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 부부의 특별한 결혼..."행복함 보여주고 싶어"

새터민 부부의 특별한 결혼..."행복함 보여주고 싶어"

2024.03.30. 오전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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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북에서 온 새터민 부부의 특별한 전통 혼례가 열렸습니다.

형편이 어려워 늦게 식을 올린 두 부부는 아이들에게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는데요,

윤태인 기자가 두 부부의 전통 혼례식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한복을 입고 절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여성이 단상에 올라 절을 하자 한복을 입고 있는 남성이 맞절합니다.

"신랑읍지 신랑신부 상환 근배"

전통 혼례식의 주인공은 이북에서 온 이일덕 씨와 박효심 씨 부부입니다.

신랑이 부부 화합의 상징인 기러기를 신부 측에게 전달하는 전안례를 올립니다.

장인, 장모가 기러기를 직접 받아야 하지만, 북에 있는 부모님을 향해 창문 밖에 두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랩니다.

식을 마친 두 부부의 얼굴에는 행복이 묻어납니다.

[박효심 / 신부 : 항상 지금처럼 옆에서 예쁘게 힘들거나 아프거나 항상 옆에 있어주고 싶어서, 결혼하고 싶어서 했습니다.]

이번 결혼식에 또 다른 주인공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 부부의 아이들입니다.

이들 부부는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가 행복하게 산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결혼식을 결심했습니다.

[이일덕 / 신랑 : 와이프는 (결혼식을) 엄청 원하더라고요. 애 셋 낳고 그렇게 됐네요. (결혼식) 해보니까 좋은 거 같아요.]

두 사람을 축하하러 온 친구들도 경사에 한껏 들떴습니다.

[문지유 / 신랑·신부 하객 : 뭔가 마음이 먹먹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너무너무 행복하게 지금도 (두 사람이) 잘살고 있는데, 앞으로도 그냥 꽃길만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3년 전 혼인 신고까지 마친 두 부부가 뒤늦게 식을 올린 이유는 경제적 형편 때문입니다.

지난 2018년부터 재작년까지 근로복지공단의 생활안정자금 융자종목 가운데 혼례비는 항상 최상위권을 유지했습니다.

이 씨 부부처럼 혼례비용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다는 걸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재작년 기준으로 미혼 남녀가 결혼하지 않는 이유로 '결혼 자금이 부족해서'라는 답을 가장 많이들 꼽았을 정도로, 결혼 비용은 큰 부담입니다.

이런 부담을 덜기 위해 전통문화 체험 공간으로 알려진 '한국의집'은 이 씨 부부처럼 새터민이거나 다문화가정, 차상위계층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상대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안인영 / 한국문화재재단 홍보팀 : 전통 혼례뿐만 아니라 돌잔치도 지원할 예정이고요. 피로연이랑 사진 촬영, 영상 촬영까지 모든 절차를 전액 무료로 제공드리게 됩니다.]

해당 사업은 오는 11월 4일까지 매주 진행되는데, 결혼식 60건과 돌잔치 30건이 올해 열릴 예정입니다.

YTN 윤태인입니다.

촬영기자 : 신홍
그래픽 : 지경윤









YTN 윤태인 (ytaei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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