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러 왔다 떼이는 이주노동자들..."지원책 현실성도 없어"

돈 벌러 왔다 떼이는 이주노동자들..."지원책 현실성도 없어"

2023.10.04. 오전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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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임금 체불에 시달리는 이주노동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정부는 앞으로 이주노동자를 더 늘리겠다는 계획인데, 이들의 노동권을 보장해줄 수 있는 제도부터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윤태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1월부터 충남 금산에 있는 채소 농장에서 일한 캄보디아 여성 A 씨.

이른바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왔지만, 마주한 현실은 고강도 노동과 밀린 임금뿐이었습니다.

[A 씨 /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 사장님이 약속하긴 했어요. 밀린 임금 한 주에 100만 원씩 주겠다고, 그런데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어요. 지금까지 973만 원 정도 못 받았어요.]

같은 농장에서 1년째 일한 B 씨의 상황은 더 좋지 않습니다.

천2백만 원, 여섯 달 치 임금을 못 받았습니다.

이처럼 이주노동자의 임금 체불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져서,

2019년 이후엔 체불 규모가 매년 천억 원을 넘기며, 지난해엔 천223억 원에 이르렀습니다.

전체 임금 체불 사건에서 피해자가 이주노동자인 비율도 꾸준히 올라가는 가운데, 구제책도 있긴 하지만 한계가 뚜렷합니다.

임금체불보증보험 제도는 한도가 4백만 원에 불과한 데다가 사업자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또, 근로복지공단이 보장하는 '간이대지급금'은 5인 미만 사업장엔 적용되지 않는데, 정작 이주노동자의 절반 가까이는 영세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임금 체불을 입증할 책임은 오롯이 노동자의 몫으로, 한국어가 서툰 이주노동자들에겐 막막한 벽입니다.

[A 씨 /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 한국말로 신고해야 하는데, 법을 다루는 곳에 가서 한국말로 표현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고용허가제'로 취업비자를 받은 이주노동자들의 경우엔 악덕 고용주가 있는 일터를 떠나기도 쉽지 않습니다.

사업장 변경 횟수가 최대 3번으로 제한될 뿐더러, 고용노동부가 정해주는 곳에서만 일해야 한다는 규정 탓에 새 일터를 고를 자유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용허가제'를 통해 이주노동자의 취업과 계약 알선을 독점하는 정부가 임금 체불 문제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김이찬 / 지구인의 정류장 대표 : (이주노동자를 고용하는 사람들은) 최소한의 보호장치로 보호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고용허가를 내야죠.]

정부는 가파르게 줄어드는 노동 인구를 메꾸기 위해, 내년엔 이주노동자를 최대 12만 명까지 더 고용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지금 한국에서 땀 흘려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에게 최소한의 노동권을 보장해 주는 게 먼저라는 지적입니다.

YTN 윤태인입니다.


촬영기자 : 심원보
그래픽 : 지경윤




YTN 윤태인 (ytaei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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