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기 숨겨 보내는 학부모 많아져"...특수교사들 두려움 호소

"녹음기 숨겨 보내는 학부모 많아져"...특수교사들 두려움 호소

2024.03.28. 오전 08:4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녹음기 숨겨 보내는 학부모 많아져"...특수교사들 두려움 호소
전국특수교사 노조
AD
전국특수교사노조가 학부모들이 학생 옷에 녹음기를 부착해 등교시키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웹툰 작가 주호민 씨 아들을 가르치던 특수교사의 아동학대 혐의에 대한 1심 재판에서 제3자 녹음에 대한 증거 능력이 인정된 여파라고 설명했다.

27일 전국특수교사노조는 최근 각급 학교 특수학급과 특수학교에서 적발된 불법 녹음 사례들을 공개했다.

먼저 지난 12일에는 충청도 모 초등학교에서 근무 중인 한 특수교사 A씨가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 옷소매 안감에 바느질로 부착된 녹음기를 발견했다. 해당 학부모는 자녀의 학교생활이 궁금해 녹음기를 넣었다고 해명했지만, A씨는 교권보호위원회에 이 사실을 알리고 법적 대응에 나섰다.

지난 23일에는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또 다른 특수교사도 같은 피해를 입었다. 학생의 가방에서 녹음기가 발견됐고, 이 녹음기에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수업 내용이 모두 담겨 있었다.

이처럼 개학 첫날인 4일부터 학생 가방 속에 녹음기를 넣어 불법 녹음을 한 학부모의 행태가 지속적으로 신고되고 있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노조는 "한 웹툰 작가의 아동학대 고소 사건에 대해 재판부가 불법 녹음 내용을 증거로 인정한 뒤 이 같은 불법 녹음이 더 많아졌다"며 "특수교사들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수업과 생활지도가 점점 더 두려워진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일부 특수교사들은 주 씨와 특수교사 간 법정 공방 여파로 학교에 신고조차 못하고, 사비로 녹음방지기를 구입하고 있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노조는 교육부와 교육청을 향해 특수교사와 학부모를 위한 특수교육 시스템을 마련해달라며 "특수교사는 단순히 특수교육 제공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육 현장에서 학생과 함께 차별 및 편견에 맞서는 사람들이다. 몰래 녹음이라는 불신 가득한 현장이 아니라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는 교육 현장이 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TN 이유나 (lyn@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