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의대생 유급되면 의대 신입생 안 뽑는다고?

[팩트체크] 의대생 유급되면 의대 신입생 안 뽑는다고?

2024.03.03. 오후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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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라디오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4년 03월 02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송영훈 뉴스톱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지난 한 주간 있었던 뉴스들 가운데 사실 확인이 필요한 뉴스를 팩트체크해보는 시간입니다. 팩트체크 전문미디어 뉴스톱의 송영훈 팩트체커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송영훈 기자(이하 송영훈)> 네. 안녕하세요

◇ 최휘> 오늘 첫 번째로 팩트체크해 볼 내용은 무엇인가요?

◆ 송영훈> 최근 의대 정원 확대를 두고 정부와 의사단체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 입시 커뮤니티에서 ‘아마도 올해 의대 신입생 모집은 어려울 듯 하네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관심을 모았습니다. 의대생들이 동맹휴학을 시작해 수업일수가 누락되면 학적 상 유급이 되기 때문에 올해 의대 신입생 모집 선발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입니다. 댓글에서는 ‘기존 1학년 휴학과 신입생은 별개의 인원’이라는 의견과 ‘전체 휴학이면 신입생 인원에 차질이 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라는 의견으로 반응이 갈렸습니다. 의대생이 집단 휴학하면 정말 신입생 모집이 어려워 질 수 있는지 관련 내용을 확인해 봤습니다.

◇ 최휘> 현재 의정 간 대치도 전 국민적으로 중요한 사안이지만, 의대입시를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는 초미의 관심사일 것 같습니다.

◆ 송영훈> 네. 우선 보건복지부는 지난 6일 의사 2025학년 의과대학 정원 2,000명 증원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지난 해 10월 27일부터 11월 9일까지 2주간 전국 40개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실시된 증원 수요와 현장점검에 기반한 수치입니다. 당시 40개 의대 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 정원인 3058명 대비 의과대학 증원 수요는 최소 2,151명에서 최대 2,847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의대 정원 증원 발표 당시 정부는 10년 뒤인 2035년 의료 수요 수급 전망을 토대로 증원 규모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의료 취약 지구에서 활동하는 의사 인력을 전국 평균 수준으로 확보하려면 약 5천 명이 필요하고, 고령화로 인한 의료수요를 감안할 경우 2035년에 1만 명 수준의 의사가 부족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2035년까지 1만 명을 확충할 계획인데, 2025학년도부터 의과대학 정원을 2,000명씩 증원한다면 2031년부터 늘어난 정원만큼 의사가 배출돼, 2035년까지 최대 1만 명의 의사 인력이 확충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최휘> 하지만 정부 발표에 대해 의사단체를 중심으로 큰 반발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죠.

◆ 송영훈> 네. 지난 19일,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에서는 정부에 교육부 주관 수요조사 당시 무리한 희망 증원 규모를 제출했던 점을 인정하면서도, "정부가 2,000명 증원 결정 근거를 제시할 수 없다면 증원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습니다. 지난 28일 기준으로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해 휴학계를 제출한 전국 의대생은 1만 3천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국 의대생의 70% 정도였습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요건을 갖춰서 제출된 휴학계는 4992건으로, 전체 의대생 1만8793명의 약 26.6% 수준에 그친다고 밝혔습니다. 접수된 휴학계 중 태반은 학칙에서 정한 요건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 최휘> 네, 어쨌든 실제로 휴학이 진행된다면 우려할 만한 수치는 분명해 보입니다. 과거에 비슷한 사례가 있었나요?

◆ 송영훈> 네. 집단 유급으로 인해 다음 해 신입생 선발 인원이 감축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1993년 약국의 한약 처방 및 조제를 허용한 약사법 시행규칙에 항의하는 한의대생들의 장기 수업 거부가 있었습니다. 결국 일부 대학에서 집단 유급이 있었고, 교육부는 집단 유급이 확정된 9개 한의대의 1994년 신입생을 정원의 70%만 선발했습니다. 당시 11개 한의대 중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점을 취득한 전주우석대, 세명대의 경우는 모집 정원 100%를 그대로 선발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허용했지만, 그렇지 않은 경희대와 원광대 등 나머지 9개 대학은 모두 신입생 모집 정원이 감소한 것입니다. 의대생 집단 휴학에 대한 논의는 최근에도 있었습니다. 2020년 당시 문재인 정부에서 공공의대 신설을 추진하면서 의대 정원을 4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하자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 전공의 집단 파업 등 의료계 집단 진료 거부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결과적으로 당시 정부의 의대생 증원은 무산됐고, 의대생 집단 휴학이 철회되면서 신입생 정원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습니다.

◇ 최휘> 관련한 규정이 있나요?

◆ 송영훈> 앞서 1993년 대량 유급에 따른 대학 정원 조정 이후인 1998년, 고등교육법 시행령이 제정됐는데, 여기에서 ‘학생정원 감축 등 행정처분의 세부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을 공표한 후 이를 준수하지 않거나 변경한 경우 ▲1차 위반 시 총 입학정원의 10% 범위에서 모집 정지 ▲2차 위반 시 총 입학정원에서 10% 범위에서 정원 감축 행정처분을 받게 됩니다. 의대생 휴학과 관련해 관련 정부부처와 의과대학 등에 확인을 요청했습니다. 우선, 교육부 인재양성정책과 관계자는 “의대 신입생 선발과 관련해 현재까지 정해진 바가 없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6개 의과대학 입학처 관계자들로부터는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지금까지 신입생 정원이 줄어드는 사례는 없었다. 현재 내부적으로 의대생 휴학에 따른 신입생 선발 인원 감축에 대해 고려하고 있지 않다”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의과대학 홍보팀 관계자는 “만약 동맹휴학으로 다 같이 의대생들이 쉰다고 하더라도 입학 전형과 인원은 미리 발표된다”며 “특히 내년에 뽑는 신입생의 경우 이미 선발 전형과 인원이 확정됐기 때문에 교육부에서 별도의 지침이 있지 않는 한 신입생 선발 인원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또 다른 의과대학 입학처 관계자도 ‘의대생 휴학이 신입생 정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자퇴와 달리 휴학은 학교에 계속해서 적이 있는 상태라 신입생들 선발이 안 되는 상황은 현재로서는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지금 같은 상황은 조금 특별한 경우라 단체로 휴학할 때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앞으로 더 고민해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습니다.

◇ 최휘> 네. 정리하면, 현재 의대 지망생,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신입생 선발 인원 감축 사례가 과거에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의과대학 관계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의대생 대거 휴학이 올해 의대 신입생 선발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YTN 신동진 (djsh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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