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의심 사고 당일, '음성 없는' 블랙박스 보여준 경찰

급발진 의심 사고 당일, '음성 없는' 블랙박스 보여준 경찰

2023.03.03. 오전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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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국민을 놀라게 한 교통사고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강릉에서 일어난 '급발진 의심 사고'.

최근 JTBC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라는 코너에서도 다뤄지기도 한 이 사고는 60대 여성 운전자가 12세 손주(도현이)를 뒷좌석에 태우고 가던 중 갑자기 차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앞서가던 차를 들이받고 질주하다 왕복 6차선 도로를 넘어간 뒤 지하 통로에 추락한 사건이다.

이 사고로 손자는 숨지고 운전자인 할머니는 사고 가해자로 입건이 된 상태다. 사고 후 석 달이 지난 오늘(3일) 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 피해자 아버지인 이상훈 씨가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 씨는 사고 당일 경찰서에서 블랙박스 영상을 볼 때는 음성이 없는 1차 사고 영상만 봤다고 설명했다. 이후 아들의 목소리라도 듣고 싶으니 사고 영상이 담긴 CD를 달라고 부탁했고, 그 음성을 듣는 순간 어머니가 다급하게 도현이를 외치는 소리가 들리면서 단순 사고가 아니라는 걸 직감을 했다고 이 씨는 전했다.

경찰 조사 당시에는 소리는 듣지 못하고 영상만 확인했었기에 일반 교통사고로 생각할 수밖에 없던 이 씨.

음성을 확인한 날부터 사고 동선을 따라 모든 점포 CCTV를 찾아다녔고 점주들도 안타까워하며 영상을 이 씨에게 제공해 주었고, 어떤 분들은 사고 영상을 USB로 담아두기까지 했다고 한다.

이렇게 수집한 영상만 60개가 넘었고 이 씨는 모든 영상 속 정황이 급발진을 의심하는 사고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이 사고는 도현이 가족들이 '급발진 사고'임을 직접 입증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도현이 아버지인 이상훈 씨가 법 바꾸기에 나섰고, 현재 국회 국민동의 청원을 올린 지 6일 만에 5만 명이 동의한 상황이다.

아래는 YTN <뉴스라이더> 방송 인터뷰 원문.

◇앵커> 여러 어려움을 무릅쓰고 지금 전면에 나서셨는데 그런데 아버님도 처음에는 이게 단순 교통사고인 줄 아셨다고요? 왜 그러신 거예요?

◆이상훈> 사고 당일에 경찰서에서 블랙박스 영상을 볼 때는 음성은 안 나오고 1차 사고 영상만 봤거든요. 그래서 사고 당일날에는 도현이 떠나보낸 슬픔과 사고로 정신 없어서 제대로 확인도 하지 못하고 그때는 일반 교통사고라고 생각을 했는데. 블랙박스 영상을 경찰 조사관님께 도현이 목소리라도 듣고 싶은 마음에 CD를 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사고 6일 뒤부터 정신을 차리고 그 CD를 듣는 순간 그 CD 안에 도현이 목소리는 들을 수 없었지만 어머니가 다급하게 도현이를 외치는 소리가 들리면서 단순 사고가 아니라는 걸 직감을 했고요. 그날부터 사고 동선을 따라서 모든 점포 CCTV를 찾아다녔고 그렇게 다니다 보니까 점주님들께서도 너무나 큰 사고로 안타까워하시면서 영상을 제공해 주셨고. 어떤 분들은 영상이 지워지지 않고 USB로 담아놓은 분도 계셨거든요. 그렇게 수집한 영상만 60개가 넘었고. 모든 영상 속 정황이 급발진을 의심하는 사고임을 확신하게 되었어요.

◇앵커> 일단 처음에 경찰에서 받았던 블랙박스 영상에는 아까 저희가 봤던 것처럼, 들었던 것처럼 할머니가 손주 이름을 다급하게 부르는 그런 소리는 안 들어 있었다는 말씀이신 거잖아요.

◆이상훈> 그렇죠. 경찰조사 할 때는 소리는 들을 수 없었고 영상만 확인했었기 때문에 일반 교통사고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어요, 사고 당일에는.

◇앵커> 그리고 아버님이 이 CCTV를 직접 찾아다녔는데 제가 듣기로는 일부 점주님들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왜 안 왔냐. 왜 영상 가지러 안 왔냐, 왜 이제 왔냐 이런 식으로 물어보셨다고 들었어요. 그러면 그때까지 경찰수사는 어떻게 진행된 겁니까?

◆이상훈> 경찰에서도 조사는 한 것 같은데 해당 점주님들 말로는 두 군데만 경찰에서 와서 CCTV 영상을 가져갔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많은 점포 중에. 초기 수사를 적극적으로 해주지 않으셨던 부분들이 상당히 아쉽기도 하고요. 그렇습니다.

◇앵커> 그래서 아버님 같은 경우에 타이어 자국 같은 것도 직접 사진을 찍어서 제공하고 이러셨다고 들었어요. 맞습니까?

◆이상훈> 네, 맞습니다. 급발진 의심 정황으로 타이어 자국 영상도 캡처해서 경찰 조사관님께 드렸었었는데 나중에 필요할 때 있으니까 증거를 남겨야 되지 않냐고 물어봤는데 오히려 사진 찍어 보내달라고 하셔서 직접 나가서 현장에서 채취하시거나 보시는 않고 사진으로 찍어달라고 하시니까 그런 부분들이 적극적으로 수사 초기에 해 주지 않으셔서 많이 아쉽기는 했습니다.

이미영 디지털뉴스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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