승강장에 드러누운 장애인들..."시민으로 살고 싶다"

2024.04.20. 오후 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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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단체, 지하철 승강장 누워 ’다이 인’ 시위
"시혜적 장애인의 날 거부…차별 철폐의 날 돼야"
"시민으로 살고 싶다"…권리 보장 법안 제정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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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날 서울 마로니에 공원에서 노숙 시위를 한 장애인 단체들이 오늘(20일)은 지하철역에서 1박 2일 투쟁 일정을 이어갔습니다.

죽은 듯 드러누워 승강장을 점거한 채 장애인도 시민으로 살고 싶다며 권리 보장을 요구했습니다.

박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두 눈을 꼭 감은 채 지하철 승강장에 드러누운 중증 장애인들과 활동가들.

"장애인도 시민으로 살고 싶다."는 커다란 현수막을 몸에 덮었습니다.

일부 활동가들은 격렬한 대치 끝에 경찰과 서울교통공사에 사지가 들려 역사 밖으로 끌려나갔습니다.

"올라가세요." "내 몸 만지지 말라고…."

각종 차별로 억압받는 장애인의 고통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른바 '다이 인' 시위입니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전날 밤 서울 마로니에 공원에서 노숙 시위를 벌였던 장애인 단체들은 이른 아침부터 연이틀 투쟁을 이어갔습니다.

1시간 넘는 시위 뒤엔 결의대회를 열고 장애인의 날이 장애인을 시혜와 동정의 대상으로 보는 시점에서 시작됐다며 이날을 장애 차별 철폐의 날로 바꿔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장애인도 시민으로서 이동하고 지역사회에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권리 보장 법안들을 국회가 조속히 통과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송가영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경남지부 대표 : 저희는 동정과 시혜를 바라는 게 아닙니다. 그들이 얘기하는 장애인의 날만 되면 관심 가져주는 그런 일시적인 관심 필요 없습니다.]

또, 최근 서울시가 중증장애인 권리중심노동자 4백 명을 해고하고, 관련 사업을 폐지하는 등 장애인에 대한 심각한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형숙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서울지부 대표 : 서울시 장애인 탈시설 지원 조례 폐지안을 어제(19일) 시의회에 올렸습니다. 저희 이런 야만적 시대에서 장애인 단체들이 최소한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받았으면 좋겠습니다.]

1박 2일 투쟁과정에서 이규식 전장연 공동대표 등 4명은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습니다.

장애인 단체는 그동안 이어온 지하철 탑승 시위는 멈추는 대신 앞으로 지하철 승강장에서 '다이 인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박정현입니다.

촬영기자: 심원보


YTN 박정현 (miaint31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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