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근태 확인 좀..." 감사 요청하는 민원인 개인정보, 왜 검색했나? [띵동 이슈배달]

"공무원 근태 확인 좀..." 감사 요청하는 민원인 개인정보, 왜 검색했나? [띵동 이슈배달]

2024.03.28. 오전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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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시청에 방문했던 한 민원인이 있습니다.

그런데 특정부서가 휑하더라는 겁니다.

점심시간도 아닌데 일찌감치 자리를 비웠고,

심지어 어느 직원은 2시간이 다 되도록 자리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10분이면 화장실이 급하겠거니, 30분이면 회의 중이겠거니,

기다리고 기다려도 2시간 동안이나 자리를 비운 연유는 무엇인가.

그래서 현장에서 감사를 요구했습니다.

"근태 확인 좀 부탁드린다."

문제는 그 다음 날부터 일어났습니다.

나도 모르게 내 개인정보가 조회되고 있었던 겁니다.

세금 체납 사실 있나? 어디 사나? 가족은 누가 있나?

주민등록등·초본까지 몰래 열람했다고 합니다.

이미 민감한 개인정보가 다 노출된 만당에, 주민등록번호를 바꿀 수도 없고, 주소지를 바꿀 수밖에요.

민원인은 결국 이사를 택했습니다.

유서현 기자입니다.

[기자]
A 씨는 복무규정을 위반했다며 현장에서 감사를 요구했습니다.

[A 씨 : 너무 심한 거 아닌가 해서…. 감사실에 전화를 해서 내려와서 사실 확인 좀 부탁 드린다고 하게 된 거고, 감사실에서 내려와서 보니까 실제로 그런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보여서 감사 민원을 제출한 적이 있죠.]

민원은 접수됐고, 사태는 일단락하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 날부터 시작됐습니다.

감사가 접수된 부서의 고위 공무원 B 씨가 지방세입정보시스템에 접속해 A 씨의 개인정보를 조회하기 시작한 겁니다.

가장 먼저, 체납자 관리카드에 이름이 올라왔는지 들여다봤습니다.

며칠 뒤에는, 또 다른 공무원 C 씨를 시켜 A 씨의 주민등록등본과 초본까지 몰래 열람했습니다.

[ A 씨 : 제가 자기네 해당하는 지자체에 거주한다고 생각했을 것 아닙니까? 그런데 안 나오니까 그에 대해서 확인하기 위해서 주민등록등본을 열어본 거라고 제가 생각하게 된 거죠.]

이 같은 사실을 까마득히 모르던 A 씨는 익명의 편지를 받고서야 낌새를 눈치챘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B 씨는 부하 직원을 통해 A 씨의 체납 여부와 주민등록정보를 조회한 것은 사실이나, 업무를 위해 한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확정된 체납을 징수하기 위해서가 아닌, 체납 여부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특정인의 개인정보를 조회하는 건 불법입니다.

경찰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B 씨를 검찰에 넘겼습니다.

또, B 씨 지시를 받고 등본과 초본을 열람한 C 씨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인천시청은 아직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공식 입장을 내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앵커]
양육비를 주지 않아서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는 나쁜 아빠, 나쁜 엄마들이 있습니다.

낳아만 놓고 양육은 책임지지 않는 무책임한 부모에 대해 법원도 철퇴를 내렸습니다.

재판에 넘겨진 '나쁜 아빠'를 법원이 처음으로 법정 구속한 겁니다.

실형은 선고받고 구속된 나쁜 아빠는 밀린 양육비만 10년간 9천6백만 원입니다.

액수가 커서 그렇지, 매달로 계산하면 고작 80만 원입니다.

물가도 많이 올랐는데, 두 아이 공부도 시켜야 하는데...

아이 둘을 키우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그 어떤 의무조차 하지 않은 겁니다.

무려 10년 동안을요.

재판부는 자녀들과, 아이의 엄마에게 회복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질타하면서 징역 3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집행유예가 아니어서 다행이고, 첫 법정구속이라 의미가 있습니다만,

3개월이라...

아이들과 엄마의 '10년'.

인고의 세월에 비하면 어림도 없다! 생각합니다.

안동준 기자입니다.

[기자]
40대 남성 A 씨는 지난 2014년 아내와 이혼했습니다.

두 자녀는 아내가 키우기로 하고 매달 80만 원의 양육비를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한 푼도 주지 않았습니다.

지난 2022년엔 법원의 감치명령까지 받았는데 달라지는 건 없었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이혼 후에도 미성년 자녀를 부양할 의무가 있었음을 알고 있었다면서,

굴착기 기사로 일하며 급여를 현금으로 받고도 이를 지급하지 않아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피해자는 이행 명령 청구와 강제집행 등 모든 방법을 동원했지만 양육비를 받지 못했고,

A 씨가 미성년 자녀와 전처에게 회복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덧붙였습니다.

양육비를 주지 않는 이른바 '나쁜 아빠'에게 실형을 선고한 첫 사례입니다.

지난해 9월엔 양육비 미지급 사건 첫 형사재판이 있었지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고

2개월 뒤에도 3천8백만 원을 주지 않은 친부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내려졌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형사 처벌 필요성이 높다면서도 양육비 일부를 지급한 점을 고려했다며 실형을 선고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 영 / 양육비해결총연합회 대표 : 재판부에서도 이 문제를 엄중하게 보고 계셨다는 뜻이고 그것이 선례가 돼서 다음 양육비 문제에 대해서도 좀 강력한 그런 처벌이 이제 좀 나올 수 있게 됐고…]

하지만 형사 처벌을 떠나 받지 못한 양육비를 돌려받는 건 별개의 문제입니다.

피해자들의 생계를 위해 양육비를 어떻게 지급할 수 있을지 정부가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도로를 순찰하던 경찰들의 시야에 이상한 트럭 한 대가 포착됐습니다.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하더니, 그대로 냅다 달리더라는 겁니다.

음주운전 차량이었습니다.

음주상태인데, 과속에, 역주행까지.

언제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입니다.

경찰은 1km를 추격한 끝에 운전자를 붙잡았습니다.

경찰의 말 먼저 들어보시죠.

[원주 단관지구대 관계자 : 사이렌도 울리면서, 하이빔을 쏴서 서라고 (경고했죠). 또 방송 마이크가 있어요. 정지하라고 마이크로 방송도 하고요.]

사이렌과 하이빔에도 멈출 기미가 없었던 트럭.

경찰이 멈추라고 외칠수록 운전자는 더 대담하게 도주했습니다.

반대편 차선을 택하더니 넘나들 듯 말 듯 위험천만한 운전을 계속 이어 나갑니다.

그 상태로 1km 넘게 질주했고, 빨간색 신호를 받고 나서야 멈춥니다.

차 문을 열고 내리라는 경찰의 요구에도 얼마 동안 응하지 않던 운전자는 경찰이 몇 차례 잡아끌고 나서야 겨우 차 밖으로 내렸습니다.

당시 상황 들어보시죠.

[원주 단관지구대 관계자 : (감지기로) 감지해서 음주가 확인되면 운전자를 하차시켜서, 그다음에 측정기로 측정하게 됩니다.]

확인한 남성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79%.

면허 취소 수치였습니다.

술이 과하면 부모도 못 알아본다는데 그래도 경찰은 알아보셨네요.

큰 사고 없이 마무리돼서 다행입니다만, 이렇게 술 드시고 운전하실 거면 다시는 운전대 잡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게 본인과 시민의 안전을 위한 길입니다.

3월인데도 강원도에서는 큰 눈이 연거푸 내렸죠.

춘래불사춘.

봄이라지만 봄같지가 않습니다.

날씨도, 산양에게도요.

강원 산골짜기 여기저기서 산양이 집단으로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됐습니다.

크게 두 가지가 원인으로 꼽힙니다.

하나는 폭설 때문에 먹이를 구하지 못해서.

다른 하나는 이 울타리 때문입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때문에 멧돼지 이동 막겠다고 쳐놓은 이 울타리가

먹이를 구하러 이동해야 하는 산양의 다리까지 묶어버렸습니다.

지환 기자입니다.

계곡 다리 아래 산양이 한데 뭉쳐 죽었습니다.

사체가 훼손돼 서·너 마리 정도로 추정하는데 어미와 새끼들입니다.

겨울철 산양 먹이는 주로 나무껍질이나 이끼류.

폭설이 내리자 먹이를 구하지 못했고, 산 아래로 내려오다 끝내 한 자리에서 집단 폐사했습니다.

[이미주 / 산양 폐사 영상 제보자 : 아 저게 산양이구나. 쓰러져 있는 거예요. 누워 있는 거예요. 깜짝 놀라서 봤더니 그 안쪽으로 2마리가 같이 나란히 포개져서 폐사했죠. 죽은 거예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 위기종인 산양은 사체를 발견하면 멸실 신고를 해야 합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넉 달간 신고된 산양 폐사체는 모두 277마리.

평년보다 10배 이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많이 죽었습니다.

겨우내 잦은 폭설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바로 ASF 광역 울타리입니다.

최근 촬영한 영상.

먹이를 찾지 못한 산양이 도로 근처로 내려왔습니다.

눈 속에 빠져 오도 가도 못합니다.

산양 이동을 가로막는 건 아래를 둘러싼 철제 울타리.

울타리와 절개지 사이 눈 속에서 헤매던 산양은 길을 찾지 못하고 서서히 탈진합니다.

시민단체 모니터링 결과, 최근 폐사한 산양 대다수는 강원 지역에서 발견됐는데 지방도 제453호선과 국도 제44호선 주변이었습니다.

대부분 DMZ 근처나 설악산 주변인데 모두 광역 울타리 경계와 겹쳐 있는 곳입니다.

[정인철 /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모임 사무국장 : 거기에(울타리에 막혀) 산양이 많이 빠져서 허우적대는 경우가 굉장히 많이 발생하고 있고. 그리고 어떻게든 구멍을 찾아서 도로로 나오는 산양도 꽤 있거든요. 그런데 이 산양이 다시 들어가지를 못해요.]

생태 단절에 아무 대책이 없었다는 비판과 함께 울타리 개방과 철거를 요구하는 현장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YTN 안보라 (anbor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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