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 만에 '가끔'→'매우 강한 비'…빗나간 예보가 피해 키웠다

한 시간 만에 '가끔'→'매우 강한 비'…빗나간 예보가 피해 키웠다

2023.06.29. 오전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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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만에 '가끔'→'매우 강한 비'…빗나간 예보가 피해 키웠다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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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광주와 전남에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졌다. 특히 광주에는 하룻밤 사이 300mm에 가까운 장대비가 쏟아졌는데, 이는 7월 평균 강수량(294.2mm)과 맞먹는 양이다. 그러나 기상청이 폭우가 시작된 후에야 특보를 발령하면서 시민들은 아무런 대비도 하지 못한 채 고스란히 기습폭우를 맞이해야 했다. '한 발 느린 예보'가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기상청은 당초 광주·전남의 예상 강수량을 20~80mm로 예보했다. 폭우가 쏟아지기 직전인 오후 7시 40분까지만 해도 광주의 강수 상황은 '가끔 비가 오는 수준'으로, 특보 발령에 앞서 시행하는 예비특보도 내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오후 8시 30분경, 광주에 시간당 50mm의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하자 기상청은 뒤늦게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며 광주 등 5개 지역에 호우특보를 발효했다. 불과 한 시간 만에 기상 예보가 '가끔'에서 '매우 강한'으로 바뀐 셈이다.

이날 전남 함평에서는 급작스럽게 불어난 하천 수문을 열려던 60대 수리 시설 관리원이 실종됐으며, 광주에서도 시설이 파손되고 농작물·주택·도로 등이 침수되는 등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기상청은 KBS를 통해 장마전선이 남해안에 머물러 있어 내륙 쪽에는 비를 예상하지 못했다며, 장마전선에서 유입된 따뜻한 수증기와 북서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만나 작은 규모의 강한 비구름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처럼 매우 짧은 시간 발달한 특이 기압이 만들어낸 구름대는 크기는가 수 킬로미터에서 수십 킬로미터에 불과해 강수량 예측이 어렵다고도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29일 오후부터 다음날인 30일 오전까지 광주·전남 지역에 100~200㎜의 많은 비가 예보됐다. 특히 지역에 따라 시간당 30~60㎜의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다시 많은 비가 내리면 피해가 우려된다"며 "폭우로 인한 사고에 미리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YTN 서미량 (tjalfid@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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