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더] "최윤종 가족은 잘 사는데"...피해자 오빠의 눈물

[뉴스라이더] "최윤종 가족은 잘 사는데"...피해자 오빠의 눈물

2024.02.21. 오전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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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안보라 앵커
■ 전화 : 공재현 ’등산로 살인’ 피해자 유족
■ 구성 : 손민정 작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출근길, 신림동 등산로에서최윤종에게 살해당한 교사.피해자의 오빠를 전화로 만나보겠습니다. 동생을 잃은 그때의 믿고 싶지 않은 순간을, 아직도 찢어질 듯 아픈 상처를 헤집어야만 하는 이유.시청자 여러분께 이렇게라도 동생의 소식을 알리고 싶은절실한 마음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헤아려주시길 바랍니다. 오늘 오후입니다. 유족은교사였던 동생의 순직 심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하늘에서나마 고인에게 위로가 되는 결과가 나오길 바라며 피해자의 오빠를 만나보겠습니다. 실명도 공개하셨습니다. 공재현 씨입니다. 공재현 선생님, 나와계시죠?

[공재현]
네, 안녕하세요.

[앵커]
떨리는 목소리이실 텐데 어려운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지난 화요일이었습니다. 등산로 사건 피해자의 친오빠입니다라는 제목으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직접 글을 쓰셨더라고요. 어떤 심정으로 쓰신 글일까요?

[공재현]
아무래도 작년 8월 이후로 어머니하고 저하고 집에만 계속 있다 보니까 제가 자주 심심할 때 가던 자동차 커뮤니티가 있었는데 거기서 일상도 보고 댓글도 달고 그냥 이러고 있다가 아무래도 동생 신변 정리를 제가 하다 보니까 마지막으로 순직 절차만 남아서 제가 그것 때문에 혼자 서울로 와서 숙소에 있는데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익명이지만 평소에 많은 분들이 저한테 따뜻하게 댓글도 남겨주시고 해서 동생 얘기를 하고 싶어서 글을 적게 됐습니다.

[앵커]
그렇게나마 동생분의 이야기를 세상에 남기고 싶으셨던 것 같습니다. 죄송하게도 제가 당시의 기억을 또 한번 끄집어내야 할 것 같아요. 사건이 발생했던 지난해 8월로 다시 한 번 가보겠습니다. 선생님께서 사건을 접하신 건 오전에 뉴스에서 보셨고 저런 일이 있었구나, 어떡하냐, 안타까워만 하시다가 그날 오후에 경찰의 전화를 받으셨다는 글을 봤습니다. 처음에는 경찰의 전화를 보이스피싱으로 의심하셨다고요.

[공재현]
아무래도 사고 나기 2주 전에도 동생이 방학이라고 부산에 내려와서 어머니랑 셋이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그러고 동생이 그 동네에서만 10년을 살았기 때문에 전혀 그런 일이 생길 거라고 생각도 못했고 워낙 보이스피싱 범죄가 너무 다양하게 일어나니까 그때만 해도 처음에 전화받았을 때는 그냥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보이스피싱인 줄 알고...

[앵커]
그러다가 피해자가 동생분이라는 걸 알게 되셨고, 부산에 계셨잖아요. 전화를 받고 어머니와 무작정 병원을 향해 출발했다고 하셨습니다. 그 가는 길은 어떤 심경이셨을까요.

[공재현]
저는 진짜인 걸 알고 어머니를 모시고 빨리 가야겠다고 생각해서 운전을 하면서 어머니랑 둘이서 별 일 아닐 거다, 그냥 지금 잠깐 의식이 없는 거지 별로 안 다쳐서 우리 가면 깨어날 거다 이렇게 둘이서 얘기하면서 그렇게 올라갔던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게 마음 졸이며 올라간 길 끝에 동생분이 있으셨습니다. 동생분을 마주한 순간, 죄송하지만 좀 말씀 부탁드려도 될까요?

[공재현]
일단 가자마자 의사선생님께서 병원에 왔을 때 이미 심정지가 30분 이상 진행돼서 손을 쓸 수가 없는 상태고 임종면회를 바로 해야 될 것 같다고, 오늘을 못 넘길 수도 있다고. 그래서 응급실에 들어갔는데 온몸이 긁힌 것 같은 상처투성이고 무슨 기계 같은 걸로 숨만 쉬고 있더라고요.

[앵커]
충격이 크셨을 것 같습니다. 어머니께서도 갑자기 딸을 잃게 된 건데 아직도 일상생활은커녕 집 밖으로 나오시지 못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머니 건강은 좀 어떠세요?

[공재현]
22년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거든요. 그때 어머니가 좀 힘들어하시다가 이제 좀 괜찮아지려고 하시고 있었는데 동생이 또 이렇게 되니까 아예 분리수거도 하러 못 나가실 정도로 집 안에만 계시고 식사나 이런 것도 거의 못하고 계시고. 병원도 좀 다녀봤는데 어머니가 아예 밖에 나가는 걸 너무 무서워하셔서 일단 그냥 계속 집에서 툭하면 울고 그러고 계십니다.

[앵커]
어머니 건강하셔야 따님도 하늘에서 마음편히 보시지 않을까 싶기는 합니다. 어머니 기운 내시고요. 얼마 전 명절이었습니다. 동생 생각 더 많이 나셨을 것 같아요. 22년에 아버지 먼저 보내시고 1년 뒤에 따님을 보내시고. 어머니와 아들 두 분이서 어떤 명절을 보내셨을까 생각하니까 제가 마음이 너무 무겁더라고요. 세상을 떠난 동생이자 선생님, 어떤 분이셨습니까?

[공재현]
제 동생이지만 되게 책임감이 강하고 서울교육대학교 합격하고 혼자 서울 가서 처음에 자취방 구할 때 보증금 집에서 해 준 거 말고는 집에 손 한 번 안 벌리고 그렇게 되게 착실하게 살았던 동생이고. 또 아버지 임종 전에는 자기가 방학이라서 한 달 내내 임종하는 날까지 혼자 아버지 간병을 했었거든요. 그때 코로나 때문에 보호자가 1명밖에 못 있는 상황이라 자기가 끝까지 아버지 옆에 있고 싶다고 해서 되게 착하고 장례식 때도 저는 동생이 회사 생활을 어떻게 하는지 몰랐지만 장례식 때도 졸업한 제자들이나 학부모님들이 엄청 많이 와주셔서. 그런 거 보면서 학교에서도 정말 좋은 선생님이었구나, 그런 생각 좀 했습니다. [앵커] 너무나 좋은... 선생님이자 가족을 품에서 떠나보내게 되셨습니다. 피의자 최윤종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는데 선고를 듣고도 법정에서 고개를 갸웃거렸다고 해요. 그리고 바로 항소에 나섰습니다. 최윤종의 항소 소식을 듣고 어떤 마음이셨어요?

[공재현]
제가 법을 잘 모르지만 제가 알기로 강간살인죄라고 알고 있는데 그 죄에 대한 형량은 무기징역 아니면 사형 두 개밖에 없다고 제가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무기징역이랑 사형밖에 없는데 거기서 무기징역 받은 상태에서 뭘 어떻게 더 깎으려고 항소를 했는지 참 이해가 가지 않고. 재판 내내 그냥 어디 놀러 왔나 싶을 정도로 태도도 불량해서 정말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갔습니다.

[앵커]
검찰은 당시 사형을 구형했었는데 검찰도 함께 항소를 했다면서요?

[공재현]
저희 법률대리인께서 최윤종이 항소를 하니까 검찰에서도 검사님이 바로 항소하셨다고 제가 그렇게 전달받았습니다.

[앵커]
직접 재판장에서 최윤종을 보고 분노를 금하지 못하셨습니다. 재판 내내 반성의 기미를 찾아볼 수 없었고 반성문도 딱 한 번 썼고 혹시 최윤종이나 가족에게 제대로 된 사과 받으신 적 있습니까?

[공재현]
그 부분이 가장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인데, 보통 제가 법정을 처음 가봤지만 이런 흉악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미안한 척이라도 하거나 반성하는 척이라도 하거나 이럴 줄 알았는데 재판 내내 손깍지를 뒤통수에 탁 해서 의자에 누워서 재판 듣고 자기한테 불리한 정황이 나오면 마이크에다 대놓고 한숨을 크게 쉰다든지 그리고 반성문도 억지로 한 장 딱 쓴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거기도 죄송하다, 미안하다이런 말은 없고 자기는 문제 없이 잘 살고 있었는데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단 한 번도 미안하다, 죄송하다라는 말은 없었고 판사님께서 혹시 유족한테 사과할 마음이 있냐라고 물었을 때 미안하다, 죄송하다가 아니라 그냥 안 좋게 보실 것 같아요. 이런 말을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앵커]
선생님, 오늘 오후에 돌아가신 동생분의 순직 심사가 있습니다. 순직이 인정되려면 사건이 일어났던 등산로가 통상적인 출퇴근 경로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난관이 있더라고요. 순직으로 인정되어야만 하는 이유를 끝으로 시청자 여러분께 호소해 주신다면 어떻게 말씀하시겠습니까.

[공재현]
제가 제일 처음에도 말씀드렸지만 동생이 만약에 연수가 없었으면 그렇게 빨리 서울로 다시 올라갈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고 나기 2주 전에 부산에 와서 다같이 밥 먹을 때도 며칠 더 있지 왜 빨리 올라가냐고 했을 때 학교에서 연수 출근이 있어서 빨리 가야 된다라고 얘기를 했던 기억이 나고요. 그리고 당연히 동생 집에서 학교까지 가는 경로가 엄청나게 많고 최단 경로도 있을 거고 논리적으로 봤을 때 합리적인 경로가 있을 수 있지만 동생은 체육부장이고 다행히 그 등산로로 출퇴근하는 걸 목격을 한 수많은 학부모님들께서 사실확인서도 많이 써주셨어요. 그래서 그 더운 8월달에 최단경로인 길로 가면 엄청 더운 대로변이더라고요. 그래서 좀 일찍 나섰지만 그래도 더위를 피해서 돌아갈 수 있는 등산로가 통상적인 출근 경로로 볼 수 있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그 길로 한 번만 간 게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사실확인서도 저도 많이 봤는데 다들 공 선생님 많이 봤다, 이렇게 얘기를 해 주셔서.

[앵커]
알겠습니다. 오빠분 그리고 어머님의 바람대로 합당한 결과가 나와서 동생분이 하늘나라에서 아버님과 조금이라도 편히 지내시기를 저도 유족분의 편에서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이 순직심사, 저희도 함께 지켜볼게요. 선생님, 너무 힘드셨을 텐데 오늘 전화연결 고맙습니다.

[공재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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